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에 러시아의 인디 게임 개발사 ‘Ellada Games’에서 스팀용으로 만든 판타지 서바이벌 크래프팅 RPG 게임. 닌텐도 스위치, PS4, XBOX ONE 등 콘솔용으로도 나왔다.
내용은 전장에서 용감히 싸우다가 전사한 바이킹 주인공(디폴트 네임 없음)의 육신이 바이킹식 장례를 치르면서 바다로 나아가고, 그 영혼이 신들의 나라 ‘아스가르드’에 갔어야 했는데, 배가 도착한 곳이 ‘헬’이 다스리는 저승 세계 ‘니펠헤임’이라서, 그곳에 갇힌 주인공이 본거지를 세워 임시 정착하여 아스가르드로 통하는 차원 문을 완성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본작은 게임 장르적으로는 RPG 게임이지만, 스토리는 사실 무늬만 있는 수준으로, 크래프팅 게임 플레이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는 ‘바이킹’, ‘발키리’, ‘버서커’, ‘샤먼’ 등 총 4종류가 있지만, 캐릭터의 외형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고. 기본 능력치와 몇몇 고유 특성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 몇몇 고유 특성이라는 게 데미지, 방어, 내성 보너스, 느린 대사(포만감 오래 유지) 정도다.
다른 캐릭터는 둘쨰치고, ‘샤먼’은 뭔가 주술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았는데. 실제 게임 내 마법의 개념이 없어서 스펠 유저 클래스가 아니다. 내성 및 방어 보너스를 가지고 있지만 포만감이 빨리 사라지고, 데미지가 최저 수준이라 방어 특화 캐릭터다.
게임 사용 키는 화살표 방향키를 전혀 안 쓰고 키보드 알파벳으로만 사용한 게 기본 셋팅 사양이라 좀 번거롭고. XBOX 컨트롤러 기준으로 보면 심플하다.
←, →(좌우 이동), ↑(문/입구 안에 들어가기 및 입구 위층으로 이동), ↓(입구 아래층으로 이동), A버튼(배경의 아이템 입수 및 커맨드 실행), B버튼(바닥에 놓인 아이템 회수 및 커맨드 취소), X버튼(공격), Y버튼(벌목용 도끼/곡괭이 사용 및 상호작용 오브젝트 활성화), LB버튼(무기 변경), RB 버튼(방패 막기), LT/RT(캐릭터 윈도우창에서 탭 좌우 이동), START버튼(캐릭터 윈도우창 열기), SELCT(맵 화면 열기)다. 이것 이외에 아이템 슬롯 4개로 단축키와 채팅창 열기 버튼을 셋팅할 수 있다.
게임 내 이동 가능한 장소는 크게 5개 지역이 있지만, 이중에 중앙에 있는 ‘신전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역은 게임 시작 직전에 고르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본거지가 있는 땅이다.
싱글 플레이를 할 때는 4개 중 1개를 골라 시작하는 거라, 다른 3개가 텅 비어 있어서 크래프팅을 위한 재료 수집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이동을 할 필요가 없다.
늑대, 멧돼지, 곰, 들소 등의 야생 동물이나 해골 병사 등의 적이 나오긴 하는데. 필드로 나가서 싸우는 게 아니고, 본거지 내에서 나타났을 때 실시간으로 싸우는 방식이다.
던전도 어디 멀리 갈 필요가 없이, 본거지가 있는 땅에서 2개의 던전이 존재해서 언제든 던전 공략을 하러 갈 수 있다.
인게임에서는 별다른 표기는 없지만, 임의로 숫자를 붙이면 던전 1은 거미가 주요 몹으로 나오고. 던전 2는 해골 병사와 트롤, 시궁창 쥐 같은 게 몹으로 나온다.
해골 병사를 제외한 나머지 잡몹, 보스 몹은 던전 전용 적들이다.
던전은 층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층이 바뀔 때마다 화면이 바뀌는 게 아니고. 층 단위로 문에 들어가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워프 스크롤과 문 아이템이 소비형 아이템으로 나와서, 전자는 던전에서 공방으로 한 번에 이동하는 워프존 소환. 후자는 문을 중심으로 위아래 층에 빈공간이 있으면 즉석에서 문을 만들어 위아래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던전 맵 화면에서 소지금을 소비해 곧바로 던전을 빠져나오는 탈출 기능도 기본 지원한다.
던전 내 함정 요소나 퍼즐 풀이 요소는 딱히 없지만. 녹색 가스가 피어오른 곳에 다가가면 중독되고. 반딧불이 반짝이는 곳에 다가가면 생명력을 회복하는 것 정도의 포인트 지점은 있다.
던전 구성이나, 던전 공략이 빈말로도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는데. 전투적인 부분이 부실한 게 문제를 더하고 있다.
기본 공격은 근거리, 원거리의 2종류로 나뉘어져 있는데. 공격 스킬과 마법이 존재하지 않아서 무기 자체의 깡데미지로 뚜가 패야 된다.
공격 모션이 무기 공격과 발로 뻥 차는 것 단 두 종류뿐이라서 볼거리도 없고 타격감도 나쁘다.
그냥 마우스 왼쪽 버튼이나 공격 키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자동으로 퍽퍽 치는 걸 멍하니 보고만 있는 수준인 데다가, 보스 몹의 생명력이 플레이어의 무기 공격력에 비해 너무 높아서 보스전이 진짜 지루하다.
잡몹의 경우, 여럿이 우르르 몰려올 때는 보통 겹친 상태로 공격해 오는데. 광역 공격의 개념이 없어서 다수의 적이 겹쳐 있을 때 한 번에 한 마리씩 밖에 칠 수 없다.
내가 한 대 치면 상대도 나를 한 대 치는 나 한 방, 너 한 방의 공방 플레이가 기본이라서 겹쳐져 있는 적과 싸울 때는 대단히 불리하다.
방패 가드가 가능하지만, 버튼을 눌러서 가드 모션을 취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나와서 가드 발동 속도가 느리고, 한 번 가드할 때마다 방패 내구력이 급속도로 깎여 나가 방패까지도 소모품에 가까워 무기처럼 여러 개 들고 다녀야 하는 건 똑같다.
공격용 스킬이 없어서 그렇지, 스킬 자체가 아예 없는 건 또 아니다.
스킬은 전사(전투), 나무꾼(벌목), 사냥꾼(채굴), 요리, 사냥꾼의 4 종류가 있는데. 각각의 스킬은 스킬 경험치가 있어서 해당 스킬의 행동을 반복하면 경험치가 올라가 보다 높은 단계의 스킬 하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스킬이 스킬 레벨의 단계별로 해금되기는 하나, 그렇게 해금된 스킬 중 1개씩만 활성화하는 것이라 일반적인 스킬 트리와는 좀 다르다.
비전투적인 부분은 크래프팅 플레이가 중심을 이루고 있고 각각의 작업별로 세분화가 잘되어 있다.
본작에서 크래프팅의 핵심은 벌목(나무 베기), 채굴(광석 캐기), 채집(음식 재료 및 연금술 재료 수집), 사냥 등의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벌목은 ‘도끼’, 채굴은 ‘곡괭이’ 등의 보조 장비가 필요하고. 채집은 별도의 장비 없이 입수할 수 있으며, 사냥은 동물을 직접 공격해서 고기나 가죽, 탈을 드랍시키거나. ‘사냥용 덫’을 바닥에 떨구어 동물이 덫으로 들어가길 유도해 사로잡아서 동물 자체를 아이템화시킬 수도 있다.
동물 아이템은 버프 효과가 있는 소비형 아이템인 ‘동물 부적’을 만들 때 재료로 쓰거나, 워크샵 건물 양옆에 있는 빈자리에 ‘닭장’, ‘양목장’ 등을 만들어 동물을 기를 때 사용된다. (닭장은 화살 제조에 필요한 깃털, 양목장은 건물 빌드업에 필요한 로프의 재료로 쓰이는 양털을 얻을 때 쓰인다)
벌목, 채굴을 통해 얻은 목재, 석재 등의 아이템은 공방에서 나무판, 돌덩어리, 가루 등으로 가공해 건물과 건물 내 시설을 업그레이드에 쓰이고, 여기서 더 나아가 무기, 방어구도 직접 만들어 스스로를 강화시켜야한다.
무기, 방어구에는 내구도가 있고. 내구도가 떨어지면 ‘수리 키트’로 내구치를 회복하지 않는 이상, 내구도 0일 때 파괴되어 장비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여분의 무기, 방어구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신전도시에 있는 상점에서 무기/방어구를 팔기는 하지만 이게 전문적인 무기점, 방어구점이 아니라 도구점에서도 소량의 무기/방어구를 파는 느낌이라 제대로 된 보급이라고 할 수는 없고. 또 전투 때 몹은 무기, 방어구를 일절 드랍하지 않아서 플레이어 스스로의 자가 생산이 필수다.
레벨, 경험치, 능력치(공격력, 방어력)의 개념은 있지만, 레벨이 오를 때 상승하는 건 최대 생명력과 최대 만복도 단 두 가지밖에 없고. 공격력과 방어력은 오로지 무기, 방어구를 장비할 때만 상승한다.
사망 패널티는 ‘치명상’이라고 해거 생명력과 만복도의 최대치가 감소하는데. 죽을 때마다 치명상 상태가 누적이 되어 감소치가 더욱 커진다.
재료를 채집해 음식을 조리하고, 연금술로 물약을 만들 수 있는데. 재료 중 채소, 과일은 생으로 먹어도 문제가 없지만 고기는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먹으면 만복도는 올라도 생명력이 줄어드니 조심해야 한다.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점이 크래프팅 플레이의 쏠쏠한 재미를 주기는 한데, 역으로 해야 할 일이 워낙 많아서 혼자서 하는 싱글 플레이의 관점에서 볼 때는 견적이 안 잡히는 수준이다.
멀티 플레이 기준으로 채집, 벌목, 채굴, 사냥 등등. 각자 하나씩 작업을 맡아서 분업해서 플레이하면 한층 수월하게 진행될 것을, 싱글 플레이를 하면 모든 걸 혼자 다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분명 여럿이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은 일도, 혼자서 다 하면 생각 이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싱글 플레이 기준으로는 게임 레벨 디자인이 결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진득하게 크래프팅에 집중할 수 없는 문제도 있는데. 마녀와 죽음의 신관의 돌발 퀘스트와 죽은 자들의 습격 때문에 그렇다.
마녀와 죽음의 신관 퀘스트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생성되고. 제한된 시간 내에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준다.
죽은 자들의 습격은 해골 병사들의 공성 러쉬로, 경고 메시지가 뜬 직후에 표시되는 타이머가 0이 되면, 해골 병사들이 무리를 지어 주인공의 본거지인 성을 공격하러 오는데. 초기에는 일반 해골 병사가 쳐들어오다가, 나중에 레벨이 올라가고 성이 업그레이드되면 보스급 몹인 거대 해골 병사가 쳐들어온다.
마녀와 죽음의 신관 퀘스트는 여러 개 있지만, 한 번 클리어한 퀘스트는 다시 수행할 필요가 없는 반면. 죽은 자들의 습격은 주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한창 재료 파밍이나 던전 공략을 하고 있을 때 러시 예고가 뜨면 게음 플레이의 맥이 끊기는 느낌마저 든다.
월드 맵의 중앙에 있는 신전도시에서는 이용 가능한 건물이 상점, 제단. 단 2곳 밖에 없는데. 제단에서는 ‘드래건 선조(드래곤 조각상)’와 ‘양’ 2마리를 제물로 바치면 드래곤을 부활시킬 수 있다.
이때 부활한 드래곤은 화면 좌측 상단에 드래곤 아이콘으로 표시되고, 아이콘을 클릭하면 드래곤이 나타나 파이어 브레스를 쏘는 보조 공격을 가한 뒤 사라진다.
이 게임에서 유일무이한 공격용 스킬에 가까운 기능이다.
아스가르드 포탈 조각은 총 22개가 있는데, 이중에 20개까지는 던전, 광산에서 나오는 보스몹을 쓰러트렸을 때 랜덤 확률로 드랍된다. 조각을 딱 20개를 채운 이후로는 보스몹이 드랍하지 않아서 던전 공략에 의미가 없어진다.
21개째 조각은 오딘의 사자인 까마귀가 주는 퀘스트를 클리어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받을 수 있는데. 그 시점에서 ‘고대의 문’ 입구 근처에 앉아 있는 거지가 주는 퀘스트를 전부 완료하면, 최종 보스가 나타나며, 격파시 22번째 조각을 보상으로 주어 그걸로 포탈을 완성하여 아스가르드로 넘어가 엔딩을 볼 수 있다.
즉, 요약하자면 엔딩 조건이 포탈 조각 22개 찾기, 까마귀 퀘스트 완료, 거지 퀘스트 완료, 최종 보스전 클리어인 것이다.
언뜻 보면 되게 단순하지만 그 과정이 꽤나 험난한데, 엔딩 내용이 아스가르드에 도착해 오딘 앞에 서서, 까마귀의 축하 메시지 듣는 게 전부고. 디 엔드 메시지는커녕 엔딩 스텝롤 하나 나오지 않고 끝난 뒤 다시 게임 본편으로 되돌아간다. 게임을 클리어해도 플레이는 계속 지속할 수 있는 무한 루프 방식이다.
그밖에 도전 과제, 트레이닝 카드 둘 다 있는데. 도전 과제는 전반적으로 좀 노가다성이 짙고, 트레이닝 카드는 무슨 이유인지 주인공 카드 한 장 없이 드래곤, 트롤, 해골 병사 등만 있는데. 드래곤이야 뭐 그래도 아군이고. 트롤도 던전에 나오는 보스급 몹이니 그렇다 쳐도 해골 병사만 ‘커맨더’, ‘파이어릿치’, ‘나이트’ 등 3종류 넣은 건 무슨 생각에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공식 한글 지원 게임인데 번역기를 사용한 듯 번역 품질이 좀 떨어지는 구석이 있다. NPC 대사나 퀘스트 설명에서 대화체로 나오는 문장들이 그 부분인데 문맥이 맞지 않는 내용이 있어서 좀 엉망진창이다.
제일 황당한 건 ‘상자’를 ‘가슴’이라고 번역한 거다. 영문 표기인 chest가 가슴, 흉부, 상자의 뜻을 가진 동음이의어인데, 상자를 가슴으로 써넣은 거 보면 개발진이 한글화 검수를 안 한 것 같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가는 21500원. 2019년에 77% 할인으로 3810원에 구입했다. 2022년 기준으로 할인가가 더 올라가 최대 85% 할인에 2400원에 올라왔다.
결론은 추천작. 무기 체계가 단순하고 공격용 스킬과 마법이 전혀 없어서 평타를 날려 깡데미지를 주는 전투 방식이 지루하고, 던전이 숨겨진 요소가 전혀 없이 층 단위로 이동하기만 하는 단순한 구성이라 공략의 재미가 떨어져 전투적인 부분이 많이 부실하지만.. 벌목, 채굴, 채집, 사냥을 해서 재료를 파밍하고 요리, 물약, 무기, 방어구, 부적 등의 아이템을 만들고 각종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크래프팅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쏠쏠한 재미가 있는 작품인데. 역으로 해야 할 작업이 너무 많아 싱글 플레이로는 감당을 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게임 내 크래프팅 작업을 분업화해서 멀티 플레이해야 재미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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