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디피터블 (Undefeatable.1993) 2022년 영화 (미정리)




1993년에 홍콩, 미국 합작으로 ‘고드프리 호(하지강)’ 감독이 만든 홍콩 영화. 홍콩판 원제는 ‘摧花狂魔(최화광마)’.

스토리는 아시아계 갱단을 이끄는 백인 여두목 ‘크리스티 존스’이 여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마피아가 운영하는 스트리트 파이터에 참가해 파이트 머니를 벌고 있었는데. 패배한 사람을 죽이는 지하 격투기의 강자 ‘스팅레이’가 자신의 아내 ‘안나’한테 난폭하게 굴고 강제로 범해서 이별을 통보받았다가, 격노하여 안나와 안나의 새 남자친구를 때려죽인 이후. 어린 시절에 버림받은 트라우마가 재발해 완전 정신이 나가버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아내와 닮은 여자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크리스티의 여동생까지 거기에 휘말려 죽임을 당해, 크리스티가 평소 티격태격하던 형사 ‘닉 다마르코’와 협력해 스팅레이를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홍콩 감독이 만든 홍콩 무협 영화지만, 아시아인은 단역으로만 나오고. 주요 인물은 전부 서양인이라서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완전 서양 영화나 다름이 없는데, 작중에 나오는 소품과 스토리를 보면 또 영락없는 홍콩 무협 영화 스타일이라서 독특한 느낌을 준다.

본작의 감독인 ‘고드프리 호’가 홍콩 출신으로, 홍콩, 미국 합작 영화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중에는 한국에서 ‘강시 황제’란 제목으로 나왔던 ‘카운터 데스트로이어(Counter Destroyer)’도 있다. 남녀 주인공이 슈퍼 액션 닌자와 로보캅으로 변신해 강시 악당, 헐크, 일제 강시를 물리치는 영화였다.

이 작품은 사실 영화 본편보다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더 화제를 끌었다. 작중 마지막 격투 씬에서 닉과 크리스티가 협공을 펼쳐 스팅레이를 상대하는데, 이때 스팅레이가 벽에 튀어나온 쇠못에 한쪽 눈이 꿰인 뒤. 나머지 눈은 정육용 고기 갈고리에 꿰인 채 허공에 매달려 죽는 장면이, 2006년에 ‘유튜브’에 짤방으로 올라오면서 입소문을 타서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2022년 현재 기준으로 조회수 1100만을 넘었다)

그 이후 역대 영화 최악의 장면을 내용별로 모아서 순위를 매기는 각종 채널에서, 최악의 격투씬에 ᄈᆞ짐없이 등장해서 영화 본편은 보지 못했어도 영화의 마지막 격투씬을 본 사람이 많아졌다.

근데 영화를 쭉 보면 액션씬 자체는 홍콩 감독이 만든 홍콩 무협 영화라서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다. 여주인공 ‘크리스티 존스’의 격투 액션 씬도 적지 않게 나오는데 나름 각 잡고 권각술을 펼치며 싸우니 최소 평타는 친다. 다만, 액션 씬 자체가 평균적으로 너무 짧은 게 흠이랄까.

작중 인물들이 주조연단역 할 거 없어 서로 마주쳐서 수 틀리면 자세 잡고 격투하는 게 기본인 세계관인데, 그게 중원을 배경으로 했으면 이해는 가지만. 미국의 거리에서 그러니 존나 낯설다.

남녀 주인공이 각각 혼자서 연무를 펼치는 장면이 하나씩 나오는데. 이건 생각 이상으로 괜찮다. 직접 싸우는 씬보다 오히려 연무 씬이 더 나을 정도고. 직접 싸우는 씬은 드럼통 위에서 빨간 도복 입은 응조권 고수와 싸우는 장면과 덩치 캐릭터가 럭비 갑옷 입고 나와서 맷집 자랑하는 씬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뭔가 이게, 보통의 실사 액션 영화가 아니라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 감각 같다.

중국의 갈고리 검인 구(鉤)와 일본도 등도 나오긴 하는데. 무기술은 맛보기로만 보여주고 격투에 집중한다.

전반적인 액션이 서양인이 중국 권법하고, 중국 무기를 쓰는 위화감을 제외하면 최소 형타는 치는데. 유독 마지막 격투씬 하나가 유난히 질이 떨어져 매니악해진 케이스다.

단, 근육 자랑은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안구 격파 씬은 뜬금없이 나온 건 아닌데. 작중 스팅레이가 사람을 때려죽인 뒤 눈알을 뽑아서 아지트에 있는 어항에 집어넣는 버릇이 있는 것으로 나와 인과응보적인 연출이다.

캐릭터 자체만 보면 남녀 주인공보다 오히려 악역인 스팅레이 쪽이 더 눈에 띄는데. 지하 격투기에서 킥복싱하던 근육빵빵한 서양인이 완전 미쳐서 중국 권법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연쇄 격투 살인마로 나와서 되게 특이했다.

미친 연쇄 살인마인 것까지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살인마의 살해 수법이 중국 권법인 건 진짜 처음 봤다. 홍콩 무협 영화에서 악당들이 자주 쓰는, 조법(爪法)으로 사람 목을 움켜쥐어 죽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걸 서양인의 액션으로 보니 되게 낯설었다.

경찰서에 동양인 무술 고수 불러다가 시체의 공통 사인인 목에 손가락 자국 멍이 든 건 조법에 의한 것이라고 강의 듣는 장면은 뭔가 깨알 같은 웃음을 줬다. 뭔가 웃긴데 말이 안 되는 건 또 아닌 장면이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조법으로 사람 눈알 뽑아서 수집하는 설정은 좀 과한 것 같다. 조법으로 눈알 뽑기야 무협 영화의 단골 소재지만 그걸 서양 연쇄 살인마의 방식으로 풀이하니 괴기스럽기 짝이 없다.

결론은 미묘. 메인 스토리 자체는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해 강력계 형사랑 동생의 복수를 원하는 쌈 잘하는 여주인공이 살인마 악당을 쫓는 내용 자체는 되게 평범한데. 그 살인마가 중국 권법으로 사람 때려죽이는 미친 격투가라는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홍콩 감독이 만든 홍콩 영화라 격투 액션 자체도 평타는 치지만, 격투 살인마의 부담스러운 설정과 마지막 격투 씬의 매니악한 연출이 호불호 갈리는 수준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상식에서 어긋나 괴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마지막 격투 씬에서 닉 디마르코와 스팅레이가 존나 뜬금없이 웃통을 벗고 근육질 몸을 드러내며 싸우는 장면이 나와서 웃음 포인트 중 하나가 됐는데. 그 장면을 위해 닉 디마르코 배역을 맡은 ‘존 밀러’와 스팅레이 배역을 맡은 ‘돈 니암’이 보디빌딩을 해서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덧글

  • rumic71 2022/07/02 01:18 #

    같은 신시아 로스록이라면 '드래곤 레이디'쪽이 스토리의 개연성이 있군요. 클리셰 덩어리기는 하지만.
  • 잠뿌리 2022/07/04 18:45 #

    클리셰라도 개연성이 있었다면 평타는 쳤을 것 같습니다.
  • 먹통XKim 2022/07/03 09:27 #

    하지강 영화 수준이 최악급이라서 이 사람이 한국영화 사가서 마구 개조하여 홍콩영화로 만들어버린 터에..
  • 잠뿌리 2022/07/04 18:45 #

    하지강 영화들은 닌자 영화들이 특히 최악이었죠.
  • dj898 2022/07/03 15:57 #

    뻘글이긴 한데 언디펙티블이 아니라 언디피터블이 발음상 맞지 않을까 합니다.
  • 잠뿌리 2022/07/04 18:46 #

    아. 그게 더 맞겠네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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