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에 다국적 인디 게임 개발사 ‘Brain Seal Ltd’에서 모바일용으로 만든 보드 게임을, 2015년에 스팀으로 발매한 게임.
내용은 어느날 갑자기 ‘악의 마법사’가 나타나 ‘다크 우드’ 마을 근방에 ‘던전’을 짓고, 그곳을 기지로 삼아 주변 마을을 습격해 세상을 어지럽히자, ‘잔토르’라는 이름의 야만용사(바바리안)이 마법사 토벌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1989년에 영국에서 ‘밀튼 브래들리’와 ‘게임즈 워크샵’에서 합작으로 만든 보드 게임 ;Hero Quest‘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게임으로, 본래 스팀 사양으로 제작된 게임이 아니고. 안드로이드 사양에 맞춰 만든 게임을, 스팀으로 서비스한 것이다.
게임 소개에는 턴제 판타지 롤플레잉 어드벤처 게임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보드 게임이다.
레벨, 경험치, 스테이터스 수치 등이 존재하지 않아 캐릭터 육성의 개념이 없고, 퀘스트도 존재하지 않으며, 어드벤처 요소도 일절 없다.
타일로 이루어진 던전에서 턴제로 칸 단위 이동을 하면서 던전 내 출구를 찾아 빠져나가는 게 게임의 목표다.
던전 탈출이 클리어 조건이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몬스터와 조우해서 전투가 벌어진다.
캐릭터의 능력치 개념이 없으니 전투 때도 별도의 판정이 없이 공격의 성공 여부가 랜덤으로 결정된다. 그냥 운 좋으면 때리고, 운 나쁘면 못 때린다. 이 수준이다.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는 ‘바바리안’, ‘위저드’, ‘드워프’의 3명 뿐이다.
바바리안은 방패를 제외한 모든 무기/장비를 사용할 수 있지만 마법 아이템은 회복 아이템밖에 못 쓰고, 위저드는 반대로 무기/장비 중에서는 신발 밖에 못 쓰지만 모든 마법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으며, 드워프는 무기/장비 중에선 방패, 신발만 사용 가능하고 모든 마법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위저드, 드워프는 각각 클래스 전용 스킬을 가지고 있어 위저드는 2종류의 공격 마법. 드워프는 디스암 트랩(창날 함정 해체)를 구입할 수 있다.
마법과 스킬이 기술 자체를 익히는 게 아니고. 마을에서 돈을 주고 배우는 것으로 사용하는 소비형 아이템의 개념에 가깝다.
좀 어처구니가 없는 건 무기/장비까지 소비형 아이템이란 거다.
브로드 소드는 반격 가능, 배틀 엑스는 2배 데미지, 장화는 이동력 상승 등의 버프 효과를 주는데. 소비형 아이템이라서 한 번 사용하면 끝이다.
마법, 스킬, 장비는 최대 9개까지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인게임에서는 아이템이 배치 드랍템으로 나오는데, 드랍율 자체가 매우 낮아서 아이템을 통한 보급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많이 드랍되는 건 돈이라서, 돈을 모아 마을에서 마법, 스킬, 무기/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게임 클리어 조건은 던전 탈출이지만, 그 전에 조우하는 몬스터와의 전투 횟수가 생각보다 더 많고. 또 몬스터들도 플레이어의 파티를 발견한 시점에서 자체 턴을 갖고 움직여 공격해오기 때문에, 몬스터를 전멸시키는 게 필수가 됐다.
공격/방어 컷씬이 따로 없고, 유니트 아이콘가 근접하면 칼질하고 방패로 막는 이펙트만 떠서 전투의 맛은 없다.
드워프가 탱킹을 하고, 바바리안이 딜을 하고, 위저드가 원거리 공격을 하는 3인 1조 파티 플레이가 전투의 기본이라서 언뜻 보면 초심자도 쉽게 할 수 있어 전술의 접근성인 좋지만.. 문제는 적의 수가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거다.
게임 초반에는 할만한데, 나중에 가면 적의 수가 몇 배로 불어나서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른다. 가뜩이나 전투하는 맛이 없는데 적이 물량공세를 펼쳐오니 답답하다.
다수의 적과 싸우는 게 일반화되어 있어서 전투 플레이 템포가 늘어져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는데. 여기에 게임 밖 ‘악의 마법사’의 랜덤 패널티 효과가 발목을 잡아서 게임 레벨 디자인이 불합리한 수준에 이르른다.
악의 마법사는 일정한 턴이 지나면 플레이어 캐릭터 셋 중 1명을 무작위로 골라서, 통칭 ‘운명의 해골 굴림’으로 ‘생명력 1칸 감소’, ‘턴 강제 종료’, ‘금화 강탈’ 등의 3가지 패널티 효과를 랜덤으로 부여한다.
이게 비전투 상황에서도 짜증나는 패널티인데, 전투 상황에서는 짜증을 증폭시키는 패널티 효과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동/공격/방어뿐만이 아니라, 무기/스킬/마법/장비/아이템 등도 플레이어 캐릭터 본인 턴에 사용가능해서 그렇다.
다수의 적과 싸우면서 장기전에 돌입해서 수적인 열세로 싸우는 것도 벅찬데. 저런 패널티까지 생기니 게임 플레이 의욕을 뚝뚝 떨어트린다.
스토리는 게임 내 플레이어 파티와 적 캐릭터, 게임 밖 악의 마법사의 대사 스크립트가 약간 나오긴 하지만, 본편 내용은 단순히 ‘악의 마법사를 물리쳐라!’ 이게 전부이고. 그 과정에서 장치를 움직여 잠긴 문을 여니 마니, 적의 매복에 당해 잡혀가기 등의 단순한 내용만 나와서 읽을 거리가 전혀 없다.
그밖에 도전 과제와 트레이닝 카드 둘 다 없다.
게임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가는 3300원. 2020년에 스팀 세일 85%할 때 530원에 구입했다.
결론은 비추천. 레벨, 능력치의 개념이 없고 마법, 스킬 뿐만이 아니라 무기/방어구 등의 장비까지 소비형 아이템으로 만들어 놓아서 캐릭터 육성 요소가 전혀 없는 데다가, 조종 가능한 캐릭터 수가 3명 밖에 없는 것에 비해 적의 수는 지나치게 많아서 물량 공세를 펼쳐와 전투가 늘어지고. 거기에 공격 이펙트가 단순해 전투하는 맛이 없는 것과 일정한 턴이 지날 때마다 무작위로 패널티가 부가되는 요소가 전투의 재미를 넘어서 게임 플레이 의욕을 뚝뚝 떨어트려서 되게 엉성한 게임이다.
히어로 퀘스트를 구현하고 싶은 의지와 팬심은 알겠지만 개발력이 따라가지 못한 느낌이다. 근데 그 이전에 캐릭터 클래스, 스킬, 악의 마법사 등등. 히어로 퀘스트에서 따온 부분이 꽤 많아서 나쁘게 보면 클론 게임 수준인데, 아무리 팬심이 깃든 게임이라고 해도 정식 발매해 유료로 판매한 게임이니 라이센스 문제는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게임 개발 스텝 3명이 만든 게임인데, 게임 디자인/프로그래밍을 맡은 스텝은 영국에 살고, 그래픽 담당자는 중국 거주, 사운드/뮤직 담당자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각각 국적과 거주지가 다른 다국적 게임이다.
추가로 본작의 후속작인 ‘다크 퀘스트 2’는 2016년에 시작한 킥스타터 때 목표액 달성에 실패했지만, 무사히 개발이 완료되어 2018년에 정식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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