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칸토: 마법의 세계 (Encanto.2021) 2022년 영화 (미정리)




2021년에 ‘바이론 하워드’, ‘자레드 부시’, ‘채리스 카스트로 스미스’ 감독이 만든 극장용 디즈니 애니메이션.

내용은 콜롬비아의 깊은 산속에서 ‘엔칸토’의 기적을 통해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드리갈’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미라벨’만이 아무런 능력도 얻지 못해서 고뇌하던 중, 기적의 힘이 쇠퇴하여 집안에 균열이 생겨 위험이 생길 것이란 걸 감지해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홀로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대급이라고 할 만큼 잘 만들었는데. 이게 단순히 좋은 음악이 많다!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음악이 곧 스토리 진행과 직관되는 한편. 작중 인물의 감정을 실어서 희노애락을 풀어내는 구성이 매우 뛰어나다.

보통,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주요 캐릭터의 노래하면 대부분 캐릭터의 자기소개, 인정받고 싶거나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 정도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고. 그 때문에 밝고 경쾌하고 활기찬 노래가 주를 이루어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넘쳐 흐르는데. 본작에도 물론 그런 노래가 있지만 반대로 부정하고 어두운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그걸 디즈니 특유의 군무와 노래의 틀 안에서 풀어내 몰입감을 배가 시켰다.

작중 마드리갈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의 브루노에 대한 평판을 노래한 ‘입에 담지마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를 예로 들 수 있다.

루이사의 중압감을 다룬 ‘사실은 말이야(Surface Pressure)’와 이사벨라의 숨겨진 고민을 다룬 ‘뭘 만들까?(What Else Can I Do?)’ 같은 곡들도 다 좋은 곡이지만, 주인공 이외에 다른 캐릭터가 느끼는 고민과 갈등을 노래로 풀어낸 게 포인트라서, 주인공이나 주인공급 캐릭터한테만 노래할 기회를 편중시켰던,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일에서 탈피한 느낌을 준 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주인공 ‘미라벨’의 노래인 ‘마드리갈 가족(The Family Madrigal)’, ‘기적을 기다려(The Family Madrigal)’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단체곡 ‘다함께(All Of You)’는 노래로 시작해, 노래로 끝을 시작하면서 미라벨이라는 주인공 캐릭터 자체의 서사가 노래를 통해 완성되는 구성이 훌륭하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특히 색감이 매우 좋고, 노래 파트와 맞물려 화면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어서 보는 눈과 듣는 귀의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켜 준다.

후술할 스토리 부분은 사람에 따라 호볼호가 좀 갈릴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음악, 영상의 비주얼적인 부분은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빼어나게 좋다.

스토리는 가족 안에서 애물단지 취급받던 주인공이,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하나로 뭉칠 수 있게 구심점 역할을 하는 내용으로 압축 요약할 수 있어서 흔하다고 하면 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스토리는 기존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비교해서 특별히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진부하지는 않다.

이게 정확히,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대한 것인데. 가족들 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주인공 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서, 가족 안에서 소외당하는 존재로 묘사되며, 그게 핵심적인 갈등 요소로 자리 잡고 있어서, 가족 친화적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 정말 보기 드물게 매운맛 설정을 자랑해서 그렇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최후의 보루가 가족의 품이고. 그 안에서 갈등이 생겨도 가족 중 유일하게 할머니나 할아버지 등 제일 어른들은 주인공의 유일한 이해자로 나오는 게 국룰이라고 할 만한데. 본작에서는 최종 보스로 나오는 거다.

작중 미라벨이 처한 상황과 사건 해결하기 전까지 받은 대우 등을 고려하면 이게 진짜 내가 아는 디즈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가혹한 내용이 다수 나와서, 미라벨이 흑화해서 세계 멸망시키고 끝내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라서, 사실 관객들 입장에서 보면 가족들이 빌런으로 보일 테고. 이에 대한 반발 심리로 작중 갈등이 해소되는 걸 억지 감동 쥐어짠다고 스토리를 못 마땅하게 보는 것도 이해는 간다.

다만,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 하는 모습이 오히려 미라벨이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준다.

본편 스토리는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며 완전한 해피 엔딩으로 깔끔하게 잘 끝났지만, 피해자가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는 구조의 해피 엔딩이 올바른 것이냐고 비판하는 까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이해가 가긴 하는데. 그걸 포용할 수 있기에 주인공인 것이고. 그런 주인공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동을 선사하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본작의 문제는 한글 더빙판의 퀼리티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인데. 주인공 ‘미라벨’ 배역을 맡은 게 전문 성우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이자 유튜버인 ‘함연지’라 더빙 실력이 떨어져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그건 둘째치고, 한글 더빙 내용 전반이 좀 과하게 직역을 해서 영어 원어 대사의 의미가 퇴색되거나, 대사 안에 담긴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게 좀 문제다.

본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역대급으로 노래의 비중이 크고 또 많아서, 그 어느 때보다 노래 가사 내용을 잘 번역해서 더빙을 했어야 하는데. 직역해서 내용을 압축하거나, 원 뜻이 드러나지 못하게 하니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글 더빙판보다 자막판을 보는 게 훨씬 낫다.

결론은 추천작.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합을 다룬 스토리가 다소 진부하게 보일 수 있지만, 가족 친화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 보기 드물게 가족 간의 갈등이 핵심적인 내용으로 나와서 매운 맛을 자랑하며,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가족들 사이에 아무 능력도 얻지 못한 평범한 주인공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 자체는 기존의 가족 친화적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약간 다른 느낌이라서 나름 신선한 맛이 있었고, 노래의 비중을 대폭 늘려 캐릭터 서사 풀이와 스토리 진행을 노래로 풀어내는 방식이 뛰어나며, 빼어나게 좋은 영상미가 뒷받침을 해줘서 스토리는 호불호가 갈려도 비주얼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라, 바로 앞서 나온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Raya and the Last Dragon.2021)’에서 구겨진 체면을 다시 회복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골든 글로브 시상식’, ‘아카데미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전미 비평가 위원회상’. ‘미국제작자조합상’,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드’ 등등. 각종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 관련 상을 싹쓸이했다.

덧붙여 전작인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제작비가 약 1억 달러인데 흥행 수익은 1억 3000만 달러에 그쳐 흥행 실패를 했는데, 본작은 제작비 약 1억 2000만 달러를 들여 2억 56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어 흥행에 성공했다.


덧글

  • 잠본이 2022/08/03 12:20 #

    미라벨이 너무 왕따+보살이다보니 비슷한 처지의 관객에겐 보기 힘들겠다 싶은 부분도 적지 않았죠...
    할머님이 그렇게 완고해진 사연을 알고나면 좀 짠해지긴 하고 결국 핵심은 미라벨이 언니들뿐만 아니라 할머니까지 구원하는 거라 납득이 안가는 결말은 아닌데 그 과정에서 다른 가족들이 엑스트라로 떨어지는게 아쉽기도 하고(...)
  • 잠뿌리 2022/08/04 17:23 #

    갈등의 주체가 외부 요인이라 가족이 힘을 모으는 게 아니라, 가족 안에 갈등 요소가 있고 주인공 혼자 겉돌며 따돌림 당하는 상황상 미라벨에 감정 이입한 관객들이 불호를 느끼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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