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E] 영계도사 (霊界導士 Chinese Exorcist.1988) 2022년 오락실용 게임




1988년에 ‘ホームデータ(홈데이타)’에서 아케이드(오락실)용으로 만든 대전 액션 게임. 본작의 개발사인 홈데이타는 오락실용 탈의 마작 게임과 야구 게임 갑자원 시리즈로 알려진 곳이다. 한국에서는 강시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영환도사'란 제목으로 개명되어 오락실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내용은 영계 도사인 주인공(디폴트 네임 없음)이 ‘소묘웅’, ‘양귀비’, ‘모택서’, ‘장개암’, ‘사장법사’, ‘성길사한’, ‘양귀파’ 등 7명의 강시들과 살아있는 ‘진시황제’까지 8명의 악당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은 대전 액션 게임의 붐이 일어나기 전에 나온 초기 대전 액션 게임으로, 1년 전에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1(1987)’이 나왔지만, 게임 기본 조작 체계는 그쪽보다는 코나미의 ‘이얼 쿵푸(イーアルカンフー.1985)’에 가깝다.

약 공격, 강 공격, 가드의 개념이 없이 단순히 펀치, 킥의 2가지 공격 기술로 나눠진 것에 서서 공격, 앉아 공격, 점프 공격, 상단 공격의 아주 기본적인 공격만 가능한 것과 대전 도중에 나오는 아이템 요소 등이 이얼 쿵후 느낌이다.

대전 도중에 아이템이 나오는 건 이얼 쿵후 2: 이가 황제의 역습(イーアルカンフー II: イーガー皇帝の逆襲.1985) 때부터다.

게임 조작 방법은 ←, →(좌우 이동), ⇣(앉기), A버튼(펀치), B버튼(킥), C버튼(점프)다.

서서 공격, 앉아 공격, 점프 공격 이외에 ↑+공격 버튼을 누르면 상단 공격이 가능하다.

상단 공격의 리치가 짧고 판정이 좋지 않아서 공중에서 치고 들어오는 적의 공격에 대응할 수가 없는 데다가, 공격 속도도 너무 느려서 쓸모가 없다.

유일하게 쓸만한 공격은 점프 킥인데, 이게 정확히, 점프한 뒤 킥 버튼을 한 번 누르고 끝인 게 아니고. 점프한 뒤 킥 버튼을 연타해서 점프 킥 자세를 유지한 채로 좌우로 펄쩍펄쩍 뛰어다니면, 그 고정된 점프 킥 자세 자체에 공격 판정이 있어서 상대가 다가와서 닿으면 데미지를 입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밥줄 같은 공격이다.

본작은 총 8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3스테이지 대전 상대인 ‘모택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스테이지의 대전 상대는 체력이 0으로 내려가도 머리를 직접 공격해 목을 날리지 않는 한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목 위가 정확한 타점이라서 서서 킥, 앉아서 펀치 or 킥과 같이 타점이 낮은 공격으로는 목을 날릴 수 없다.

반대로 플레이어 캐릭터도 생명력이 0으로 떨어졌을 때 목 위를 공격당하면 목이 잘려 쓰러진다. 피아를 막론하고 목이 날아가는데 인형이라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지만, 당시 기준으로 보면 이런 류의 신체 훼손 표현이 나오는 건 보기 드문 것이었기에 꽤나 쇼킹했다.

기존의 대전 액션 게임 같은 2판 선승제가 아니라, 잔기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상대를 한 번이라도 이기면 스테이지를 클리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고. 잔기가 0이 되면 게임오버 당한다.

잔기가 남아 있는 한 계속 할 수 있으니 도전 기회는 많고. 한 번만 이기면 장땡이니 그렇게 보면 되게 여유있는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게임 조작감과 판정이 매우 좋지 않아서 게임 난이도는 상당히 어렵다.

기본 공격 전반의 판정이 좋지 않아서 대전 상대를 정확히 때려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가, 전용 피격 모션이 있어서 중단/상단 공격에 맞으면 얼굴을 찡그리며 뒤로 물러나고, 하단 공격에 맞으면 정강이를 부여잡고 폴짝폴짝 뛰는 모션을 취하는데 이때는 제어를 할 수가 없어 적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니 총체적 난국이다.

반대로 대전 상대는 플레이어 캐릭터보다 공격 전반의 판정이 좋고, 커맨드 입력 기술에 해당하는 필살기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스크롤을 넘어가 화면 바깥으로 모습을 감췄다가 갑자기 훅 공격해 들어오니 플레이어 캐릭터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에서 싸우니 레벨 디자인이 불합리하다.

이게 아무래도 대전 액션 게임 붐이 일어나기 전에 나온 게임이다 보니, 동일한 조건을 가진 캐릭터들끼리 대전을 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1인용 액션 게임 감각으로 만들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본작이 영향을 받은 이얼 쿵후를 놓고 보면 주인공은 맨손 격투만 가능한데. 적들은 봉, 표창, 부채, 쇠사슬 같은 무기를 사용하거나, 비행술까지 쓰는 등. CPU 전용 기술로 무장하고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필살기는 숨겨진 기술인 번개 소환인데.. 이게 현재 알려진 커맨드는 용호의 권 패왕상후권 커맨드인 ‘→←↙↓↘→+ABC’이지만, 보기와 다르게 사용하기가 어려워서 기술 자체가 잘 안 나간다.

그게 보통, 저런 커맨드라면 현재의 대전 액션 게임 조작 체계상 대각선은 빼고 →←↓→만 입력해도 기술이 발동될 텐데. 본작은 대전 액션 게임에서 최초로 커맨드 입력 기술이 도입된 ‘스트리트 파이터 2(1991)’보다도 3년 전에 나온 게임이라서 그런 편의성을 전혀 봐주지 않고 있다.

대각선 방향까지 빠짐없이 칼같이 다 입력해야 하고. 버튼 3개를 동시에 눌러줘야 하기 때문에 이건 무슨 숨겨진 필살기가 아니라 버그성 기술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게임 플레이 도중에 나오는 아이템은, 화면 상단에 황새가 가로질러 날아가면서 아이템을 드랍하는데. 빨간색 부적은 체력 회복, 검은색 명부는 체력 감소 효과가 있다.

이게 이얼 쿵푸 2 같은 경우는 아이템 자체가 화면을 가로질러 날아가서 입수하기 쉬웠는데. 본작에선 새가 날아가다 아이템을 드랍하는 것인데. 아이템 낙하 속도가 너무 빨라 아이템 먹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

게임성은 전반적으로 볼 때 매우 떨어져서 쿠소 게임 맞지만, 게임 그래픽이 당시 기준으로 매우 독특했고, 그에 따른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서 의외로 게임사에 나을 만한 작품이 됐다.

게임 그래픽이 그 당시의 일반적인 2D 도크 그래픽이 아니라 인형을 디지타이즈해서 스프라이트로 사용하고 있다. 게임 내 캐릭터의 움직임과 리액션을 보면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쓰이는 점토 인형으로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이야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촬영 기법이지만, 그걸 디지타이즈해서 게임 스프라이트로 사용한 것은 당시 기준에선 매우 보기 드문 것이었고. 보통, 실사 디지타이즈 게임의 원조 대접 받는 건 ‘모탈 컴뱃(1992)’인데 본작은 모탈컴뱃보다 무려 4년 먼저 나왔기 때문에 시대를 앞서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게임 발매 시기적으로 볼 때 이런 그래픽을 차용한 대전 액션 게임이 없었으니, 최초라고 할만하지 않나 싶기까지 하다.

결론은 미묘. 플레이어 캐릭터의 기본 공격 판정이 나쁜 반면. CPU는 공격 판정이 좋고 필살기도 쓰며 스크롤 너머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것 등등. 유리한 환경에서 게임을 진행해 게임 조작감이 매우 좋지 않고 레벨 디자인이 거지 같아 쓸데 없이 난이도만 높아서 게임성은 대단히 떨어지지만.. 클레이 애니메이션 점토 인형의 디지타이즈된 스프라이트로 만든 게임 그래픽이 당시에는 매우 보기 드문 것이라 시대를 앞서간 구석이 있어서 분명 괴작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게임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개발 스텝이 자신의 블로그에 밝힌 게임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에, 따르면, 본래 기획 단계에서 복서 주인공이 타류 격투가와 싸우는 이종격투기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사장이 복서가 공수도가나 곰하고 싸우는 게 재밌냐면서 홍콩 영화 같은 액션이 좋으니 강시로 가자고 종용해서 본작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때의 이종 격투기 대전 액션 게임은 본작으로부터 2년 후에 나온 ‘배틀 크라이(1991)’로 이어진다.

덧붙여 처음에는 주인공이 납치된 여동생을 구하러 간다는 내용이 기획됐고, 매 스테이지 클리어 때마다 여동생의 CG가 나오기로 했었는데. 전부 무산되고 현재의 스토리 없는 게임이 됐다고 한다.


덧글

  • 블랙하트 2022/06/23 17:03 #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사용된 액션게임은 PS1으로 '네버후드' 시리즈가 나온바 있었죠. (일본판 제목 : 클레이맨 클레이맨)
  • 잠뿌리 2022/06/25 09:49 #

    클레이 애니메이션 게임하니 예전에 콘솔용으로 나온 클레이 파이터도 생각났습니다.
  • 시몬벨 2022/06/24 20:15 # 삭제

    저는 컨티뉴 화면이 인상적이더라구요. 남은 시간이 줄어들때마다 촛불이 하나씩 꺼지는 연출과 게임오버가 되면 주인공이 강시가 되버리는 장면은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 잠뿌리 2022/06/25 09:57 #

    촛불=수명 줄어들어 게임오버 당하는 연출이라 영계 느낌 제대로 나서 어떻게 보면 컨티뉴 화면이 영계 도사란 제목에 가장 걸맞는 내용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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