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매뉴얼 사무엘 (Manual Samuel - Anniversary Edition.2016) 2023년 스팀 게임




2016년에 노르웨이의 인디 게임 개발사 ‘Perfectly Paranormal’에서 개발, ‘Curve Games’에서 스팀용으로 발매한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금수저인 ‘사무엘’이 여자 친구와 다툰 후 교통 사고를 당해 지옥에 떨어졌다가 ‘죽음’과 거래를 해서 부활했는데. 온전히 살아난 게 아니고 온몸을 수동 조작하는 방식으로 불완전하게 살아난 것이라, 24시간 동안 살아남으면 완전히 부활시켜준다는 약속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줄거리만 보면 별 감흥이 들지 않을 수 있는데, 줄거리에 충실하게 게임 조작 시스템을 만들어서 매우 참신하다.

주인공 ‘사무엘’이 온몸의 기능을 수동조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해, 움직일 때 척추를 바로 세워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눈을 깜빡이고,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호흡도 직접 컨트롤 해야 한다.

눈을 깜빡이지 않으면 눈이 충혈되면서 시야가 뿌옇게 변하고. 숨을 들이마시지 않으면 질식, 숨을 지나치게 내쉬면 과호흡에 걸리며, 자세를 똑바로 유지하지 않으면 척추가 뒤로 꺾이고. 걸을 때도 스텝을 제대로 밟지 않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걸을 때 왼발, 오른발 키를 순서에 맞게 번갈아 눌러야 똑바로 이동이 가능하다. 순서를 틀리면 그 자리에 주저않는데. 이때 올바른 순서의 걷기 키를 다시 누르면 일어서고. 틀린 순서의 걷기 키를 계속 누르면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이동한다.

게임 내 캐릭터들이 대화를 나누는 씬에서도, 눈 깜빡이기와 호흡하기는 쉴 틈 없이 계속 눌러줘야 한다.

키보드로 플레이가 가능한데, 걷기를 할 때 2개의 키를 번갈아 누르고. 때에 따라 2개의 키를 홀드(꾹 누른) 상태에서 3번째 키를 눌러야할 때가 있어 개발자가 조이패드 플레이를 상정하고 만든 것이라, 어지간하면 조이패드로 플레이하는 게 낫다.

문제는 이게 분명 참신한 조작이긴 한데, 키가 눌러지는 상황에 한정해 진짜 쉴 틈 없이 키를 누르며 주인공의 상태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게 좀 피곤한 구석이 있다.

거기다 게임 구성이 총 7개의 스테이지 클리어형으로 되어 있어, 해당 스테이지 내에서 특정한 행동을 해야 다음으로 넘어가는데. 퍼즐 풀이에 가까운 구간에서 조작의 의도적 불편함이 발목을 잡아 게임 플레이 텐션을 떨어트리는 경향이 있다.

퍼즐 풀이의 내용 자체는 쉬워서 퍼즐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나, 주인공 상태가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진행해야 하니 겁나 답답할 때가 많다. 그게 게임을 X 같이 만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란 걸 아니까 더 X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그 답답함이 게임 플레이를 못 해먹을 정도로 불합리한 것까지는 아니다. 뭔가 실수를 해도 곧바로 커버를 쳐줘서 게임오버를 당해 끊기는 일이 없게 만들어서 게임 레벨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

게임 그래픽은 수작업으로 직접 그린 카툰풍의 2D 아트를 베이스로 한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나레이션 및 캐릭터 대사를 풀 음성 지원하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도 괜찮은 편이라 무난한 폄이며, 지옥, 죽음, 사탄 등 살벌한 태그가 나오는 것에 비해 게임 분위기와 색감이 밝고 유쾌해서 부담이 없다.

스토리는 블랙 코미디가 메인이다 보니 부조리한 상황으로 웃기는 것이라서, 내용상으로 웃음이 빵빵 터지는 건 없지만, 동행자인 ‘죽음’이 옆에서 주절주절 떠들며 사고 치는 게 버디물적인 재미가 있고, 결말이 모두가 행복한 완전한 해피 엔딩으로 잘 끝나서 뒷맛이 개운하다.

엔딩 스텝롤이 지나갈 때 캐릭터 후일담이 같이 나오고, 디 엔드 메시지 이후에 쿠키 영상이 나와서 마지막까지 볼만하다.

그밖에 도전 과제와 트레이닝 카드 둘 다 있다. 트레이닝 카드가 8장이나 되는데 ‘죽음’을 제외한 나머지는 조연, 단역, 심지어 나레이터까지 카드로 나오는데 주인공 사무엘만 없다. 그 대신인 건지, 게임 포인트 상점에서 구입 가능한 이모티콘이 사무엘 것만 있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지는 않고, ‘LSW’에서 만든 비공식 한글 패치가 있다. 게임 내 텍스트 요소는 적지만 캐릭터 대사의 양은 꽤 있어서 읽을거리가 많다.

게임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가는 10500원. 2018년에 80% 세일가로 2100원에 구입했다.

결론은 추천작. 2D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이 볼만하고, 온몸의 기능을 수동 조작해야 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해 눈 깜빡이기, 숨 쉬기, 걷기 등을 직접 키를 눌러 컨트롤해야 하는 게임 조작이 참신하게 다가오는데, 그 의도적인 불편한 조작이 답답한 점이 있어 양날의 검이 되긴 하나, 게임 플레이를 못 해먹을 정도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실수를 해도 커버를 쳐줘서 게임 플레이를 지속할 수 있는 레벨 디자인이 잘 되어 있어 꽤 할만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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