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제션 오브 조엘 델라니 (The Possession of Joel Delaney.1972) 2023년 영화 (미정리)




1970년에 ‘라모나 스튜어트’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72년에 ‘워리스 후세인’ 감독이 만든 호러 스릴러 영화. 타이틀 중 ‘Possession(포제션)’은 사전적으로는 ‘소유’, ‘보유’, ‘차지하다’ 등의 뜻이 있지만. ‘빙의’ 현상의 영문 표기로 단축해서 쓰이기도 한다. (본래 길게 쓰면 Spirit possession(스피릿츠 포제션)으로 앞에 스피릿츠(영혼)이 붙는다)

내용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어린 두 자녀 ‘캐리’, ‘피터’와 함께 사는 상류층 이혼녀 ‘노라 밴슨’이 남동생 ‘조엘 델라니’와 같이 심리학자 친구인 ‘에리카 로렌츠’가 여는 파티에 참석했다가, 이튿날 조엘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의 관리인을 폭행했다가 정신병동에 호송되고. 갑자기 스페인어로 욕설을 하는가 하면 친누나인 자신에게 음담패설까지 하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실은 스페인 할렘 거리에서 히스패닉 여성을 연쇄 살해한 살인마의 영혼이 씌인 것이라 참극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가족 구성원이 연쇄 살인마의 영혼에 씌여서 근친상간을 시도하고 목숨을 위협하는 등 패악을 저지르는 내용이라 당시 기준으로 보면 보기 드문 소재라 유니크한 구석이 있다.

‘빙의’ 현상을 메인 소재로 삼았는데 악령이 들리고 신부가 나와서 성수 뿌리고 기도문 외워서 구마 의식을 벌이는 게 아니라. 살인마의 영혼이 씌여 인격이 바뀌고 행동이 이상해진 가족 구성원의 공포를 다루고 있어서 같은 빙의 소재라고 해도 용법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70년대 초 영화라서 슬래셔 무비가 장르적으로 정립되기 전에 나와서, 줄거리만 놓고 보면 메인 장르가 슬래셔 무비인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과 연출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1960)’라서 텐션이 좀 많이 떨어진다.

살인마의 타겟이 되어 생명의 위협을 당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전후 과정의 긴장감이 별로 없고. 본편 스토리 내내 여주인공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진행을 하니 스토리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진다.

바디 카운트가 달랑 2개 밖에 없고, 그것도 살인마가 직접 사람을 해치는 데드씬 하나 나오지 않은 채,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시체만 발견돼서 무서움이 1도 없다.

극 후반부에 가서 영화가 거의 끝날 때쯤에 가서야 살인마의 정체를 밝히고 한 번에 몰아치지만, 그걸 위한 빌드 업이라고 하기에는 영화 제목부터가 ‘포제션 오브 조엘 딜라니’로 조엘 델라니가 포제션(빙의)당했다고 대놓고 밝히니 범인이 누군지는 영화 속 등장인물만 모르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다 알아서 극적인 맛이 전혀 없다.

조엘이 본색을 드러낸 극 후반부의 전개는 불필요하게 어그로를 끄는 장면들이 있어서 악명을 쌓기도 했다.

해변가 저택에서 조엘이 어린 조카들을 모욕주는 장면인데 남자아이인 ‘피터’는 옷 다 벗기고 알몸으로 제자리에서 통통 뛰게 만들고, 여자아이인 ‘캐리’한테는 개 밥그릇에 담긴 개 사료를 억지로 먹게 만드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게 아무리 조엘의 몸에 씌인 악령이 저지른 만행이라고는 하지만, 스토리 진행상 꼭 나놔야 할 필요가 없는데 왜 그렇게 어거지로 쑤셔 넣은 건지 모르겠다.

각본도 각본이지만, 아역 배우들 데려다 놓고 그런 장면을 찍는 건 진짜 좀 선을 많이 넘은 것 같다.

그래도 괜찮은 점이 몇 개는 있다.

상류층의 고급진 파티 장면으로 시작해 하류층의 초라한 아파트와 거리가 이어서 나오며, 스페인 하렘 거리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은 히스패닉 여성들이 죽은 거라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고 경찰도 수사를 안 하는, 불평등한 사회를 비판하는 묘사가 나오는 점과 작중 여주인공 노바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푸에트리코인 가정부 ‘베로니카’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 아프리카 토속 신앙의 영향을 받은 카리브 제도의 기원 종교 ‘Santería(산테리아)’의 민간 의식에 참석하는 장면 묘사, 그리고 마지막에 조엘이 경찰들에게 사살 당해, 조엘의 시신을 부둥켜 안고 울다가 악령이 옮겨붙어 반쯤 미친 듯한 몰골로 조엘의 스위치 블레이드를 들어 보이는 라스트씬이다. (산테리아는 아프리카계 종교지만 쿠바에서 시작해 미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콜롬비아에 넓게 분포된 토속 종교다)

이 작품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1973)’보다 1년 먼저 나온 작품이라서, 빙의 환자(부마자)에게 천주교 신부가 구마 의식을 벌여 악령을 쫓는 게 아니라, 토속 종교의 힘으로 퇴마를 시도했다는 게 오컬트적인 관점에서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오히려 이 작품에 엑소시스트 이후에 나와서 산테리아가 카톨릭 사제의 엑소시즘으로 대체됐다면 식상했을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연쇄 살인마의 영혼이 빙의된 가족 구성원의 공포라는 소재가 당시 기준에서는 나름 신선해서 슬래셔 무비와 종교 오컬트 무비의 특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지만.. 해당 장르가 정립되기 전에 나온 작품이다 보니 슬래셔 무비로 보기에는 살인마의 행적과 주인공이 처한 위협에 대한 묘사가 부실해 텐션이 낮고. 주인공 혼자 돌아다니며 스토리 진행하는 게 너무 늘어지는 데다가, 극 후반부의 불쾌한 내용들이 감상을 방해하는 구석이 있어서 영화의 만듦새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미국 상류층과 하류층의 대비를 통한 사회 비판 메시지가 담겨 있고, 토속 종교 산테리아에 대한 묘사가 흥미로운 구석이 있으며, 여주인공의 광기 어린 표정 연기가 돋보인 라스트씬 등. 괜찮은 점도 있어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로 최소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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