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일의 밤 (2021) 2022년 영화 (미정리)




2021년에 넷플릭스에서 ‘김태형’ 감독이 만든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내용은 2500년 전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요괴를 부처님이 ‘붉은 눈’과 ‘검은 눈’에 가두어 봉인했는데. 붉은 달이 뜨는 밤 붉은 눈이 봉인에서 풀려나 7개의 징검다리를 밟고 자신의 반쪽인 ‘검은 눈’을 찾으면 마지막 제8일의 밤에 둘이 만나 하나가 되어 지옥의 세상이 될 것이란 예언이 전재혀 내려오는 가운데, 현대 시대 때. 예언에 나온 대로 붉은 눈의 봉인이 풀려 요괴가 나타나자, 북산 암자의 ‘하정 스님’이 묵언 수행 중인 제자 ‘청석’에게 검은 눈이 담긴 사리함을 맡기면서 전직 승려 ‘선화’를 찾아가란 유언을 남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예언에 따라 수천 년 전의 요괴가 봉인에서 풀려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려고 하는 상황에, 전직 승려인 선화(선화는 법명이고 본명은 박진수)가 청석과 함께 그것을 막기 위한 퇴마행에 나서는 것으로 스토리를 간단히 요약을 할 수 있지만, 요괴, 퇴마 태그가 들어간 것 치고는 오컬트 색채가 매우 옅고. 또 퇴마행의 비중이 극히 적어서 퇴마물이라고 보기 좀 민망한 수준이다.

러닝 타임이 무려 115분으로 거의 2시간 가까운 긴 분량인데도 불구하고, 요괴, 퇴마 설정만 존나 거창하지. 실제 본편에서는 퇴마행의 전후 과정에서 밑도 끝도 없이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내용만 미친 듯이 반복한다.

‘청석’에게 맡겨진 사리함에는 ‘검은 눈’이 봉인되어 있는데 얘가 중간에 사리함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요괴 ‘붉은 눈’이 사리함의 검은 눈을 찾으러 돌아다니고. ‘선화’는 붉은 눈이 필요로 하는 걸 없애는 게 사건 해결의 열쇠라고 생각해 ‘검은 눈’을 찾으러 돌아다니고. 형사 ‘호태’는 붉은 눈에 의한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화를 용의자로 의심하고 그 뒤를 쫓으니. 주인공이고, 악역이고, 주조연 할 것 없이 전부 뭘 찾으러 돌아다니기만 하는 답답한 전개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선화가 요괴와 마주치고, 호태가 선화와 조우하고. 서로 움직이는 동선이 겹쳐져 그렇게 만난 뒤에 무슨 스토리에 무슨 큰 진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갈등이 심화되는 것도 아니며. 어떻게 형편 좋게 그 상황을 모면하고 또 다음으로 넘어가 다시 니가 찾고 내가 찾고 서로 찾아다니는 전개를 반복하면서 순식간에 8일이 지나간다.

타이틀 제8일의 밤이란 것도 무슨 요괴가 징검다리 어쩌고, 붉은 달이 떠오른 8일 밤에 지옥이 어쩌고 설정만 요란하지. 실제로 그 8일 동안 하루하루 사건 사고가 생겨 마지막 8일 밤에 대한 빌드 업을 쌓는 게 아니고, 앞서 말한 서로 찾아다니는 답답한 전개만 반복하고 있으니. 이걸 보는 사람들이 ‘내용이 없다.’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이런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 무슨 수천년 묵은 요괴 퇴마물인데 하라는 퇴마는 안 하고. 주인공 일행이 버스 타고. 택시 타고. 기차 타고 이동하고. 국밥 먹고. 햄버거 먹고, 빵 먹고. 우유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이런 것밖에 없으니 이게 대체 뭔 짓거리냐는 말이다.

청석의 순수한 캐릭터성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겉으로 보면 20대 청년인데 작중에서의 캐릭터 묘사는 지적 수준이 완전 어린아이로, 단순히 먹성만 가지고 캐릭터성을 어필하려고 하니 이질감이 너무 큰 데다가, 캐릭터 자체가 진 주인공 포지션인데도 불구하고 사건 해결에 무슨 기여를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건을 더 꼬아놓아서 후술할 호태와 함께 본작의 양대 트롤링을 펼쳐 보는 사람을 뒷목 잡게 만든다.

게다가 선화와의 관계가 말이 좋아 콤비지. 실제로는 두 캐릭터 사이에 케미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선화와 청석은 서로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콤비로서 티키타카하는 것도 아니고, 스승과 제자로서 가르침을 주고받는 것도 아니다.

청석은 그저 갈 곳이 없이 ‘저도 같이 가면 안 될까요?’하고 선화를 따라다니는 것뿐이고.. 선화는 청석을 데리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내치지 못하고 데리고 가는 거라 좋게 봐야 보호자 스탠스만 취하고 있어서 ‘너는 그냥 나만 따라오면 되고. 내 말만 들으면 돼.’ 이런 수준이다.

서로 협력하는 것도 없고, 서로가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라서 캐릭터 사이의 케미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청석은 그저 선화의 캐릭터 서사에 있어 내적 갈등과 깨달음 사이의 간극에서 찾아오는 설정상의 재료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청석에게 있어 선화는 그런 요소조차 일절 없으니 캐릭터 사이에 최소한의 상호 작용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태는 호태대로 사건의 진상 조사 명목으로 선화를 의심하며 끝까지 선화의 발목만 잡는 역할을 하다가 개죽음을 당해서 본편 스토리 해결의 기여도가 0을 넘어서 마이너스화된 민폐 캐릭터로 묘사된다.

호태가 나와서 하는 일은 사건 현장에서 선화랑 1차 조우한 뒤 몸싸움하다가 나가떨어지고. 처녀 보살 신당에서 선화랑 2차 조우해서 붉은 눈 요괴한테 처맞고 나가떨어지고. 숲속에서 선화랑 3차 조우해서 퇴마 의식을 방해하다가 붉은 요괴한테 또 쳐 날려져 픽 죽어 버리는 게 전부다.

보통, 이런 류의 스토리에서는 형사가 처음에 퇴마사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그 뒤를 쫓으며 퇴마행을 방해하지만. 진실을 안 뒤에는 퇴마사에게 협력하고 도움을 줘서 사건 해결에 공을 세우는 게 일반적인 전개인데. 이거는 도움은커녕 발목만 잡다 죽으니 대체 이런 캐릭터 가지고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건지 알 수가 없다.

염주 들고 부적 쓰고 도끼 들었다는 퇴마 무기 설정도 단순히 소품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본편 스토리에서 거의 사용되지도 않았다. 애초에 요괴 붉은 눈과 조우하는 씬 자체도 짧아서 퇴마행이 제대로 들어갈 구석이 없다.

영화 극 후반부에 나오는 퇴마 씬도 무슨 소드 마스터 야마토마냥, ‘이제는 이야기를 끝내야 할 시간!’이라는 느낌으로 급조한 티가 팍팍 난다.

세상의 지옥문을 연다는 존나 거창한 설정에 비해, 묘사의 스케일이 너무 작아서 동네 뒷산 공터에서 촬영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 싼티가 많이 난다.

이 작품에서 건질 만한 건 딱 2가지인데. 하나는 주인공 선화 배역을 맡은 ‘이성민’의 연기력은 좋았던 것과 애란 배역을 맡은 ‘김유정’의 미모다. 각본이 워낙 엉망진창이라서 결국 그것도 다 묻히긴 했지만, 이런 작품에는 너무 과분한 배우들이었다.

결론은 비추천. 줄거리와 소재를 요약하면 불교 세계관의 요괴 퇴마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요괴, 퇴마 태그가 들어간 것 치고는 퇴마의 비중이 극히 낮아서 퇴마물이라고 보기 민망한 수준이고. 2시간 가까이 되는 긴 러닝 타임 동안 작중 인물이 뭘 찾으러 돌아다니는 전개만 계속 반복해서 넣어 스토리 진전이 더딘 데다가, 주인공, 악역할 것 없이 작중의 캐릭터들이 케미를 이루지 못하고 각자 따로 놀며 심지어 트롤링까지 벌여 안 그래도 답답한 전개를 고구마를 처맥여 목 막히게 만들어 지루하고 늘어지고 재미없음의 3단 콤비네이션을 선보여, 그냥 못 만든 게 아니고. 정말 재미없게 못 만든 영화라서 재미없음의 레벨이 경이로운 수준이라 국내 제작 넷플리스 오리지날 영화에 대한 신뢰감을 심연의 어비스 밑바닥까지 떨어트린 재앙의 흉작이다. 2021년에 나온 한국 영화 중엔 단연코 최악 중에 최악이라고 할 만하다.


덧글

  • rumic71 2022/06/05 00:43 #

    충무로는 아직 특촬 오컬트 연출이 서툴죠.감독도 관객도.
  • 잠뿌리 2022/06/05 15:44 #

    곡성, 검은 사제들 히트 쳤다고 충무로에서 너도 나도 할 수 있다고 설레벨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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