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괴담 (2022) 2022년 개봉 영화




2022년에 ‘홍원기’ 감독이 만든 한국 공포 영화.

내용은 10가지 공포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스토리다.

타이틀은 ‘서울괴담’이지만 본편에 수록된 내용들은 서울이란 배경과는 무관한 내용이라서, 타이틀과 본편 내용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본작을 만든 ‘홍원기’ 감독은 2020년에 넷플릭스에서 한국 옴니버스 공포 드라마 ‘도시괴담’을 만든 적이 있고. 본작 역시 옴니버스물이란 걸 감안하면 도시괴담의 뒤를 잇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본편 스토리는 ‘터널’, 빨간옷‘, ’치충‘, ’혼숨‘, ’층간소음‘, ’중고가구‘, ’혼인‘, ’얼굴도둑‘, ’마네킹‘, ’방탈출‘ 등 총 10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러닝타임이 무려 120분가량 되는데, 전작인 도시괴담’은 단편보다 더 짧은 5분짜리 숏필름으로 매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2분가량의 엔딩 스텝롤이 올라가 본편 내용이 사실상 3분밖에 안 됐던 반면. 본작은 에피소드별 엔딩 스텝롤이 나오지 않아서 평균 분량이 더 늘어났다.

‘혼자서 숨바꼭질’의 줄임말로 한국에서 유행했던 강령술인 ‘혼숨’을 제외하면 실제 괴담에서 모티브를 얻은 에피소드는 없다.

‘층간소음’, ‘중고가구’, ‘방탈출’ 정도는 실제 괴담과는 무관하지만 한국적인 소재로 다가왔고, ‘혼인’은 영혼 결혼식을 소재로 한 거라 본편에 나온 단편 중 유일하게 흥미로웠다.

전작 도시괴담과 마찬가지로 본작 역시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하나 같이 개연성이 떨어지고,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없다. 그저, 한순간의 공포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다른 모든 걸 배제한 느낌을 준다.

기승전결을 갖출 생각을 안 하고, 반전 요소를 넣겠다고 존나 뜬금없는 전개와 결말을 남발하기까지 해서 에피소드 각각의 스토리적 완성도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치충’ 에피소에서는 치과 의사가 진료를 보다가, 환자의 잇몸을 절개하니 이상한 기생충이 나와서는, 갑자기 환자가 좀비처럼 변해서 의사와 간호사를 물어뜯고. 치과에 있던 사람들 죄다 좀비로 변하면서 끝나는 내용이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얼굴도둑 ’에피소드에서는 화장품 매장 직원인 주인공이 SNS에서 외모로 뜨고 싶지만 그러질 못하니 남의 SNS에 자기 얼굴 사진 올리는 거 포샵이라고 욕하다가, 본인도 얼굴 포샵질을 했는데 갑자기 휴대폰 액정 화면에서 귀신 손이 튀어나와 주인공의 뺨을 뜯어서 죽이는 내용이라 이게 대체 뭐 하자는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다.

층간소음‘’ 에피소드에서는 이사온 날부터 벽에서 들리는 충간소음에 괴로워하던 주인공이 옆집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데이트 약속 잡고 찾아갔더니, 집은 텅 비어 있고 벽에는 시체가 묻혀 있어서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순간 지진이 일어났다가 알 수 없는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결말이라 이쯤되면 의식이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날아간 기분마저 든다.

전작 도시괴담이야 넷플릭스용 드라마니까 화 단위의 숏필름이니까 그렇게 만들어도 되는데, 극장용 영화를 그런 식으로 만드니까 번지수를 잘못 찾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극장용 영화 기준으로 옴니버스 방식의 영화는 보통, 열고 돋는 오프닝/엔딩 시퀀스를 제외하면 본편에 수록된 내용의 3~4개 정도가 일반적인데. 본작은 그 공식을 뒤엎고 밑도 끝도 없이 에피소드 10개를 쑤셔 넣은 것이라서, 근본적으로 무리수를 던진 것이었다.

근데 사실 본작은 애초에 영화 자체의 내용물로 온전히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고, 영화 외적인 부분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 본말전도된 구석이 있다.

정확히는, 인기 아이돌 그룹 가수들을 대거 배우로 기용한 점이다.

본작에 출현하는 아이돌 그룹 가수들은, 몬스타엑스의 ‘셔누’, 비투비의 ‘이민혁’, 우주소녀의 ‘엑시’와 ‘설아’, 골든 차일드의 ‘봉재현’, 오마이걸의 ‘아린’, 인피니트의 ‘호야’, 전리블리즈의 ‘서지수’, 더보이즈의 ‘주학년’ 등등으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싱글 가수 알렉사도 출현한다)

보통은, 이런 류의 저예산 영화에서 영화의 홍보 수단으로서 아이돌 그룹 가수 출신 배우를 한두 명 정도 기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본작은 무슨 물량으로 승부를 보듯이 대인원을 동원하고 있어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의 역사에서 영화 한 편 기준으로 아이돌 그룹 가수 배우를 이렇게 많이 기용한 작품은 본작이 거의 유일하다.

1998년에 나온 ‘세븐틴’은 젝스키스, 2000년에 나온 ‘평화의 시대’는 ‘HOT’, 2007년에 나온 ‘꽃미남 연쇄 테러 사건’은 ‘슈퍼 주니어’ 멤버들이 주조연으로 나와서 아이돌 그룹 가수 배우들이 대거 출현해도. 그룹 자체는 딱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본작은 무슨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마냥 남녀 가리지 않고 여러 그룹에서 이 멤버 저 멤버 쏙쏙 빼서 출현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가수 출신 배우는 거의 대부분 연기로 전향한 게 아니라, 가수 활동과 연기를 겸하는 것이라 스크린 데뷔인 경우가 많고, 전문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연기력이 떨어져 단지 출현하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두고 있으며, 해당 아이돌의 팬에게만 어필하고 있어서 티켓 파워도 약하고, 화제성도 떨어져 유명무실함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고. 본작 역시 거기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본작이 옴니버스 스토리로 각 편당 평균 러닝 타임이 10분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 극히 짧은 내용이다 보니. 애초에 아이돌 배우들이 아이돌 가수 출신이란 편견을 깨고 연기력의 포텐셜을 터트릴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본인이 출현한 에피소드가 순식간에 끝나 버리기 때문에, 그 배우들 입장에선 좀 억울할 만한 부분도 있다.

비아이돌 출신으로 영화 ‘반도’,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 출현한 ‘김도윤’과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거울 속으로’, ‘요가학원’ 등 한국 공포 영화에 몇 번 출현한 ‘이영진’도 나오지만.. 그들 역시 출현 분량이 극히 짧아서 연기를 뽐낼 순간이 없었다.

결론은 비추천. 옴니버스 영화지만 그걸 감안해도 각각의 에피소드가 개연성이 없고 기승전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그저 공포 장면 하나 보여주려고 스토리를 냅다 던져 전반적인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아이돌 그룹 가수 출신 배우를 지나치게 많이 기용해 영화 자체의 재미나 작품성이 아니라 아이돌 팬덤에 흥행을 의존한 안이함마저 느껴지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영화를 보던 관객이 영화가 다 끝나기도 전에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떠도는데. 그게 그럴 듯한 이야기인 게, 러닝 타임이 120분이라 2시간이나 돼서 쓸데 없이 긴 데다가, 아이돌 팬덤에 의존한 영화인데 아이돌 그룹 1개가 아닌 여러 개를 대상으로 남녀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출현시키니. 아이돌 팬들이 영화 보러 가서 자기 최애 아이돌 나오는 에피소드만 보고 중간에 나갔어도 이상하지 않다.


덧글

  • 역사관심 2022/05/23 05:22 #

    이런 기획은 참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꼭 스토리/개연성이 없다는 평이 대부분이라 보기 싫어져버리곤 한다는... 이 작품도 혹시나하고 읽었더니 역시나네요 에휴...;
  • 잠뿌리 2022/05/24 11:10 #

    옴니버스 방식이라고 해도 에피소드 내에 기승전결이 있고 개연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냥 무서운 장면 하나 보여주려고 최소한의 기본도 지키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 잠본이 2022/05/23 09:42 #

    감독이나 투자자가 꿈 꾼 거 그냥 정리해서 영화로 박아버린 걸까요(...)
  • 잠뿌리 2022/05/24 11:11 #

    본편 내용이 너무 맥락 없는 이야기가 많아서 단편적인 꿈 같은 느낌도 듭니다.
  • rumic71 2022/05/23 12:35 #

    일본에서 사망탑 개봉했을때 브루스 리 죽는 장면까지만 보고 다들 극장 나갔다는 에피소드가 연상되는...
  • 잠뿌리 2022/05/24 11:12 #

    영화로서 작품 자체보다 배우의 인기에 의존하면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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