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전기톱 학살 (Texas Chainsaw Massacre.2022) 2022년 영화 (미정리)




2022년에 ‘레전드리 픽쳐스’에서 ‘데이비드 블루 가르시아’ 감독이 만든 텍사스 전기톱 학살 시리즈의 최신작. 넷플릭스로 개봉했다. 정식 넘버링으로는 다섯 번째 작품이고 외전과 리부트를 포함한 전체 프렌차이즈 기준으로는 아홉 번째 작품이며, 스토리상으로는 1974년에 나온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의 후속작이다.

내용은 1973년에 ‘레더 페이스’가 저지른 텍사스 학살 사건이 벌어진 뒤 약 50여년의 시간이 지난 2022년에, 젊은 사업가 ‘멜로디’와 ‘단테’, 멜로디의 여동생 ‘라일라’, 단테의 여자 친구 ‘루스’ 등 4명이 버려진 텍사스 마을 ‘할로우’의 개척 사업에 뛰어들어 현지에 방문했다가, 황폐한 보육원에 ‘지니’라는 노파가 살고 있는 걸 보고 부동산 소유권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지니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죽어서, 동석한 남자가 미쳐 날뛰며 경찰관을 살해하고 얼굴 가죽을 벗겨 뒤집어써서 ‘레더 페이스’의 본색을 드러내 새로운 대학살을 벌이는 이야기다.

본작은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의 정식 후속작을 자처하고 있지만, 첫 번째 작품에 나온 레더 페이스 관련 설정들. 예를 들어 소이어 가족, 식인 요소, 현지인의 외지인 통수치기 같은 요소는 하나도 이어받지 않고. 단순히 배경이 텍사스 배경에 인피면구 쓴 전기톱 든 살인마란 외형적 특징만 가져다 썼다.

레더 페이스 캐릭터 자체가 가지고 있었던, 거칠고 잔인하지만 가족들한테 쿠사리 받으며 빌빌 대는 호구스러운 기질이 있어 네임드 살인마 캐릭터 중에는 인간적인 구석이 있던 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지능적이고 냉철한 살인마의 모습만 부각되어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 같은 느낌을 준다. 정확히는, 레더 페이스 코스츔을 한 마이클 마이어스다.

특히. 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대학살은 사람들이 눈치없이 스마트폰으로 레더페이스 촬영하다가 썰리는 게 요즘의 SNS 시대를 풍자한 것이라 그 부분은 신선하기는 했지만.. 스토리 전개상 꼭 들어가야 할 장면도 아니었기 때문에 되게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잔인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쑤셔넣은 것 같다.

애초에 슬래셔 무비스럽게 만들려면 사람을 한곳에 모아 놓고 몰살시킬 게 아니라, 사방으로 흩어지게 해놓고 하나둘씩 죽어 나가는 전개로 나아가서 생존자 시점으로 몰입을 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점점 높여야 하는데. 본작은 초반부에는 그렇게 하나 싶다가, 중반부에 갑자기 노선을 변경해 전기톱 무쌍을 찍어버리더니, 후반부에 가서는 또 갑자기 파워 다운시켜서 레더 페이스가 생존자들한테 탈탈 털리는 모습을 보여주니 일관성이 없다.

작중에 나오는 ‘셀리 하디스트’는 1974년판 텍사스 전기톱 학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레더 페이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텍사스 레인저가 되어 48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할로윈 리부트의 ‘로리 스트리로드’와 이미지가 겹치지만, 로리와 다르게 작중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리타이어하면서 주역이 아닌 조역에만 머무르고 있어서 뭔가 좀 로리의 마이너 카피 캐릭터 같은 느낌을 준다.

애초에 로리는 마이클 마이어스랑 혈연 관계이자 숙적으로 설정되어 있고. 또 마이클 마이어스는 할로윈날 해든 마을에 돌아와 살인을 저지른다는 출현 시기에 대한 고정된 설정이 있는 반면. 본작은 셀리한테 그런 설정이 전혀 없고 가족을 잃었으니 복수한다! 라는 단순한 백 스토리만 가지고 있는 데다가, 레더 페이스의 출몰 시기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되게 좀 뜬금없이 사건이 터지기 때문에 수십 년을 복수하기 위해 텍사스 레인저가 됐다는 것도 개연성이 없는 설정이라서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

게다가 1탄에서 샐리 하디스트 배역을 맡은 배우인 ‘마릴린 번즈’가 2014년에 고인이 되어 ‘올웬 푸에레’가 대역을 맡아서 나왔는데, 그렇게 무리하면서까지 등장시켜 놓고 이렇게 퇴장시키는 건 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건 시리즈 초대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진 주인공인 ‘라일라’가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자란 비장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그거하고 본편 사건하고 무슨 관계인지도 모르겠다. 두려워 하지 마! 맞서 싸워! 맞서 ᄊᆞ우지 않으면 평생 공포에 시달린다. 라는 게 작중 모 캐릭터의 대사를 통해서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같지만.. 그게 또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무참히 깨져서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슬래셔 무비에서 맞서 싸울 용기를 이야기하는 것도 장르 번짓 수를 잘못 찾은 것 같은데. 마지막에 가서 ‘그걸 믿었음? 레더 페이스 킥!’ 이딴 식으로 끝내니 존나 찝찝하다.

개 털리다가 죽은 줄 알았던 살인마가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고 최후의 생존자는 결국 하나 뿐이라는 결말은 슬래셔 무비의 클리셰라고 할만하지만. 그 바로 직전까지 주인공의 용기의 이야기를 해놓고 그런 식으로 끝내는 건 좀 아니다. 주인공 캐릭터의 서사를 와르르 무너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비추천. 텍사스 전기톱 학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의 후속작을 자처하고 있지만, 시리즈 전통의 설정은 전혀 이어받지 않고 레더 페이스의 외형적 특징만 가져다 써서 시리즈로서의 연관성이 떨어지고. 개연성 없는 스토리, 일관성 없는 극 전개, 엉망진창 파워 밸런스에 쓸데 없는 학살 씬만 우겨넣은 상황에, 주인공 캐릭터의 서사까지 무너트려서, 텍사스 전기톱 학살 프렌차이즈 자체를 위기에 몰아넣은 졸작이자, 레전드리 픽처스의 흑역사로 남을 만한 작품이다. (2021년에 ‘고질라 VS 콩’, ‘듄’ 같은 거 만들던 레전드리 픽처스에서 이딴 작품 만들다니 2022년이 무슨 마의 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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