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 프롬 더 후드 (Tales from the Hood.1995) 2022년 영화 (미정리)




1995년에 ‘러스티 컨디에프’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호러 영화. 흑인 배우들과 스텝들이 주를 이룬 영화인 블랙스플로테이션 무비다.

내용은 미국 로스엔젤레스 중남부에서 마약 딜러로 일하는 ‘스택’, ‘볼’, ‘불독’ 3인조 일행이 골목에서 마약을 발견해 영안실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장의사 ‘심즈’에게 마약을 사려고 찾아갔다가, 영안실에 안치된 시체로부터 죽은 자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심즈의 말과 함께 4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듣는 내용이다.

본편 스토리는 ‘로그 캅 리벨레이션’, ‘보이즈 두 겟 브루이즈드’, ‘KKK 컴업팬스’, ‘하드-코어 컨버트’ 등의 4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 열고 닫는 이야기는 ‘웰컴 투 마이 모츄어리’다.

‘로그 캅 리벨레이션’은 백인 경찰 ‘뉴튼 하우저’와 ‘빌리 크럼필드’가 도시 경찰 부패 근절 운동에 참여한 흑인 인권 운동가 출신의 시의원 ‘마틴 에제키엘 무어하우스’한테 시비를 걸어 무참히 때려죽이고. 사고로 위장해 죽인 것도 모자라 약물 중독자란 누명까지 씌운 상황에,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젊은 흑인 경찰 ‘클라렌스 스미스’가 같은 경찰관 사이에 룰을 깨지 말라는 뉴튼 일당의 협박에 못이겨 상황을 방관해서, 1년 후 마틴의 영혼이 원귀로 부활하여 복수하는 이야기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사람이 원귀로 돌아와 복수한다는 내용 자체는 되게 식상한데. 그걸 위한 빌드 업이 상당해서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준다.

무고한 흑인이 백인 인종차별주의자 경찰한테 살해당해서 복수한다는 것부터 시작해, 사태를 방관했던 흑인 경찰이 죄책감에 못 이겨 가해자들을 고인의 무덤에 데리고 와 사과를 시키려 했지만, 역으로 고인을 능욕해서 결국 분노 폭발한 원귀에 의해 참살 당하는 전개로 나아가서 블랙스플로테이션 영화에 매우 충실하기 때문에 흑인 관객이라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하다.

원귀가 된 마틴이 좀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슈퍼 히어로마냥 괴력, 염력 등을 사용하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염력으로 주사기 날리는 건 좀 생뚱맞긴 했는데, 이게 아무 의미 없이 나온 건 또 아니다. 정확히는, 연출용으로 나온 것인데. 자신을 추모하기 위해 골목길 벽에 그려진 벽화로 원수인 뉴튼을 쳐 날린 후, 염력으로 주사기를 날려 십자가에 못 박힌 죄인으로 만들어 벽화 속 그림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모탈 컴뱃 페이탈리티 느낌 나서 볼만했다.

여기서 사람이 그림으로 변할 때 비포(사람)에서 애프터(그림)으로 바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 중간 과정에서 주사기 속 용해액에 의해 사람이 실시간으로 녹아서 벽화에 흡수당해 총 천연색 인물화로 바뀌는 것이라서 특수 효과도 괜찮았다.

‘보이즈 두 겟 브루이즈드’는 흑인 소년 ‘월터 존슨’이 다친 모습으로 학교에 와서 담임 교사인 ‘리처드 가비’가 왕따를 의심하지만, 실은 어머니의 남자 친구한테 얻어 맞은 것이었고, 진실이 밝혀진 이후 월터가 가진 신비한 힘으로 아버지를 응징하는 이야기다.

전후에 나오는 단편은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나와서 흑인들과 대립을 하다가 응징 받는 이야기로 블랙스플로테이션 무비에 충실한 구도를 띄고 있는데. 이 작품은 유일하게 백인이 등장하지 않고 같은 흑인이 악역으로 나온다.

왕따 피해자인 줄 알았던 아이가 자신을 괴롭힌 건 같은 반 친구가 아니라 괴물이라고 해서, 가정 방문을 했다가 아이 어머니의 남자 친구가, 아이와 어머니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한 진실이 밝혀진다! 라는 내용까지는 그렇게 특별한 게 없고, 좀 식상한 내용인데.. 클라이막스 씬의 연출이 강렬한 인상을 줘서 그 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빌드 업을 쌓은 것이다.

아이가 가진 신비한 힘이, 종이에 그린 그림을 훼손하면 그림으로 특정화한 대상한테 직접적인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어머니의 남자 친구를 괴물로 지칭하고 종이에 괴물 그림을 그렸는데. 그걸 종이째로 구기니 괴물로 특징화된 사람의 몸이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거다.

그리고 구겨진 종이를 불에 태우니, 구겨진 사람 몸에 불이 붙어 잿더미가 되는 것까지 나오는데. 이게 내용만 보면 되게 잔인하지만, 그 이전에 상상도 못 한 전개라서 인상적이다.

사람이 만화책 속에 들어가 만화 캐릭터가 되었다가, 물리 공격을 받아서 만화 캐릭터인 상태로 피해를 받아 죽는 내용은 기존의 공포 영화에도 나온 적이 있는 연출인데(정확히 나이트메어 시리즈에서), 그때는 사람이 만화 캐릭터로 변해서 종이 질감인 상태로 공격을 당해 죽은 반면. 여기서는 종이를 구기니 사람이 구겨져서 사람 < 만화 캐릭터의 변화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에 비주얼적인 충격이 상당하다.

‘KKK 컴업팬스’는 주지사로 출마한 미국 남부 상원의원 ‘듀크 매트거’가 실은 인종차별주의자로 KKK단에 속해 있었는데. 흑인 노예 농장을 헐고 그 위에 사무실을 세운 곳에서 지내던 중. 한밤중에 사무실에 걸린 흑인 노예의 그림에서 흑인 노예의 영혼이 깃든 인형들이 나타나 공격해 오는 이야기다.

조막만한 인형이 사람을 공격하는 소재야 호러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단골 소재지만, 그 인형이 근본을 이루는 게 그림 속 흑인 노예의 영혼이고. 공격받는 사람이 인종차별주의자라서 독특한 풍미가 있다.

후드 위치 ‘미스 콥스’가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주위에 흑인 노예가 우르르 서 있는 그림에서, 흑인 인형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그림 속 인물이 사라지는 연출도 영혼이 깃든 인형이란 게 실감이 나서 좋았다.

후드 위치란 설정 자체도 흥미롭다. 이 후드가 부두교와는 또 다른 게, 미국에서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에 의해 만들어져 노예주에게는 철저히 정체를 숨긴 신앙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아프리카 부두교의 전통과 미국 토착 신앙을 결합하면서 생겨난 것이라서 그렇다.

적대하는 상대가 KKK단 소속의 백인 인종차별주의라서 후드 주술로 응징한다는 게 잘 어울린다.

‘하드-코어 컨버트’는 살인을 밥 먹듯이 한 ‘제롬 ’크레이지 K‘ 존스’라는 무자비한 갱스터가 라이벌 갱을 사살한 후. 라이벌 갱의 동료들로부터 총격을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로 경찰에게 발견되어 수감되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는데. 그로부터 4년 후 ‘쿠싱’ 박사를 만나 생체 실험 연구 재판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크레이지 K가 당하는 생체 실험이 자신이 저지른 죄를 돌아보게 하고. 자신이 그동안 죽여 온 희생자들의 영혼까지 호출해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켜 스스로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데. 그 모든 걸 거부해서 죽기 직전으로 되돌아가 숨을 거두는 결말이 나와서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죽기 직전에 보는 주마등을, 감옥, 정신병원, 생체 실험이라는 삭막한 배경과 소재로 풀어내면서 영혼이 저지른 죄의 고백과 사함, 심판을 테마로 한 사후 세계로 귀결시키니 이게 참 오묘하게 다가온다.

‘웰컴 투 마이 모츄어리’는 ‘심즈’를 위협하는 3인조가 실은 이미 죽은 사람들이고. 심즈의 정체는 장의사가 아니라 ‘사탄’으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끌고 지옥에 가서 지옥불에 떨어트리며 웃는다는 결말로 끝나는데. 알고 보니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이었고 그게 악마의 농간이었다는 반전 자체는 식상한 내용이지만.. 그 3인조의 정체가 4가지 단편 중 하나랑 이어지는 데다가, 심즈 배역을 맡은 ‘클라렌스 윌리엄스 III’가 악마의 정체를 드러내기 직전의 열연이 볼만해서 마무리 자체는 꽤 좋았다.

결론은 추천작. 옴니버스 호러 방식으로 만든 블랙스플로테이션 무비란 게 보기 드문 것이라 유니크한 구석이 있고, 본편에 수록된 단편들이 전반적으로 스토리, 소재, 배우들의 연기력 등 평타 이상 치면서, 블랙스플로테이션 무비의 특성에 맞게 잘 만들어져 있으며, 연출과 특수 효과 등도 꽤 괜찮아서 비주얼적인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어서 수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6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 약 118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어 히트를 쳤다.

덧붙여 본작은 시리즈화되어 후속작이 나왔는데, 시리즈 2탄은 1탄이 나온 1995년으로부터 23년이 지난 2018년에 나왔고, 시리즈 3탄은 2020년에 나왔다.


덧글

  • 먹통XKim 2022/07/09 18:11 #

    국내 비디오 제목은 <이블 게이트>
    뭐 그냥 볼만했습니다..듀크 메거트는 누가 봐도 실존인물 데이비드 듀크가 딱 생각나더군요
  • 잠뿌리 2022/07/10 08:18 #

    데이비드 듀크를 노리고 만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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