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아, 귀신아 뭐하니? (2002) 2022년 서적




2002년에 ‘아테나’에서 ‘김용규’ 작가가 집필한 아동용 전래 동화 서적.

내용은 한국의 전래동화 중 귀신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것이다.

‘꼬마 귀신의 복수’, ‘지끈지끈 귀신 감투’, ‘돈귀신을 물리친 아내’, ‘이야기 귀신아, 미안해’, ‘귀신 덕에 공주 얻었네’, ‘부자가 된 삼형제’, ‘콧구멍에서 나온 남편’, ‘내 감투 내놔’, ‘용궁 갔다 온 소금 장수’ 등 총 9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본작은 제목에 나온대로 귀신 이야기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런 것 치고는 무서운 이야기는 거의 없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렇다.

전체 이야기 9개 중 6개가 해피 엔딩, 배드 엔딩, 노멀 엔딩, 개그 엔딩이 각각 1개씩해서 3개가 나온다.

이중에 사실 유일하게 무서울 법한 이야기는 ‘꼬마 귀신의 복수’인데, 귀신을 보는 장님이 사람에게 해꼬지하는 꼬마 귀신을 발견해 퇴마하려고 했지만 실패해서, 이후 꼬마 귀신의 복수로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작중 꼬마 귀신의 디자인이 말이 좋아 귀신이지, 실제로는 꼬마 도깨비 같은 느낌이 강해서 1도 무섭지 않다.

삽화가 굉장히 소프트해서 무서운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아서, ‘귀신 덕에 공주 얻었네’는 ‘땅 속 나라 도둑 귀신’ 이야기를 제목만 바꾸어 풀어낸 ‘귀신 덕에 공주를 얻었네’ 같은 것도 땅 속 귀신이 귀신이 아니라 대머리 산적처럼 묘사된다.

땅 속 나라 도둑 귀신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약점인 겨드랑이의 비늘을 떼어 머리가 뚝 떨어져 홀로 발광하다가, 목 위에 재를 뿌려 머리가 붙지 못하게 하는 퇴치씬도 글로만 묘사되지 그림 한 장 나오지 않으니 무서울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배제한 게 아닌가 싶다.

‘지끈지끈 감투’와 ‘내 감투 내놔’ 등 감투 이야기 2개가 좀 흥미로운 구석이 있는데. 이게 보통 전래 동화해서 ‘감투’하면 ‘도깨비감투’를 떠올리기 마련인 걸, 본작에선 도깨비가 아닌 귀신감투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그렇다.

‘지끈지끈 감투’는 구두쇠의 아버지가 죽어서 귀신이 되어 제삿밥을 먹으러 찾아왔는데 아들이 인색해서 상을 차려주지 않자 염라대왕에게 받은 감투를 아들에게 씌어 두통을 일으키는 이야기고, ‘내 감투 내놔’는 귀신에게 친구로 오인되어 투명 감투를 빌려 쓴 주인공이 남의 집 제사 음식 집어 먹는 거에 빠졌다가, 아내의 실수로 투명 감투가 불에 태워져서 그 재를 몸에 바르고 음식 먹으러 갔다가 딱 걸려서 알몸으로 두들겨 맞는 이야기다.

후자는 사실 도깨비감투의 다른 판본으로, 도깨비감투의 귀신 버전이라고 할 수 있어서 도깨비감투 능력에 취했다가 투명 능력에 하자가 생겨서 혼쭐이 난다는 스토리의 기본 줄기가 같아서 그리 신선한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자는 인색한 후손 때문에 제삿밥 하나 제대로 못 얻어먹는 조상령의 애환을 담고 있어서 나름 신선했다.

‘콧구멍에서 나온 남편’은 남편이 잠을 자는데 콧구멍에서 쥐가 나왔다가 들어간 뒤, 쥐가 되어 본 것을 꿈으로 꾸어 이야기하자, 부인이 쥐를 쫓아갔다가 굴 속에 있는 황금을 찾아낸다는 이야기고. ‘용궁 갔다 온 소금 장수’는 욕심쟁이 형에 의해 구럭에 갇혀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동생이 용궁에 가서 용왕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는데. 용왕님이 형네 가족을 부른다고 전하니, 형네 가족이 동생처럼 바닷물에 빠졌다가 싹 다 죽었다는 이야기로 둘 다 귀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전자는 남편의 혼이 빠져나와 생쥐의 모습을 한 것으로 유체이탈이란 저자의 해석이 나와서 그런 관점으로 본 게 이해는 가는데, 용궁 이야기는 좀 애매하다.

보통,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한 번 죽음을 당했다가 귀신이 되어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하고. 한을 푼 뒤에는 환생을 하게 되는 게 기본이고. ‘장화홍련전’과 ‘심청전’으로 예를 들 수 있는데. 본작에선 주인공이 죽은 게 아니니 환생한 것도 아니고.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오니 본래 그런 내용인지, 아니면 아이들용에 맞게 순화한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요’라고, 매 이야기 끝에 저자의 해석글이 실려 있는데.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보니 줄거리 요약과 짧막한 교훈 정도만 적혀 있다. 교훈 쪽에는 저자의 주관이 담겨 있어서 좀 공감이 안 가는 내용도 나온다. (예를 들어 일개 인간이 귀신한테 함부로 덤비지 마라 같은 교훈)

책 말미에 나오는 부록은 ‘귀신을 알자’는 제목만 보면 뭔가 번짓수를 잘못 찾은 게 아닌가 싶지만.. 귀신에 대한 정의와 물리치는 방법, 귀신 관련 속담 등이 전부 전부 옛날 귀신에 맞춰져 있어서 본작의 테마에 잘 맞는다.

기도를 하거나 염불을 외워서 귀신을 쫓는 게 아니라, 제사를 지내주거나. 단지에 봉인해 땅에 묻거나 무당의 무구로 내쫓는다는 내용이 나오니 옛스러운 느낌이 있다.

결론은 평작. 한국 전래 동화 중에 귀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모은 것 치고는, 무서운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순화된 내용과 소프트한 삽화를 넣어 귀신의 탈을 쓴 옛날 이야기책으로 엮은 작품. 무서운 점이 1도 없어서 왜 굳이 귀신 이야기로만 엮었나 의문이 들 정도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무난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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