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부터 ‘ImCyan’에서 RPG 만들기 2000 버전으로 만들기 시작한 동인 게임 시리즈를, 2022년에 ‘Vaka Game Magazine’이 스팀으로 발매한 호러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심령 현상이 발생해 귀신들이 일상을 침식해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은날 시리즈 컴플리트 구성으로, ‘이은날 1화’, ‘이은날 2화’, ‘이은날 3화, ‘이은날: 닫힌 미래’, ‘이은날: 고양이의 날의 괴기담’, ‘이은날: 해질녘 속 나란히 달리는 장례 전차’, ‘이은날: 속삭이는 장난감 집’, ‘이은날: 영각의 건널목’, ‘아이의 조용한 울음소리’ 등 총 9개의 게임이 담겨 있다.
이은날 본편 컴플리트 구성이라고 써 있지만, ‘쇼와에서 부르는 소리’와 이은날 외전인 ‘사취’, ‘우라미코’ 등이 없다.
2021년에 스팀으로 출시되었기에, 2022년에 나온 ‘꺼림칙한 밤의 식령품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아이의 소리 없는 외침(번안 제목: 아이의 조용한 울음 소리)’은 수록되어 있는데. 홀로라이브 소속 버추얼 유튜버 ‘이누가미 코로네’와 콜라보한 ‘사신 코로네’와 일본 유튜버 ‘오다 켄’을 주인공으로 한 ‘절규 사인’은 수록되어 있지 않고 아예 따로 판매하고 있다.
‘영각의 건널목’과 ‘아이의 조용한 울음소리’ 등 2편만 스팀으로만 출시된 스팀 전용 게임이고. 나머지 7편은 무료 공개된 게임이다. (즉, 9개 중 2개만 유료 게임이고 7개는 무료 게임이었다는 것)
스토리를 간략히 요약하면,
이은날 1화는 남학생이 하교길을 걷다가 어린 아이 귀신에게 끌려가는 이야기
이은날 2화는 여학생이 하교를 하다가 스탠반사경에서 나타난 귀신에게 잡혀가는 이야기.
이은날 3화는 초등학생 ‘츠구미’의 엄마가 실종된 뒤, 사람들이 연달아 사라져 전신주가 되어 귀신에게 먹히는 이야기.
이은날: 닫힌 미래는 수험 or 취업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그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다리에서 떨어지는 걸 반복하는 이야기.
이은날: 고양이의 날 괴기담은 길고양이가 거리를 지나가다가 고양이 귀신에게 씌이는 이야기.
이은날: 해질녘 속 나란히 달리는 장례 전차는 여학생이 귀신들이 출몰하는 저주 받은 전철에 탑승하는 이야기.
이은날: 속삭이는 장난감의 집은 어린 소녀가 외딴 곳에 있는 낡은 장난감 가게에 들어갔다가 인형 귀신한테 붙들리는 이야기.
이은날: 영각의 건널목은 쌍둥이 동생이 전차에 뛰어들어 자살해 홀로 남은 쌍둥이 언니가 하교 길에 동생 귀신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이의 조용한 울음 소리는 버튜버 ‘키즈나 아이’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스튜디오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요정 귀신과 만나 시간이 역행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방법은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 ← or 마우스 왼쪽 버튼 클릭으로 앞만 보고 걸어가는 것과 ENTER키를 눌러 대화 로그를 넘기는 게 게임 조작의 전부다.
이은날 2화, 이은날 3화에 한해서 추가 커맨드가 있다.
2화는 전진하다가 특정한 상황에서 등 뒤쪽으로 화살표 표시가 생겼을 때 클릭하면 뒤돌아볼 수 있고, 3화는 주인공이 어린아이라 눈높이가 낮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에서 머리 위쪽으로 화살표 표시가 생겼을 때 클릭하면 위를 올려볼 수 있다.
2화, 3화는 히든 엔딩이 있어서 뒤를 돌아보기, 위를 올려보기 선택에 따라 뒤에 이어지는 내용과 결말이 달라진다. 공포 분위기가 와장창 깨지는 개그가 나와서, 일반 엔딩 보고 무서워서 더 못하겠다면 히든 엔딩 보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
이은날: 닫힌 미래부터는 발매 당시 기준 최신작인 이은날: 영각의 건널목까지는 히든 엔딩이 사라지고. 게임 조작도 앞으로 전진 하나만 있는 것으로 통일됐다.
시리즈별 평균 플레이 타임은 상당히 짧은 편으로 넉넉하게 잡아도 한 15분 정도면 1편씩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 진행은 단순히 전진하는 것뿐이고. 화면 끝까지 이동하면 클리어된 것으로 간주되어 다음 날로 이어져 스타트 지점에서 다시 골인 지점(스크롤 끝)까지 전진하면 장땡이라서 그렇다.
캐릭터 대사와 텍스트가 약간 나오긴 하지만, 그 양이 적은 편이라서 사실 읽을거리도 얼마 없다.
상황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고 캐릭터 대사만 나오니, 무슨 내용인지 단번에 알 수 없는 게 문제이긴 한데, 사실 시리즈 전반적으로 내용 자체가 어려운 편은 아니다. 결말만 보면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시리즈 초기작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일상 침식 리얼 호러’라는 게 본작의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어서, 스토리보다는 연출을 보고 즐기는 게 핵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이 언제나 똑같은 거리를 걷는 일상을 보내다가, 심령 현상이 발생해 거리의 풍경이 바뀌고. 귀신들이 나타나면서 파극에 치닫는 게 주된 패턴이다.
게임 시작 < 다음날 < 다음날 < 이은날의 평균 4일 단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앞서 말했듯 스토리보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보고 즐기는 게임이고. 앞만 보고 걷기만 하는 게임 조작이 매우 단순화되어 있어서 게임 장르가 어드벤처보다는 인터렉티브 무비에 가깝고, 주요 공포 연출이 직관적이라서 놀이 공원의 공포의 집 같은 호러 어트랙션을 즐기는 느낌이다.
플레이어는 그저 앞만 보고 걷기만 하는데 어느 특정한 지점을 지날 때마다 배경이 바뀌고 귀신이 튀어나와 놀래켜서 그런 것인데. 시리즈 나중에 가면 귀신이 배경에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정도가 아니라, 게임 화면을 향해 돌진해 크게 확대되며 놀래키는 연출이 자주 나온다.
공포물에 내성이 강한 사람이 볼 때는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공포물에 내성이 약한 사람이 플레이하면 리액션하기 좋고, 평균 플레이 타임도 짧으니 부담 없이 게임을 하면서 영상을 따기 쉬운 구조를 띄고 있어 인터넷 라이브 방송의 스트리밍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사양이라고 볼 수 있다.
무려 11년 동안 시리즈가 쭉 이어져 나온 작품이라서, 편당 평균 플레이 타임이 짧은 건 다 똑같아도, 나름대로 발전을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그래픽 퀼리티가 초기작과 최신작을 비교하면, 확실히 최신작이 훨씬 좋다. 2012년에 나온 이은날 1화와 2021년에 나온 이은날: 영각의 건널목을 비교해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캐릭터가 지나갈 때 배경의 거울, 유리 등에 캐릭터의 모습이 비추는 것과 전철이 지나갈 때의 흔들리는 연출과 함께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느려져 리얼함을 더해주는 것. 바람, 비, 안개 등의 날씨 효과 추가 등등. 연출 디테일도 편을 거듭할수록 더 좋아진다.
스팀판 발매 당시 기준 최신작인 ‘영각의 건널목’은 이은날 시리즈가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에 대한 현 주소를 알려주고 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발전한 것도 발전한 거지만, 게임 본편에 스토리성이 생긴 건 또 처음이라 주목할 만하다.
이은날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아 자신이 처한 이상 현실에 대한 자극을 하고 있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오며, 그 모든 것의 접점 끝에 찾아온 비극적인 결말까지.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이어져서 영화로 나와도 어울릴 것 같을 정도다.
‘아이의 조용한 울음소리’는 영각의 건널목과 함께 동시에 출시된 게임이라 이것 역시 발매 당시 기준 최신작에 속하는데. 이쪽도 생각 이상으로 괜찮다.
버튜버 키즈나 아이와 콜라보레이션 기획의 게임이다 보니 팬서비스 차원으로 나온 팬픽 게임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키즈나 아이가 버튜버로서 사이버 세상 속에서 살고 있어 그녀가 걷는 거리가 윈도우 7 기본 바탕 화면인 것과, 심령 현상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윈도우 경고 메시지에 대응하는 점. 시간 역행 소재에 따라서 키즈나 아이의 몸이 최신 풀 CG에서 3D 폴리곤, 2D 도트 그래픽으로 바뀌는 것 등등. 버튜버란 소재를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공들여 만든 흔적이 보인다.
몇몇 아쉬운 점은, RPG 만들기로 만든 게임이다 보니. 게임 틀이 RPG 만들기라서, 스팀 게임의 F12 스크린샷 캡쳐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과 도전 과제, 트레이닝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스크린샷 캡쳐 기능을 유일하게 지원하는 게, 게임 실행 직후에 나오는 이은날 에피소드 선택 화면인데. 그거 하나만 게임 자체 런쳐 화면이라서 스크린샷 키가 먹힌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공식 한글화 지원 게임으로. 게임 내 텍스트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배경의 글자까지 꼼꼼하게 한글화를 다 했고. 오역, 오타 같은 것도 특별히 없다.
게임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가는 10500원. 스팀 겨울 행사 30% 할인을 할 때 7350원에 구입했다.
결론은 추천작. 앞만 보고 전진하고 대사 로그만 넘기는 단순한 조작과 게임 평균 클리어 타임 15분 내외라는 짧은 플레이 타임, 별도의 설명 없이 대사만 나와서 스토리성이 부족해 게임성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항상 걷던 일상의 거리가 심령 현상이 발생해 바뀌고 귀신이 출몰해 공포를 안겨주는 게임 컨셉이 직관적이라서 좋고, 스트리밍 방송에 최적화된 사양이 나름 시대의 흐름을 타는 느낌이며, 11년 넘게 시리즈가 나온 작품이라서 그래픽, 연출적인 부분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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