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로보 (ジャイアントロボ.1970) 2023년 희귀 특촬 영화




1967년에 ‘요코야마 미츠테루’ 원작 만화를, 1968년에 ‘토에이’에서 특촬물로 만들어 아사히 TV로 방영한 작품. 1970년에 나온 건 해외 발매판으로 TV판의 에피소드 4개를 하나로 묶은 축약본이다. 영제는 ‘Johnny Sokko and His Flying Robot’. 원제는 ‘ジャイアントロボ’다.

내용은 안드로메다 성운의 빅 파이어 별에서 온 ‘길로틴 제왕’이 BF단(빅파이어단)을 결성해 지구 정복을 꾀하고, 거대 로봇 ‘GR1’을 비밀리에 개발했는데. 지구인 소년 ‘구사마 다이사쿠’가 우연한 사고로 BF단에게 붙잡혀갔다가 국제연합비밀경찰 ‘유니콘’의 대원 ‘미나미 쥬로’와 함께 탈출하여, GR1의 개발자 ‘닥터 가르츄아’로부터 조종기를 넘겨받아, 자신의 음성을 등록시켜 GR1을 ‘자이언트 로보’라 부르면서 조종하여 BF단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은 중간의 2화 분량을 제외하면, 앞뒤로 1화, 최종화 구성이라 총 26화 구성의 TV판을 전부 보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 놓았다.

원작 만화는 스파이물이었는데, 본작은 아동용 특촬물로 만들어지면서 60년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울트라맨’의 영향을 받아 외계인과 거대 괴수가 나타나 자이언트 로보과 싸운다.

국제연합비밀경찰 ‘유니콘’도 말이 좋아 비밀경찰이지 오토바이 헬멧 쓰고 나와서 외계인과 싸우는 거 보면 울트라맨의 과학특수대 짝퉁 느낌 난다.

시작은 울트라맨의 아류작이었지만,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특촬물의 조상님격이라서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허나, 그런 역사적 의의와 별개로, 특촬물로서의 밀도가 그리 편은 아니다.

일단, 제작비 문제로 방영한 지 1년 만에 26화로 완결된 만큼. 자이언트 로보와 거대 괴수가 등장하는 씬 자체의 평균 분량이 대단히 짧다.

자이언트 로보가 등에 맨 로켓 추진장치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출격 씬부터 시작해 손가락 미사일, 눈에서 빔, 입에서 불꽃 등등. 무기 공격 씬을 자이언트 로보 단독으로 나온 장면을 몇 개 찍어 놓고 카드 돌려막기하듯 반복해서 쓰고 있다.

실제 자이언트 로보와 거대 괴수가 뒤엉켜 싸우는 장면은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

에피소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BF단과 유니콘의 맞대결이다. 로봇 VS 괴수보다 BF단과 유니콘 사이의 총격전이 훨씬 더 많이 나온다.

스토리의 흐름도 BF단이 지구 침략을 꾀해서 사고를 치면 BF단치 출동해 그들을 저지하고, 자이언트 로보와 거대 괴수의 싸움은 맨 마지막에만 나온다.

인간 VS 외계인의 대결 구도에 너무 집중하고 있어서 굳이 로봇, 괴수가 나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은 방영 당시 어린아이들한테 인기를 끌었고. 남자아이뿐만이 아니라 여자아이들까지 사로 잡았는데. 그게 왜 그런고 하니, 기존의 특촬물과 다르게 어린아이들이 주역으로 나와서 활약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쿠사마 다이사쿠’는 어린 소년이고, 그가 속한 국제연합비밀경찰 ‘유니콘’에 같은 나이 또래의 어린 소녀 대원 ‘마리 하나무라’도 있다.

그 어린아이들이 어른 못지않게 활약을 하며,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 외계 침략자에 얽힌 사건 해결에 큰 기여를 하는 게 그 당시에 나온 특촬물들과 궤를 달리했다. 아동물의 관점에서 보면 그게 본작의 최대 포인트다.

자이언트 로보의 존재도 비록 출연 분량이 짧지만, 어린이 주인공이 음성 인식으로 조종한다는 게, 로봇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로망을 실현시켜주고 있어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철인 28호’의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철인 28호의 주인공 ‘카네다 쇼타로’는 경시청 소속의 꼬마 탐정이라 기본 스탠스가 경찰계인데. 본작은 어린이 지구 방위군이라서 느낌이 살짝 다르다.

자이언트 로보를 조종할 수 있는 게 다이사쿠 뿐이라서, 다이사쿠가 외계인에게 기습 당해 위기에 처하면 그게 곧 자이언트 로보의 위기로 이어지는 전개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이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좀 답답한 구석이 있긴 하나, 어떤 식으로든 간에 다이사쿠가 위기에서 빠져 나가 자이언트 로보를 조종해 역전에 성공하는 전개가 이어져서 고구마 먹인 뒤 사이다도 주기 때문에 목 막힘 없이 볼 만하다.

그리고 자이언트 로봇도 성장하는 전자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라, 처음에는 쿠사마 다이사쿠의 조종을 받다가, 나중에 갈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여 최종화에서는 자기 의사로 길로틴 제왕과 함께 동귀어진하여 다이사쿠와 눈물의 이별을 함으로써, 로봇과 인간의 교감을 보여주어 철인 28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결론은 추천작. 제작비 문제로 뱅크 씬이 많고, 자이언트 로보와 거대 괴수의 대결 씬이 평균적으로 짧아서 특촬물로서의 볼거리가 부족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주역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고 사건 해결에 큰 기여를 하며, 사람과 로봇의 교감을 이끌어내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만든 것 등등. 원작 만화와는 또 다른 맛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자이언트 로보와 다이사쿠가 이별하는 최종화 엔딩은 뭇 어린이 시청자의 눈물을 쏟게 만들었는데. 메인 프로듀서 ‘히라야마 토오루’가 훗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모든 싸움이 끝난 뒤 자이언트 로보가 유원지에서 아이들과 놀며 여생을 보내는 엔딩도 검토됐었다고 한다.


덧글

  • 잠본이 2023/01/04 12:49 #

    http://zambony.egloos.com/1874615
    최종회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
    얼라들이 쥔공이란 점에선 소년 제트나 광속 에스퍼같은 고리짝때 드라마를 계승한 느낌이 들죠.
  • 잠뿌리 2023/01/04 21:44 #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활약하는 게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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