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 오브 더 뱀파이어 (Grave of the Vampire.1972) 2022년 영화 (미정리)




1972년에 ‘존 헤이즈’ 감독이 만든 뱀파이어 영화. 데이비드 체이스의 소설 ‘The Still Life’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내용은 194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여대생 ‘레슬리 홀랜더’는 남자 친구 ‘폴’과 한밤 중에 공동 묘지에서 데이트를 하던 중 프로포즈를 받게 됐는데. 희대의 연쇄 강간 살인마인 ‘케일럽 크로프트’가 흡혈귀가 되어 관속에서 깨어나 폴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레슬리를 범해서 임신시킨 후, 인간과 흡혈귀의 아이인 ‘제임스’가 태어나 30년 후에 생물학적 아버지인 크로프트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 태어난 혼혈 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주인공의 성장 배경에 나오는 ‘레슬리’의 일생이 개봉 당시에 주목을 받았다.

레슬리는 흡혈귀한테 강간을 당해 흡혈귀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의사의 낙태 권유를 거절하고 부모와 의절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은 후. 태생의 특성상 모유를 먹지 않고 피를 마시는 아이에게 스스로 명을 단축하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피를 먹여 기르는 캐릭터로 나와서 도입부에 잠깐 나오는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크다.

시작은 원치 않은 아이를 갖게 된 피해자였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다른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으며 살다가 간 것이라, 당시에는 꽤 파격적으로 다가온 캐릭터로 기록되어 있다.

그게 70년대 당시 호러 영화 속 여자 캐릭터는 예쁘장한 미모를 가지고 나와서 작중에서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비명만 지르다가 죽어 나가는 역할로 나오는 게 일반적이라서 그랬다.

근데 사실 본작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아인 주인공 ‘제임스’ 그 자체에 있다.

제임스의 탄생 배경은 어디까지나 도입부에 지나지 않고.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뒤 장성한 제임스가 등장하는 부분부터가 메인 스토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아로서, 흡혈 충동을 느끼지만 히로인과의 사랑으로 참아내고. 생물학적 아버지이자 흡혈귀로서 모든 사건의 원흉인 ‘크로프트’와 대립하는 캐릭터 구도가 70년대 당시 기준으로 보면 꽤 신선한 부분이다.

작중 크로프트는 심장에 말뚝이 박혀 최후를 맞이하지만, 그것 이외에는 흡혈귀의 약점 묘사가 따로 나오지 않아서 이것도 보기 드문 점이다. 마늘, 십자가, 햇빛, 거울 등등 흡혈귀물의 전통적인 약점 묘사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과 악당이 둘 다 흡혈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근데 또 특이한 게 흡혈귀의 전염성에 대한 것 역시 일체 묘사되지 않는다. 흡혈을 통해 흡혈귀가 양산되지 않아서 작중에 나오는 흡혈귀는 주인공과 악당. 딱 2명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프트의 살인 수법이 꽤 잔혹하게 묘사돼서 은근히 긴장되는 부분이 있다. 얘가 사람 해칠 때 그냥 멱살 잡고 목 물어뜯어 피 빨아먹는 게 아니고, 양손으로 번쩍 치켜들어 묘비 위에 내리찍어 허리 꺾인 시체를 피 빨아먹거나, 칼로 목을 베서 살인마 출신이란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임스와 크로프트가 흡혈귀 혼혈 아들과 흡혈귀 아버지로서 대립 구도를 이루고 있는데, 그게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만 그럴 뿐. 실제 작품 내에서는 그 갈등을 심화시키지 못해서 되게 어정쩡한 느낌을 준다는 거다.

제임스가 크로프트를 아버지라고 인식한 시점에서 최종 대결 국면으로 넘어갔어야 됐는데, 최종 대결 도중에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부자 갈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너무 급하게 끝내 버렸다.

거기다 엔딩 자체도 제임스가 크로프트를 쓰러트린 뒤에순간 흡혈귀로 각성해서 송곳니를 드러낸 채로, 윗층에서 공포에 떠는 연인을 바라보며 영화가 끝나 버리기 때문에 뭔가 좀 불완전 연소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걸음만 더 나아갔다면, 좀 더 재미있고 멋지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끝내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사람을 범하는 흡혈귀, 인간 어머니의 피를 먹고 자른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아 주인공, 흡혈귀의 약점 묘사가 없는 것 등등. 당시 기준으로 기존의 흡혈귀 영화와 다른 신선한 요소가 많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이 되었어야 할 흡혈귀 아버지와 혼혈 흡혈귀 아들의 대립 구도가 설정으로만 있지. 작품 내에스 스토리상으로 심화되지 않고 결말을 좀 급하게 끝낸 느낌이 들어 모처럼 독창적인 설정을 만들어 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제작비가 50000달러였고, 단 11일 만에 영화 촬영을 끝마쳤다.

덧붙여 본작의 메인 빌런인 흡혈귀 ‘케일롭 크로프트’는 1992년에 ‘킴 뉴먼’이 집필한 대체 역사 흡혈귀 소설 ‘Anno Dracula’ 시리즈에 등장한다. 해당 소설이 문자 그대로 대체 역사 흡혈귀 소설이라 여러 소설, 영화 속 인물을 등장시켜서 본작도 거기에 포함됐다.


덧글

  • 잠본이 2022/06/20 10:23 #

    흡혈귀와의 혼혈 주인공이 흡혈귀 헌터가 되는건 마블의 블레이드에도 영향을 주었을법 하군요.
    근데 왜 하필 다른데 놔두고 공동묘지에서 데이트를(...)
  • 잠뿌리 2022/06/25 09:09 #

    작위적인 설정이었죠. 공동 묘지에서 데이트하고 프로포즈까지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 잠본이 2022/06/27 12:52 #

    폐허마니아 커플이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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