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맨 후 세이브즈 더 월드 (The Man Who Saves the World.1982) 2022년 영화 (미정리)




1982년에 ‘세틴 이난츠’ 감독이 만든 터키산 SF 영화. 영제는 ‘The Man Who Saves the World’. 터키어 원제는 ‘Dünyayı Kurtaran Adam’다.

내용은 ‘무라트’와 ‘알리’가 외계 사막 행성에서 우주선째로 추락했다가, 지구에서 온 1000년 마법사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은 영제를 한역하면 ‘세상을 구한 남자’라는 거창한 제목이 되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흔히 ‘터키 스타워즈’라는 제목으로 불리고 있다.

언뜻 보면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를 베껴서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모큐버스터’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모큐버스터는 유명한 작품을 베끼되 의도적으로 열화시켜 엉성하게 만든 걸 기본으로 하고 있는 반면. 본작은 저작권 의식이 희박하던 80년대에 제 3국에서 나온 영화다 보니 스타워즈를 그냥 베낀 수준이 아니라. 스타워즈에 나온 장면과 음악을 그대로 복사+붙여넣기하고. 그 이외에도 여러 장면과 음악을 무단 사용해 필름을 짜깁기 했다.

근데 이게 되게 애매한 구석이 있는 게, 그 짜깁기한 영상이 아무런 맥락 없이 튀어나와서 그렇지, 영화 전체 분량에 대비해서 보면 일부분에 해당해서 해적판 영화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실제로 스타워즈에 나오는 장면을 무단 도용한 부분은 영화 도입부와 극 후반부 정도로, 저항군이 제국군의 데스 스타를 공격하는 씬과 밀레니엄 팔콘이 나오는 장면 등이다.

작중에 우주 전투를 묘사하고 싶은데 능력이 안 되니, 스타워즈에 나오는 장면을 무단 도용한 뒤. 본작의 주인공과 악당들의 모습만 따로 잘라 이어 붙여서 마치 스타워즈의 우주 전투와 이어지는 내용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장면들만 무단 도용한 게 아니고, 당시 소련과 미국의 우주 관련 방송 프로그램의 뉴스 장면에서 나오는 로켓 발사 장면 등을 가져다 써서 그걸 스타워즈의 장면들과 뒤섞어 놓은 게 도입부 내용이라서 도입부부터 좀 어처구니가 없다.

근데 정작 도입부를 지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 등은 스타워즈와 전혀 무관하다.

메인 스토리 자체는 되게 단순해서, 외계 행성에 표류한 주인공 일행이 현지인이 사는 마을에서 폭정을 펼치는 마법사를 물리치는 이야기인데. 그걸 풀어나가는 방식이 무협 영화라서 이 세상 센스가 아니다.

스타워즈 짜깁기 영상 씬만 놓고 보고 터키 스타워즈라고 불리게 됐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70~80년대 쇼 브라더스표 무술 영화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주인공 콤비인 ‘무라타’와 ‘알리’는 기본적으로 파일럿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작중에서는 맨손으로 악당들을 때려잡는 완전무결한 무투파 캐릭터다.

스토리 중반부에 나오는 수련 장면 때 웃통을 벗어 상의 탈의한 채로 맨손으로 바닥을 치며 철사장을 수련하고, 작은 바위를 축구공마냥 걷어차 올리는가 하면, 큰 바위에 대고 정권 찌르기와 당수를 날리고. 심지어 다리에 작은 바위를 주렁주렁 매달고 뛰는 것 등등. 무술 영화의 훈련을 보여주니 SF 느낌은 1도 나지 않는다.

우주 배경의 SF 영화의 탈을 쓰고 있어서, 무술 류파는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가라데의 주먹과 쿵푸의 발차기를 사용하는 느낌이다. 유난히 미는 기술이 당수(가라데 춉)과 몽골리안 춉인데, 이건 또 뭔가 프로 레슬링의 영향을 받은 것 같지만 의외로 던지기 기술은 전혀 안 나온다. (프로 레슬링의 브롤러(싸움꾼) 타입인가)

스토리 기본 전개가 주인공이 악당과 싸우고, 붙잡히고, 탈출하고. 마을 주민과 썸 타고, 악당의 계략에 놀아나고, 다시 싸우고, 붙잡히고, 탈출하고를 계속 반복하는데.. 그러다가 주인공이 목숨 걸고 구한 친구가 갑자기 주인공이 가진 신검을 탐내고 뒤통수치려다가 악당한테 죽음을 당하고, 주인공이 이에 분노하여 악당들을 전멸시키는 전개로 이어져 스토리의 일관성이 전혀 없어서 스토리의 완성도는 처참하게 떨어진다.

스토리는 전혀 볼 게 없고, 주인공이 악당들 때려잡는 액션 씬만 봐도 무방하다.

맨 처음에 나오는 액션부터가 말 탄 악당들을, 맨손으로 붙잡아 끌어 내리거나 날라차기로 쳐 날리는 게 무슨 실사 영화가 아니라 파이팅 액션 게임 감각으로 전개되는데 나중에 갈수록 더한 게 나온다. (그 왜 ‘열혈경파’에서 오토바이 타고 달려드는 적을 날라차기로 쓰러트리는 느낌)

사람을 상대로는 그냥저냥 보통으로 때려잡는데. 털북숭이 괴물이나 늑대 인간 같이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나오는 적은 당수로 팔을 뚝 잘라서 잘린 팔로 푹 찌르거나, 맨손으로 머리를 뎅겅 쳐 날리는 등. 잔혹무비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이게 아무래도 인형 탈 상대다 보니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아서 전혀 잔인하지 않다.

후반부에 가서 주인공이 뜬금없이 신검을 얻었는데, 그 신검이 무슨 쇠로 만든 날붙이가 아니라 칠지도 느낌 나는 나선 모양의 플라스틱 칼이라서, 그걸로 적을 찌르고 베어도 역시나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다.

검이 없을 때가 차라리 액션은 더 볼만했다고 생각할 때쯤. 주인공이 친구의 죽음으로 빡친 상황에서 최후의 전투를 준비할 때. 갑자기 신검을 불에 녹이더니, 신검을 녹인 물에 양손을 담가서 강철 건틀렛으로 만들어 악당들을 상대로 무쌍난무를 찍는 초전개로 나갈 때는 솔직히 좀 놀랐다.

이때부터 괴수타입의 적들을 맨손으로 모가지 뎅겅 날리고 몸통 자르고. 머리 붙잡아 쑥쑥 뽑더니, 천년 마법사를 상대할 때는 당수로 머리를 찍어 전신을 좌우로 짝 갈라 일도양단시키는 초전개가 이어진다.

영화 사상 최악의 액션씬 랭크에서 본작도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이 극 후반부의 전투씬이 거기에 해당한다.

결론은 미묘. 스타워즈와 뉴스에 나오는 영상을 짜깁기하고, 유명 영화의 음악을 무단으로 가져와 사용해서 저작권 의식이 1도 없는 누더기 해적판에, 싸우고, 붙잡히고, 탈출하고, 다시 싸우고 붙잡히고, 탈출하는 똑같은 패턴의 반복과 일관성이 전혀 없는 스토리의 완성도가 처참하게 떨어지지만..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맨손으로 악당들을 때려죽이는 우주 무협 영화란 게 진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다 보니 그 자체로 유니크한 구석이 있어서, ‘세상에는 이런 영화도 있구나’하고 견문을 넓히는 의미로 정신줄을 잠시 내려놓고 한 번쯤 볼만하다.


덧글

  • 잠본이 2022/07/07 11:53 #

    우주 무협 영화라는 방향성은 지금 다시 만들어도 괜찮을 듯하지만 실행이 시to the망 이군요.
    (샹치가 우주로 나가서 싸우면 비슷한거 되려나)
  • 잠뿌리 2022/07/07 18:13 #

    외우주로 나간 샹치가 인피니티 건틀렛 끼고 닥터 스트레인지를 당수로 쪼개버리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도연초 2022/08/11 16:42 #

    주연배우이신 Cüneyt Arkın 씨가 나온 다른 작품인 Kara Murat 시리즈(이것도 원작이 터키판 코난 더 바바리안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오스만 제국 건국사에 곁다리로 낀 모험 활극 만화였죠)도 보면 성룡의 연기를 그대로 표절한(...)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치고받고 하는 액션이 꽤 많이 나옵니다. 스티븐 시걸스러운 표정연기를 쓸데없이 롱테이크로 뜬금없이 보여준다는 점도 덤...

    참수, 신체절단 같은 유혈 묘사도 적나라하게 나온다는 거 보면 골든하베스트 계열보다는 쇼브라더스 영화 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 잠뿌리 2022/09/22 08:17 #

    맨손으로 팔 다리 머리 쑥쑥 뽑고 쪼개는 고어함이 쇼 브라더스 영화 느낌이 많이 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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