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조트: 반쪽 얼굴의 소녀 (The Resort.2021) 2022년 개봉 영화




2021년에 ‘테일러 치엔’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22년 6월에 ‘반쪽 얼굴의 소녀’ 부제가 붙어서 개봉했다.

내용은 공포 실화를 연구해 레포트를 작성하고 싶어하는 ‘렉스’의 생일을 맞아 ‘크리스’, ‘샘’, ‘브리’ 등 세 친구가 하와이의 외딴 섬에 버려진 폐 리조트에 몰래 잠입하는 걸 깜짝 선물로 준비해서 넷이 함께 그곳에 찾아갔다가, 폐 리조트에 떠도는, 306호실의 ‘반쪽 얼굴 소녀’ 괴담에 나오는 귀신과 조우해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다.

총 러닝 타임은 76분으로 1시간 16분인데, 그나마 6분이 엔딩 스텝롤 지나가는 시간이라 실제로는 1시간 10분밖에 안 된다.

러닝 타임이 좀 짧아도 내용을 알차게 구성했다면 시간이 짧은 게 체감이 되지 않았을 텐데, 메인 스토리의 호흡 조절을 완벽하게 실패해서 영화를 무슨 도입부만 보여주고 끝내는 수준이다.

주인공 일행이 폐 리조트에 도착하기 전의 과정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시간만 질질 끌어서 필름 낭비 수준인데. 도착한 이후에는 사건 전개 속도가 무슨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급하게 진행이 되는 것에 비해, 스토리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영화가 딱 끝나 버린다.

기본적으로 건물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소문 어쩌고 하면 분위기 잡더니, 정작 폐 리조트에 도착한 이후에는 소문의 진상을 조사하지 않고 그냥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구경만 하는 게 전부다.

폐 리조트의 배경 자체가 넓고 탁 트여 있어서 음산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내지 못하고, 갇히는 느낌이 1도 없어서 폐쇄 공포를 유발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폐 리조트 전체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도 아니고. 넓은 면적에 비해 주인공 일행이 돌아다닌 범위는 전체의 극히 일부분이라 행동 반경이 좁아서 대체 왜 리조트를 배경으로 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작중에서 사람들 죽어 나가며 중요한 사건 사고가 벌어질 때는 리조트 배경이 전혀 부각되지 않아서 장소 섭외 및 현지 로케이션 촬영에 들어간 인력과 배경의 낭비가 심각하다.

호러물로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귀신 말인데, 귀신을 목격하고, 귀신의 공격을 받는 것도, 그것을 위한 빌드 업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갑자기 훅 들어와서 지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문제는 그게 좀 빨리 나왔으면 그래도 공포 영화로서의 구색은 갖추었을 텐데, 실제로는 영화 끝나기 약 15분 전. 그러니까, 러닝 타임으로 치면 55분 때부터인데. 그 전의 약 1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가, 갑자기 풀 악셀을 밟고 급발진하는 거라서 공포 영화로서의 호흡 조절에 완전히 실패했다.

메인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반쪽 얼굴 소녀도, 사실 하와이 원주민 소녀가 외지인에게 간살 당해 숲속에 시체가 버려진 걸 짐승들이 얼굴의 반을 뜯어 먹어서, 얼굴이 반쪽만 있는 귀신이 되어 나타나 복수한다는 백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폐 리조트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서 왜 굳이 리조트에 출몰해 사람을 죽이는 건지 이유도 안 나온다.

처음 본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사람을 해치는데, 뒤에서 얼굴을 붙잡고 좌우로 북 쥐어뜯으니 얼굴 가죽이 벗겨져 혈관이 드러나게 하는 건 잔인하긴 하지만, 그걸로 땡이다.

그 장면이 나온 시점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친구가 달랑 한 명밖에 없는데. 그 한 명도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서 주인공 일행이 뭘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전혀 주지 않는다.

주인공 일행이 어버버하다가 당한 정도가 아니라, 어버버, 타이핑 치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죽어 버리고 주인공 혼자 남은 상황이라서 귀신에 맞서는 것도. 귀신에게서 도망치는 것도.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

‘으악! 귀신이다.’라고 귀신의 존재를 인식한 시점에 친구들 다 죽고 혼자 남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깨어보니 병원 안 침대였다는 전개는 본작이 시나리오를 얼마나 개 날려서 썼는지 알려주는 반증이었다.

그 뒤에 반전이랍시고 넣은 게 혼자 구조되어 병원에 이송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귀신이 보여준 환각이었다는 내용인데, 이게 프롤로그로 시작해 에필로그 끝나는 열고 닫는 이야기 구조라서 그 어떤 암시도, 복선도 없이 욱여넣은 거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결론은 비추천. 엔딩 스텝롤을 빼면 러닝 타임이 70여 분 밖에 안 되는데 그중 1시간 가까이 쓸데없는 내용만 보여주다가 공포스러운 내용은 극 후반부의 15분 정도밖에 안 돼서 분량 및 호흡 조절에 완벽하게 실패했고. 전반부 1시간의 늘어지는 내용에 비해 극 후반부 15분은 반대로 너무 진행이 빨라서 등장인물이 뭘 어떻게 대응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끝나버려 캐스팅 낭비 수준에, 본편 내용과 연출상 하와이의 폐 리조트라는 배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도 아니라 배경 낭비까지 더해져 존재 자체가 필름 낭비 수준의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배경인 폐 리조트는, 미국 하와이 마우이 카운티 남쪽 해안에 있는 ‘마케나 비치 & 골프 리조트’로 2016년에 재개발하기 위해 호텔 폐쇄가 발표됐고, 2018년에 철거됐다.

본래 마케나 비치 & 골프 리조트는 심령 스팟이 아니었고. 치엔 감독이 하와이에 관광을 갔다가 폐 리조트에 방문해서 구경하다 본작의 아이디어가 떠올라, 리조트가 있는 지역의 민간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반쪽 얼굴 소녀 이야기를 합쳐서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자면 본작은 리조트 건물만 실존할 뿐이지, 실화 바탕의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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