[스팀] 러브크래프트 퀘스트 – 어 코믹 게임 (Lovecraft Quest - A Comix Game.2018) 2023년 스팀 게임




2018년에 러시아의 인디 게임 개발사 ‘OGUREC APPS’에서 스팀용으로 만든 퍼즐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뉴잉글랜드로 향하는 배에 탑승한 주인공(디폴트 네임 없음)이 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한 뒤, 홀로 살아남아 외딴 섬에 상륙했는데. 그곳에 이름 모를 고대 신전이 있어 그 안에 들어가 태고부터 존재해온 외우주의 사신들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타이틀 그대로 러브크래프트 신화를 베이스로 한 작품으로, ‘쇼고스’, ‘딥 온’, ‘데이곤’, ‘크툴후’ 등 러브 크래프트 신화의 크치려들이 등장한다.

부제인 ‘어 코믹 게임’이 본작의 스타일을 정의하는 말인데. 게임 그래픽이 미국 코믹스 스타일 정도가 아니라, 아예 코믹스를 게임 화면으로 옮겨놓고서, 페이지 단위로 화면이 지나가고. 그림 컷이 이어지면서 그림 안에 있는 말풍선을 마우스 커서로 클릭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미국 코믹스풍의 그림을 게임 속 컷씬이나 삽화로 사용한 예는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코믹스 자체를 게임 그래픽으로 차용해 컷 안의 그림이 조금씩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고, 말풍선을 직접 클릭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는 건 보기 드문 것이라 꽤 유니크하다.

내 기억으로 이런 류의 코믹스 그래픽을 차용한 게임은 1995년에 세가에서 만든 ‘코믹스 존’ 정도밖에 없는데. 그쪽은 만화가인 주인공이 자신이 그리던 만화 속에 들어가 만화 컷으로 구성된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액션 게임이라서 엄밀히 말하면 코믹스 그래픽이 연출적인 요소가 커서 본작과 차이가 있다.

본작은 게임을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지도 위치와 미니 게임의 문답 순서가 바뀌는 랜덤 요소가 있는데. 이것 때문에 처음에 좀 적응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보통, 선택에 따라 생존과 사망이 갈릴 때는. 죽어가며 플레이하는 걸 전제로 해서 패턴을 외워서 플레이하는 게 기본인데. 본작은 죽고 나서 다시 시작할 때마다 패턴이 바뀌니 그냥 외워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정확히는, 이게 패턴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맵 이동 원리를 파악하고 규칙을 숙지해 진행해야 한다는 거다.

맵 이동을 할 때 화면 상단에 만화 속 나레이션 대사를 통한 경고 메시지가 뜨는데. 이때 글자가 ‘회색’일 때는 현재 있는 방 어딘가에 ‘쇼고스’가 출몰하는 방이 있고. 글자가 ‘파란색’일 때는 ‘낭떠러지’가 있다는 표시이며, 글자가 ‘녹색’일 때는 방의 어둠 속을 향해 총격을 가해 퍼즐 조각을 입수할 수 있다.

낭떠러지와 잘못된 방에 총올 쏠 때는 게임 오버 엔딩으로 직결되고. 쇼고스를 만나면 도망치는 미니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도주에 성공하면 살고. 실패하면 죽는다.

맵 이동 방식을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A 방에 있을 때 이동 가능한 선택지가 3개 뜨고 이게 A1, A2, A3(A1로 돌아가기)로 분류되어 있는데. 여기서 A1로 갔을 때 화면 상단에 회색 글자가 뜨면 A1 방에서 A1-1, A1-2, A1-3(A1로 돌아가기) 중 1개 방에 쇼고스가 출몰하는 것이다.

즉, 게임 오버 포인트를 피해서 방 이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평균 3군데의 방 이동이 가능한데. 이중에 뒤로 돌아가기를 빼면 사실상 방 2군데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니 반반 확률 싸움인데. 방 이동을 할 때 직접 지도를 그리거나, 게임 플레이 도중에 얻는 게임 지도를 기준 삼아 각 방의 위치와 이동 동선을 파악해 진행하면 그나마 좀 낫다.

게임의 목적은 총 3층으로 구성된 지하 미궁을 돌파하는 것으로. 각각의 층에는 퍼즐이 나온다. 지하 1층, 2층까지는 방 이동이 있고, 지하 3층은 방 이동이 없는 대신 퍼즐이 3개나 나온다.

각각의 퍼즐은 힌트가 전혀 없이 진행되지만, 퍼즐 난이도 자체는 어렵지 않다.

방 이동을 해서 녹색 글자가 뜬 방에서 올바른 방에 총격을 가하면 퍼즐 조각을 하나 얻는데. 이 퍼즐 조각이 해당 층에 나오는 퍼즐에 쓰이는 키 아이템이다.

지하 1층은 퍼즐을 풀어도 퍼즐 조각을 얻지 못하면 퍼즐을 완성하지 못하고, 지하 2층, 3층은 퍼즐 조각을 2개 얻어야 퍼즐 풀이 자체를 시작할 수 있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서 엔딩이 총 6가지가 되지만, 사실 6개 중 5개는 게임 오버 엔딩이라서 엄밀히 말하면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지 않고 중간에 잘못된 선택을 해서 죽으면 나오는 엔딩이고. 게임 본편 클리어 때 나오는 엔딩은 단 한 가지다.

헌데 그 한 가지 엔딩이 죽는 게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세계 멸망을 암시하고 있는 파멸적인 내용이라서 러브크래프트물다운 결말이지만 엔딩 달성의 성취감은 좀 떨어진다.

본작의 단점은 도주 미니 게임 난이도가 좀 높다는 거다.

도주 미니 게임은 쇼고스, 크툴후에게 쫓길 때 3개의 도주로 중 1개를 선택해 나아가는 것인데. 이 3개 선택지의 순서도 랜덤으로 나오고, 선택 제한 시간이 존재하는 마당에, 일시 정지를 할 수 없어서 지랄 맞다.

올바른 도주로에 대한 표식이 특정 질문에 대한 답으로 존재해서 그걸 달달 외워서 게임 플레이에 적용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질문이 ‘2-1+1은?’이라고 할 때 II번 방으로 들어가기)

쇼고스를 피해 달아나는 건 그것 자체가 함정 요소니 애초에 마주치지 않고 넘어가는 플레이가 가능한데. 크툴후는 게임 내 마지막 퍼즐을 클리어한 것과 동시에 무조건 나오는 미니 게임인 데다가, 선택을 잘못해 게임 오버 당하면 마지막 퍼즐부터 다시 풀어야 한다는 게 존나 짜증난다.

그밖에 도전 과제는 있지만 트레이닝 카드는 없다.

도전 과제 중에 한 가지 좀 달성하기 까다로운 게 있는데. 게임 내에서 나오는 8가지 유물을 찾는 거다. 이 유물은 게임 본편 플레이와는 무관한 것으로, 게임 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장식품 회수에 가깝다.

근데 유물도 랜덤으로 나오다 보니, 유물 찾을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 플레이해야 해서 그게 좀 귀찮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가는 3300원. 2019년에 스팀에서 70% 할인할 때 990원에 구입했다.

결론은 추천작. 맵 구성의 랜덤 요소는 이해가 가는데, 도전 과제용 회수 아이템의 랜덤 드랍과 도주 미니 게임 선택지의 랜덤 요소가 좀 짜증나는 구석이 있지만. 퍼즐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는 않고. 러브 크래프트 코믹스 자체를 게임 그래픽으로 차용한 게 유니크한 구석이 있어서 시도가 좋고, 만화풍의 그래픽을 넘어서 만화 그대로의 느낌을 유지하며 게임에 접목한 사례로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통계 위젯 (화이트)

0155
1515
1034743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