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쿠버스 – 몸속의 악마 (Sukkubus - den Teufel im Leib.1989) 서큐버스 영화




1989년에 ‘게오르그 트레슬러’ 감독이 만든 서독(독일연방공화국)산 호러 영화.

내용은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하여 2명의 성인 목동 ‘센, ’허트‘와 어린 소년 목동 ’핸드법‘ 등 남자 셋이 낮에는 고산 지대의 목초지에서 소를 기르고, 밤에는 오두막에서 함께 지냈는데, 외로움과 금욕적인 생활을 견디다 못한 허트가 핸드법에게 성희롱하는 사태가 발생해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 어느날 핸드법이 얼굴 모양의 나무뿌리를 발견해 오두막에 가져와 짚을 엮어 가발을 씌우자, 센과 허트가 술에 취해 나무뿌리를 머리 삼아 빗자루, 나무 조각, 헝겊, 양말을 이용해 여자 인형을 만들어 술과 음식을 주고 몸을 부비며 놀던 중. 인형이 알몸의 여자 악마 ’수쿠버스‘로 실체화되어 목동들을 도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실제로 독일어를 사용하는 알프스 지역에서 전해지는 전설 ’Sennentuntschi(세넨툰치)‘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원전 전설 내용은, 알프스 산맥의 고산 지대에서 가축을 기르며 살던 남자 목동들이 재미 삼아 여자 인형을 만들어 음식을 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잠자리까지 같이 했는데, 하산할 때쯤 여자 인형이 살아 움직이며 목동들이 그녀 자신에게 저지른 악행을 고발하고 인형을 사람 대하듯 한 부정한 행위를 꾸짖으며, 목동 중 한 명이 산에 남을 걸 강요하면서 그의 피부를 벗겨낸다는 살벌한 이야기다.

알몸의 여자 악마 ’수쿠버스‘는 단어적으로 ’Succubus(서큐버스)‘와 뜻이 같아서 뭔가 야한 장면이라도 나올 것 같지만.. 알몸 노출과 젖소에게서 짠 우유 받아먹는 씬 말고는 야한 장면이 거의 없다.

사실 여기 나온 수쿠버스는 이름만 서큐버스랑 같은 거지 성격은 전혀 다르다.

몽마 서큐버스처럼 남자와 동침하여 정기를 흡수하는 게 아니라. 보통 사람이 장난삼아 생명이 없는 인형을 사람 대하듯 한 부정한 죄를 징벌하기 위해 현신한 악마로서 사람을 죽여 가죽을 벗겨내기 때문에 야한 이미지와 정 다르게 무섭게 묘사된다.

그래도 사람 가죽 벗기는 게 고어 수위가 높은 호러 영화처럼 생생히 보여주는 것까지는 아니고. 가죽을 벗기는 걸 암시하는 장면만 넣어서 보기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아쉬운 건 이 수쿠버스가 설정상의 비중이 높은 것에 비해 출연 분량이 대단히 짧다는 거다. 가뜩이나 출연 분량도 적은데 한 번 나타나면 오랫동안 화면에 보이는 게 아니라, 나온 지 몇 분 안 돼서 사라지는 걸 반복해서 갈등 조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인간 VS 수쿠버스의 대결 구도를 이루는 게 아니라, 늑대가 나타나서 겁에 질린 목동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한 재난처럼 묘사되고 있어서 독립적인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이 없다. (애초에 자기 대사 한 마디도 없는 캐릭터다)

수쿠버스가 다 벗고 나오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대놓고 유혹하는 건 아니고. 오히려 사람들 쪽이 오랜 산속 생활 때문에 여자에 굶주려 있어서 수쿠버스한테 냅다 달려드는 상황인데, 주인공 일행 3명 중에 단 한 명만 그런 포지션이고. 나머지 둘은 오히려 수쿠버스한테 두려움을 느끼는 쪽이라서 주인공과 빌런 간의 캐릭터 케미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수쿠버스한테 가장 먼저 살가죽 벗겨져 죽는 허트가 장난으로 흑마술을 하거나, 여자한테 굶주리다 못해 핸드법한테 손을 대려다가 딱 걸려서 샌한테 얻어 맞는 등. 온갖 사고는 다 치고 다녀서 빌런 포지션을 잡고 있어 뭔가 주객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허트에 이어 샌이 수쿠버스에게 살해당하고, 홀로 남은 핸드법이 성호를 긋자 수쿠버스가 사라진 뒤. 다음날 새벽에 사람들이 몰려와 수쿠버스 나무 인형을 불에 태우는 게 엔딩이라 결말 내용도 완전 맥 빠진다.

다만, 수쿠버스의 정체가 나무 인형이란 사실이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서양에서는 인간이 만든 인형에 생명이 깃드는 걸 ‘피그말리온’ 신화를 떠올리겠지만, 한국에서는 오래된 물건이 요괴로 둔갑하는 ‘도깨비’를 떠올릴 만하다는 거다.

그밖에 본작은 전설을 소재로 한 것이라 시대 배경이 중세 시대 같은데. 산 위에서 소를 기르는 중세 시대 목동의 일상과 복색에 대한 고증을 잘 지켰고. 심지어 작중에 죽은 소를 발견해 시체를 그냥 두기 아까워 도축하는 장면까지 실시간으로 나오는데, 이게 중세 시대 역사극인지, 호러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다.

결론은 평작. 수쿠버스(서큐버스) 제목만 보면 단순히 몽마가 나오는 에로 공포물 같지만, 실제로는 알프스 지역의 전설을 기반으로 해서 소재가 신선하긴 한데.. 그 소재의 중심을 이루는 수쿠버스가 설정상의 비중의 높은 것에 비해 출연 분량이 너무 적고, 작중 인물들과 케미를 이루지 못해서 모처럼의 좋은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을 줘서 아쉬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수쿠버스’의 미모가 상당히 빼어난데, 해당 배역을 배우인 ‘파멜라 프라티’는 이탈리아 출신의 여배우, 쇼걸, 모델, 가수다.

덧글

  • 정호찬 2022/07/23 16:44 #

    역시 이탈리아......
  • 잠뿌리 2022/07/25 16:57 #

    영화는 서독 영화인데 이탈리아 배우가 출현해서 의외였지요.
  • 잠본이 2022/07/25 11:10 #

    스탭들 중에 역사덕후가 잠입해 있었던게 분명합니다(...)
  • 잠뿌리 2022/07/25 16:58 #

    중세 목동의 일상 구현을 너무 디테일하게 해서 호러 영화보다 역사극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94646
3983
1026962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