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빡피 (เงินปากผี.1981) 2023년 영화 (미정리)




1981년에 ‘차나 크라파윤’ 감독이 만든 태국산 호러 영화. 영제는 ‘Ghost Money’다.

내용은 장의사 집안의 철없는 어린아이들이 간식을 사기 위해 시체 안치소에 있는 시체의 인압에 넣은 동전을 꺼내서 몰래 항아리에 저금을 하다가, 들판에 있는 이름 없는 자의 무덤까지 파내 입안 동전을 꺼내 썼다가, 그 무덤 주인 귀신이 격노하며 아이들과 아이들의 가정을 파멸로 이끄는 이야기다.

타이틀 ‘은빡피’는 각각 ‘은=Ngein(돈)’, ‘빡=pak(입), ’피=phi(귀신)‘이란 뜻이 있고 그 셋을 합쳐서 시체의 입에 동전을 넣어주는 태국의 장례 풍습을 말한다.

초반부는 어린아이들이 시체의 입안에서 동전을 꺼내다 쓰는 무개념함에 혀를 차다가, 그렇게 모은 돈을 본인들이 다 쓰지도 못하고 엄한 사람이 훔쳐가서 돈을 썼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극 전개로 이어져, 뭔가 귀신이 사람한테 해코지를 해서 사상자가 속출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동정이 가지 않는다.

동전 훔치기의 원흉인 아이들이 죽거나, 혹은 살아남았어도 가족이 대신 죽거나 다쳐서 집안이 무너져 내린 가운데, 마지막에 가서 고승이 나타나 법력으로 귀신을 물리치는 결말로 끝이 나는데. 뭔가 진짜 죄지은 사람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집안 식구들 전체를 죽이거나 괴롭히는 전개가 파격적이다. (근데 연좌죄라고 보기에는 가족들 상태도 멀쩡한 게 아니고 비양심적이라..)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의 신체를 훼손하고 욕보인 대가를 받는 게 본편 내용이라서 고전적인 이야기다 보니 내용 자체는 그렇게 신선한 편은 아닌데. 태국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것과 죽은 자의 입안에 동전을 넣는 태국의 풍습이 메인 소재로 나온 게, 딱 태국판 전설의 고향 느낌이라 타국의 관점에서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80년대 영화인 데다가, 태국에서 만들었다 보니 현재 보존된 필름의 영상 화질이 안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생각 이상으로 선명하고. 배경의 밝은색 조명 느낌이 쇼 브라더스 같은 홍콩 영화 느낌마저 난다.

다만, 영화 촬영 기술이 그 당시 서양 수준으로 발달된 것은 아니었기에, 특수 효과, 특수 효과가 좀 어설픈 느낌을 준다.

귀신이 분장 자체는 괜찮은데, 귀신에 대한 묘사가, 허공에 반투명체로 둥둥 떠있는 모습으로만 묘사돼서 중량감이 전혀 없다.

작품 자체의 조명도 너무 밝아서 밤 시간인데도, 밤이란 티가 잘 나지 않아서,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 묘사가 전혀 안 되니 배경만 보면 좀 짜게 식는 경향이 있다.

70~80년대 한국의 전설의 고향이 파란 조명 효과를 극대화시켜 무섭고 불온한 기운을 만들어낸 것과 대비된다.

그래도 영화 자체가 무서운 게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반투명체 귀신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람에게 빙의하거나,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일으키고. 염력으로 사람을 해치기도 해서 귀신에 대한 심령 테러 묘사 자체는 나름대로 호러블하다.

결론은 평작. 망자의 죽음을 욕되게 한 산 사람들이 벌 받는 내용 자체는 고전적인 이야기라 좀 식상한 구석이 있지만, 한국, 일본, 중국이 아닌 태국에서 만든 영화라서 태국 배경에 태국의 풍습을 메인 소재로 삼고 있는 게 흥미로운 구석이 있고, 다서 지나치게 밝은 배경 조명 탓에 무서운 분위기가 반감되고, 특수 분장과 특수 효과가 어설프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해코지하는 귀신의 행적 자체는 나름대로 호러블하게 묘사되고 있어서 태국판 전설의 고향으로 생각하고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한번쯤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은빡피는 본작에서만 나온 게 아니고, 후대의 태국 공포 영화, 공포 드라마에서도 종종 나올 정도의 단골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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