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담 (Black Adam.2022) 2022년 개봉 영화




2022년에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이 만든 DC 슈퍼 히어로 영화. DC 확장 유니버스의 11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5000년 전 고대 시대 때 번성한 문명이었지만 수천년이 지난 현재는 국제 군사조직 ‘인터갱’에게 점거당해 독재국가가 된 ‘칸다크’에서, 고대 유물을 조사하던 ‘아드리아나’가 고대 시대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영웅 ‘블랙 아담’을 현세에 부활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블랙 아담은 ‘샤잠’ 시리즈의 빌런이자, 샤잠의 아치 에너미로. 샤잠처럼 마법사들에게 선택받아 슈퍼 파워를 얻은 캐릭터다.

블랙 아담이 원작 코믹스에서 보여준 행적은 빌런으로서의 색체가 매우 강했지만, 실사 영화판인 본작에선 원작과 비교해서 캐릭터가 좀 더 순화되어 빌런의 탈을 쓴 안티 히어로가 됐다.

본래는 샤잠의 스핀오프작이지만, 앞서 나온 샤잠 실사 영화판과는 연관이 거의 없어서 독립적인 작품에 가까운 수준이다.

고대 시대 노에 출신인 주인공이 폭군을 물리쳐 민중으로부터 영웅으로 추앙 받아, 그의 거대한 동상이 세워져 후대에도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며, 현세에 이르러서는 수십 년 동안 외세의 침략과 압박에 시달리면서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먼 옛날 그 전설 속 영웅의 부활에 환호하지만. 그 영웅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다! 라는 메인 스토리는 요약해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본편 내에서는 그게 단순히 근본적인 설정에 지나지 않고. 메인 스토리 내에서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아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현재의 사람들이 외세의 침략과 압박에 시달리며 자유를 갈망한다. 이 부분에 대한 스토리를 밀도 높게 묘사하지 않고, 단지 배경 설정으로 퉁-치고 넘어가서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중 블랙 아담이 보여준 행적은 억압 받는 민중을 해방시키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을 부활시킨 사람을 구하고. 그 사람의 가족을 구해주는 것뿐이라, 고대 영웅 전설의 부활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저 단순히 ‘실은 이러이러한 사연이 있었다!’ 정도로 몇 마디 대사. 또는 짤막한 과거 회상 장면으로 떼워서 깊이가 없는 것이다.

히로인인 ‘아드리아나’도 블랙 아담을 부활시킨 장본인인데. 단지 히로인이라서 그의 수호를 받기만 할 뿐. 캐릭터 간에 어떤 교감을 나누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내 목숨을 구해주고 내 가족을 구해줘!’ ‘응 알았어.’ 이렇게 대충 넘어가서는, 둘 사이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되게 무미건조하다.

캐릭터 포지션상으로는 그나마, 아드리아나의 아들 ‘아몬’이 블랙 아담과 교감을 나눌 만한 포지션에 있었는데. 얘는 쉴 새 없이 떠들어대면서 나오기 무섭게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철부지 꼬마로 본작 제일의 민폐 캐릭터라서 스토리의 몰입을 방해한다.

메인 빌런인 ‘사박’도, 스토리 전체에 꾸준히 모습을 비추면서 블랙 아담과 대립하는 게 아니라, 잊을 만하면 다시 나오는 수준으로 찔끔찔끔 등장하다가, 블랙 아담과 제대로 된 갈등을 빚기도 전에 최종 보스로 각성해서, 최종 보스로서의 빌드 업을 충분히 거치지 않아 캐릭터 자체에 두서가 없다.

따지고 보면, 아드리아나, 아몬, 사박 등 주요 인물들이 블랙 아담과 같이 있으면서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는데, 정작 그들의 움직임이 블랙 아담의 동선과 겹치지 않아서 다들 따로 놀고 있으니 총체적 난국이다.

애초에 아드리아나와 아몬의 대사로 우리 나라는 27년간 탄압당했고 그동안 슈퍼 히어로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라고 외치는 것에 비해, 정작 본편 스토리 내에서 민중과 나라 자체가 탄압 받는 묘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시민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소일하면서 살아가는데. 아드리아나가 지명 수배 당한 처지라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면서 탄압 드립치는 거라, 블랙 아담이 가진 민중의 구원자 이미지도 퇴색할 정도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스토리와 캐릭터의 사연이 있는 건 알겠는데, 그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니고. 일단 사람들하고 세상을 구해야 하니 알아서 다 때려 부서라! 이런 느낌이다.

근데 아이러니한 건 거기서 이어지는 액션 위주의 내용은 또 볼만하다는 거다. 이게 비율로 따져 보면 영화 전체 내용 중에 약 70% 이상이 액션씬으로 가득 차 있다.

스토리고, 캐릭터 서사고 1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액션 하나에 올인하여. 블랙 아담의 슈퍼 파워로 악당들을 때려잡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랙 아담의 슈퍼 파워는 비행, 맷집, 초스피드, 괴력, 번개 조종 등이라 슈퍼맨, 샤잠과 동급인데. 그 둘과 다르게 주변을 초토화시키면서 거칠게 싸우고, 악당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대서 확실히 그동안 DC 슈퍼 히어로 무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걸 보여준다. (데드풀은 완전 논외다. 데드풀이니까..)

블랙 아담 배역을 맡은 ‘더 락 드웨인 존슨’은 네임드 액션 영화배우로서, 이제는 믿고 보는 더 락 주연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출현하는 작품마다 항상 대활약해왔는데, 본작에서는 주인공 캐릭터로서 가진 파워 레벨을 최대한 끌어올려 초인의 경지에 이르게 했으니, 작품 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앞서 말한 캐릭터 서사의 부실함에 이어, 대사 수준도 좀 유치해서 입만 열면 분위기가 깨지긴 하지만.. 입 다물고 몸을 움직이면 스토리, 대사로 까먹은 점수를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의 활약을 선보이니, 다른 건 다 떠나서 액션 하나만큼은 여전히 믿고 보는 더 락 영화 맞다. 게다가 그냥 더 락도 아니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플라잉 더 락이다!

그리고 사실, 캐릭터 서사가 블랙 아담이 부실한 거지. 저스티스 리그 소사이어티 멤버들의 이야기는 또 나쁘지 않다.

아무리 악당이라고 해도 함부로 죽이면 영웅이 아니라며 이념 출동을 하고, 절망의 미래를 예지하여 고뇌하면서 운명은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행동에 나서고, 남녀 캐릭터가 썸을 타고, 남남 캐릭터가 오랜 우정을 과시하는 것 등등. 주인공 일행이 해야 할 걸 애네가 다 하고 있다.

액션적인 부분도, 블랙 아담의 존재감이 워낙 커서 그렇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멤버들이 보여준 모습도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호크맨’은 복장, 무기 묘사가 기억에 남을 만큼 좋은데. ‘원더우먼 1984’에서 거창한 설정에 비해 되게 부실하게 묘사된 ‘금독수리 갑옷’의 슈퍼 히어로 장비빨이, 여기서 채워지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닥터 페이트’는 정말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멋지게 나와서 본작의 씬 스틸러라고 할 수 있다. 마법 사용하는 슈퍼 히어로로서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와 비견되는 캐릭터라서, 실사 영화에서는 어떻게 묘사될지 되게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의 비주얼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사이클론’과 ‘아톰 스매셔’가 살짝 묻히는 느낌이지만. 사이클론의 바람을 이용한 초능력 묘사와 아톰 스매셔의 거대화 묘사도 나름대로 인상적이다.

결론은 추천작. 블랙 아담에 관련된 캐릭터 서사가 부실하고, 배경 설정하고 본편 스토리 내용하고 매치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공감이 가지 않는데, 오히려 저스티스 리그 소사이어티 멤버들 스토리는 괜찮아서 완전 주객전도됐지만.. 액션 비중이 매우 높고, 또 액션 연출도 화려하고 박력이 넘쳐서 액션 영화로서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액션 하나만 보고 즐기면 될 정도라서 오락 영화로서는 제값을 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쿠키 영상이 하나 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샤잠의 쿠키 영상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DC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블랙 아담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시켜주는 역할도 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다.


덧글

  • 더카니지 2022/10/31 20:41 #

    저도 정말 재밌게 봤는데 의외로 혹평이 많고 아직 100만 흥행도 못한게 슬프네요. 평들 살펴보면 액션만 볼만하지 스토리는 MCU랑 비교해 엉망이다, 토르4보다 못하다, DC는 역시 안된다 류의 평가가 많은듯...ㅠㅠ
  • 잠뿌리 2022/11/02 15:22 #

    다른 건 둘째치고 토르 4보단 훨씬 나은데 토르 4를 더 높이 치는 사람이 있는 게 신기하네요. 토르 4는 액션조차도 만족스럽지 못해서 폭망이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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