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크러쉬: 헤이리(2021) 2022년 영화 (미정리)




2021년에 ‘장현상’ 감독이 만든 좀비 코미디 영화.

내용은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헤이리 예술마을에 사는 ‘진선, ’현아‘, ’가연‘ 등 세 친구가 자고 일어나니, 동네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서 좀비와 맞서는 이야기다.

본작은 언뜻 보면 B급 영화를 표방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B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B급 특유의 테이스트가 없다.

저예산 독립 영화라는 걸 감안해도, 좀비 분장과 묘사가 너무 허접해서 도저히 봐주지 못할 수준이고. 좀비가 사람 습격하고 사람 잡아먹는 씬 하나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무늬만 좀비물이다.

좀비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주인공 일행이 어떻게든 무장을 해서 좀비를 때려잡는 내용인데. 본작에서는 그 부분도 굉장히 부실하고 허접하게 묘사를 해서 그냥 야구 방망이 한 자루 들거나 냄비를 방패처럼 들고, 양손목에 테이프를 감는 것 정도가 기본 무장의 전부다.

산탄총이나 기관총 같은 게 나오긴 하는데, 제대로 된 총격전 하나 나오지 않아서 총기류는 그저 소품에 가깝다. 실제로 총알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장난감 화약 총이다.

좀비 무리를 피해 도망치던, 좀비와 싸우던 간에 뭔가 좀 치열하게 살아남고. 싸우는 내용이 나와야 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이 자동차 안이나 가게 안이나, 항상 안전한 곳에 피신해서 밑도 끝도 없이 서로 대화만 나누고 있으니 극 전개가 너무 답답하다.

러닝 타임이 무려 119분으로 2시간 가까이 되는데도. 좀비 영화라며 좀비에 집중하지 않고, 주인공 일행의 일상과 대화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서 이게 좀비 영화인지, 일상 다큐멘터리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그 주인공 일행의 대화가 코미디로서 웃긴 것도 아니고, 입담이 좋은 것도 아니고, 좀비 영화란 장르에 맞는 것도 아니고. 좀비 사태와 무관한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면서 일침을 날리며 자화자찬하고 있어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주인공 일행이 여자들이고. 제목에도 크러쉬가 들어가니 뭔가 강력한 여주인공들이 좀비 때려잡는 걸크러쉬적인 전개를 기대했는데, 액션 비중이 극히 낮고 액션 연출의 수준도 너무 뒤떨어져서 액션의 맛이 1도 없다. 액션이 전혀 받쳐주지 못하니 좀비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좀비가 나오는 씬이 너무 늘어지고 피곤하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처참한 수준으로 뒤떨어져서, 불청객(2010)이나 무서운 집(2015) 같은 작품이 생각나는데. 그 두 작품은 그래도 의도적으로 어설프고 허접하게 만들어 그걸 개그 포인트로 삼아 병맛 개그물을 표방하는 작품이라서 이해는 가는데. 본작은 그런 컨셉적인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독립 영화로서 실험적인 시도를 한 것도 아니다.

메인 스토리를 축약하면, 경기도 파주 미군이 매립한 화학 물질에 의해 좀비 바이러스로 유포된 것인데. 주인공 일행이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좀비들이 득실거려서. 좀비 피해서 달아다니다가 후술할 바이러스 치료제 발견해서 사태 해결하는 것이라서 그 어떤 새로운 내용도, 시도도 없다.

실존하는 지명인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배경을 잘 살린 것도 아니다. 주인공 일행의 행동반경이 워낙 좁아서 마을 전체를 돌아다니기는커녕 길거리, 자택, 카페 등 겨우 3군데 정도를 오고 가는 수준인 데다가, 시간대도 밤 시간이라서 워낙 어둡다 보니 마을 배경이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본작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건 주인공 일행과 가족, 지인 등 관계자들 사이에선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좀비 사태 치료제가 너무나 쉽고, 빠르게 발견되고. 그걸 또 주인공 일행이 간단하게 양산해서 좀비 사태를 해결한다는 거다.

좋게 보면 완전한 해피 엔딩이지만, 나쁘게 보면 굉장히 편의주의적인 전개라서, 이럴 거면 대체 왜 좀비 영화를 만든 건지 의문이 들 정도인데.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대충 만든 좀비 영화가 일찍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기억에 남게 됐다.

다만, 그 기억에 남는다는 게 좋은 인상은 아닌 게. 감독의 좀비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이해, 애정도 느껴지지 않아서 그렇다.

아마 좀비 영화 골수팬이라면, 좀비 장르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뒷목 잡고 쓰러지지 않을까 싶다.

결론은 비추천. 좀비 영화라고 하지만, 감독이 좀비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애정이 없어서 좀비물다운 구석이 하나도 없고. B급 영화라고 보기에는 B급 영화 특유의 테이스트가 전무하고, 독립 영화로서 실험적인 시도를 한 것도 아니며, 유치한 각본, 허접한 연출, 배우들의 발연기가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루 저예산 독립 영화란 걸 감안해도 좀비물로선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수준의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흥행 성적은 전국 관객 동원 수 897명이다.

덧붙여 본작에서 웃찾사 출신 개그 우먼이자 현재는 맛있는 녀석들의 신 멤버로 잘 알려진 ’홍윤화‘가 좀비 단역, 개그 콘서트 출신 개그맨 ’김기리‘가 군인 단역으로 등장해서 기억에 남는다.


덧글

  • 잠본이 2022/05/24 12:35 #

    1970년대가 아니라 2020년대에 만들어졌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내용이군요(...)
    역시 망작은 시대를 가리지 않(으잉?)
  • 잠뿌리 2022/05/24 14:39 #

    1981년에 나온 한국 좀비 영화 괴시가 더 나은 수준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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