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은 신을 만나지 못했다 (2005) 2023년 서적




2005년에 ‘청학(상원문학사)’에서 문재현 작가가 집필한 무속인 소개 서적.

내용은 무속인이 점을 보면서 겪은 일을 소개하고, 무속인 개인이 무속 신앙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의견 등을 인터뷰한 이야기다.

본작은 ‘귀신도 울고가는 신점의 명인들(2002)’과 같은 무속인을 소개하는 책인데. 그것만큼 카탈로그의 성격이 강한 건 아니다.

귀신도 울고가는 신점의 명인들은 저자가 만난 무속인의 신당 위치와 연락처를 적어 놓고 굿, 점사 비용까지 언급하면서 이 무당 강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아 카탈로그의 성격이 강했는데. 본작은 무당 소개글 첫장에 신당 전화번호와 무속인 휴대폰 번호를 적어 놓기는 하지만 그 이외의 정보는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본문 내용은 무속인의 점사 능력이나 굿 실력보다는, 무속인이 점사를 보면서 겪은 일들을 몇 가지 이야기로 풀어내고. 그 뒤에 해당 무속인이 가진 무속 신앙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조언, 교훈 등으로 마무리를 지어서 나름대로 깔끔하다.

무속인이 신병을 앓고 신내림을 받게 된 과거사도 여전히 나오긴 하나, 그보다 앞서 말한 점사 사례와 인터뷰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서 무속인 개인의 신변잡기가 과하지는 않다.

다만, 책 제목은 ‘인간들은 신을 만나지 못했다’라는 거창한 내용인 것에 비해서, 본문 내용은 무속인들의 점사 경험당이 주를 이루고 있어 무속 신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는 좀 어려운 편이다.

무속인을 찾아가 점을 봤는데 점사 내용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아 안 좋은 일을 당하거나, 100일 치성을 드려 기도를 열심히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기승전치성기도로 끝나는 이야기가 많아서 뭔가 확 치고 올라오는 게 없이 다 거기서 거기인 느낌을 준다.

그나마 각 소개글 말미에 무속인과의 인터뷰 형식 글에서 해당 무속인의 생각, 조언, 교훈을 주는 내용은 나은 편이다.

의외로 무속인이 무속 신앙을 맹신하지 말라고 조언을 하고, 또 자기 능력을 과장해서 말하거나 개인사를 있어 보이도록 포장하지 않으니 앞서 본 귀신도 울고가는 신점의 명인보다는 읽을 거리가 있다.

저자가 글을 써 나갈 때 소개글의 무속인과의 친분을 과시하지 않고 저자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배제한 것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모 무속인의 신내림 받은 내용이 꿈속에서 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이 계백과 성총을 양쪽에 거느리고 나타나 때가 되었다는 말을 하여 옥호를 ‘삼천궁’으로 짓고 무속인이 됐다는 사연이다.

무속 신앙에서 보통, 장군, 대감, 도사 같은 인간 신은 신내림 받은 무속인의 가문의 선조인 경우가 많아서 조상신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 삼국 시대 왕이 나타나 신내림을 받은 사례는 또 처음 본다.

결론은 평작. 무속인을 소개하지만 무속인 개인의 신변잡기는 자제하고, 무속인의 점사를 한 사례를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무속인 개인의 생각, 조언, 교훈 등으로 마무리를 해서 본문 구성 자체는 깔끔한 편이고,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 해석을 배제한 것도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만.. 본문에 수록된 전반적인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흥미롭거나 재미있는 게 없어서 제목이 거창한 것에 비해 내용물이 너무 심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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