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에 ‘Sega Technical Institute(세가 테크니컬 인시튜트)’에서 개발, ‘SEGA(세가)’에서 세가 제네시스(메가 드라이브)용으로 발매한 플랫폼 게임. 북미 쪽에서 3월에 발매했고, 일본에서는 5월에 ‘カメレオン キッド(카멜레온 키드)’란 제목으로 발매했다. 개발사인 세가 테크니컬 인시튜트는 약칭 SIT로 불리는 세가의 미국 개발부로 ‘딕 트레이시’, ‘소닉 더 헤지혹 2’, ‘소닉 더 헤지혹 3’, ‘소닉 스핀볼’, ‘소닉 앤 너클스’, ‘코믹스 존’, ‘다이하드 아케이드’ 등을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내용은 미국 어딘가에 있는 오락실 ‘와일드 사이드’에서 최첨단 홀로그램 가상현실 게임기가 있어서 인기를 끌었는데, 실은 그 게임 내용이 만들어진 가상현실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라서 게임 속 보스가 게임에서 빠져나와 게임을 즐기던 아이들을 납치해 게임 안에 가두고. 아이들을 구출할 유일한 방법이 게임 보스를 쓰러트리는 것이라, ‘키드 카멜레온’이라고 불리는 게임의 달인 ‘케이시’가 아이들을 구하러 게임 속에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방법은 ←, →(좌우 이동), ↓(앉기), ↙, ↘(좌우 포복 전진), A버튼(감속/가속 토글), B버튼(점프), C버튼(특수 능력 사용), A버튼+START 버튼(다이아몬드 파워 사용)이다.
게임 내 아이템은 다이아몬드, 앙크(1UP), 시계(제한 시간 증가) 등의 3가지 밖에 없는데. 플랫폼 게임으로선 드물게 스코어(점수)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스코어 아이템처럼 생긴 다이아몬드는 일정한 개수를 소비해 통칭 ‘다이아파워’라는 특수 능력을 발동하는데 사용되는데, 20~49개에서 특수 능력 1. 50~99개에서 특수 능력 2 등 총 2가지 기술들이 있다.
후술할 변신 폼에 따라서 다이아파워의 종류도 달라진다. 다이아파워의 효과는 체력 회복, 배리어, 무적, 적의 속도 감속, 스네이크 다이아(유도탄), 다이아 월(벽 공격), 다이아 발사(탄막 전개), 다이아 샤워(폭격) 등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본작의 가장 큰 특징은 변신 시스템과 다양한 블록의 종류에 있다.
타이틀 ‘키드 카멜레온’가 의미하는 게, 주인공이 변신을 한다는 뜻인데. 특별한 능력이 없는 ‘키드 카멜레온’를 기본 폼으로 하고, ‘아이언 나이트(일본판: 아이언 키드)’, ‘레드 스텔스(일본판: 사무라이 키드)’, ‘버서커(일본판: 크래쉬 키드)’, ‘매니엑스(일본판: 액스 키드)’, ‘저거노트(일본판: 탱크 캐드)’, ‘마이크로맥스(일본판: 플라이 키드)’, ‘아이클롭스(일본판: 플래쉬 키드)’, ‘스카이커터(일본판: 제트 키드)’, 사이클론(일본판: 사이클론 키드)‘ 등등. 총 9개 타입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변신을 하려면 P 블록을 점프해서 들이박았을 때 드랍되는 헬멧 아이템을 입수해야 하고. 변신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 변신 상태일 때는 변신 폼 자체의 생명력도 추가돼서, 이 생명력을 다 잃으면 변신 시간이 남아 있어도 자동으로 변신이 해제된다.
각각의 변신 폼에 따라 고유한 특수 능력이 추가되고. 그 능력을 사용해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구간이 다수 있어서 게임 플레이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아이언 나이트‘는 머리 꼭대기가 사각진 철투구를 쓴 기사인데 특수 스킬이 벽 기어오르기로, 벽에 붙어서 C버튼을 연타하면 벽을 붙잡고 기어오를 수 있고, 발판 벽돌도 점프해서 발로 찍으면 부술 수 있다.
’레드 스텔스‘는 빨간 갑옷의 사무라이로 특수 스킬이 검술로 C버튼을 누르면 검을 휘둘러 공격, 점프+C버튼을 누르면 칼로 찍기 공격을 가해서 발판 블록을 파괴할 수 있다.
’버서커‘는 뿔 달린 미식 축구 헬멧으로 A버튼을 꾹 눌러 가속을 하면서 달리기를 할 때 머리를 들이밀어 정면의 벽을 파괴할 수 있으며, 정면 방향 기준으로 파괴가 불가능한 쇠블록을 한 번에 쭉 밀어버릴 수도 있다.
’매니액스‘는 13일의 금요일 컨셉의 하키 마스크 쓰고 도끼를 든 모습으로, 도끼를 던지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고. ’저거노트‘는 탱크에 탄 해골 전차병으로, 해골 포탄을 쏠 수 있고 탱크의 차체가 길어 1블럭 단위의 구멍에는 빠지지 않고 한 번에 지나갈 수 있다.
’마이크로맥스‘는 날개 달린 소인으로 벽을 딛고 점프하는 벽 딛기 점프가 가능하며, 기본 사이즈가 소형이라 1블록 단위의 공간을 통과할 수 있다.
’아이클롭스‘는 고글을 착용하고 레이저 건을 든 병사로 전방으로 넓게 확산되는 빔을 쏠 수 있고, 숨겨진 블록을 찾아낼 수 있으며, ’스카이커터‘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강제 이동해서 수동으로 멈출 수 없지만 C버튼을 눌러 중력을 뒤집어 천장 벽에 달라붙어 특수 이동이 가능하다.
’사이클론‘은 날개 달린 투구를 쓴 모습으로 나와서 C버튼을 연타하면 격렬히 회전하면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다.
변신 종류도 다양하고, 컨셉과 능력도 제각각 다르며, 게임 디자인의 특성상 특정한 변신 폼으로 진행을 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구간이 많아서 게임 디자인적인 부분의 설계가 훌륭하며, 변신 플레이의 재미가 쏠쏠하다.
가속 대쉬, 점프, 블록 격파 등만 보면 딱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스타일인 플랫폼 게임이라, 슈퍼 마리오 아류작 아닌가 싶어도 변신 시스템을 워낙 잘 만들어서 독창적인 게임이라고 할 만하다.
플랫폼 게임으로서 슈퍼 마리오랑 비슷하면서도 또 전혀 다른 점이, 블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또 그게 게임 내 맵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아이템을 드랍하는 알파벳 P가 새겨진 블록부터 시작해 파괴 가능한 블록, 파괴 불가능한 블록, 사라지는 블록,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블록, 발을 딛으면 튕겨져 오르며 점프력이 대폭 증강하는 블록, 미끄러지는 블록, 머리로 박으면 카운트 후 1회 상승했다가 추락하는 블록, 닿으면 블록을 파괴하는 침탄을 발사하는 블록, 딛으면 데미지를 입는 드릴 블록, 머리로 박으면 한 칸 위로 상승해서 멈추는 블록 등등. 온갖 블록이 다 나오고, 각 블록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거기에 대응하며 변신 폼을 바꿔가야 하는 게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다.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은, 스테이지 어딘가에 있는 깃발을 찾아내 거기에 닿으면 되는데. 깃발을 찾는 과정이 쉽지가 않다.
깃발을 찾는 과정에서 나오는 맵 디자인과 블록이 배치된 것에 딱 맞는 변신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이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고 구성이 빡빡해서 플레이어의 컨트롤 테크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퍼즐 액션 게임 요소가 존나게 어렵다.
가뜩이나 어려워 죽겠는데 스테이지 수는 또 미친 듯이 많아서 게임 난이도가 천장을 뚫고 치솟아 오른다.
게임 내 총 스테이지 숫자가 무려 103개! 그 103개 중에 실제로 깃발을 찾아서 이동하는 구간과 보스전을 다 합치면 약 70여 개 정도 되고, 나머지 30여 개는 깃발을 찾는 도중에 나오는 공간이동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맵이다.
근데 스테이지 클리어 이후의 세이브 요소는 일절 없고, 스테이지 셀렉트 패스워드도 기본 지원하지 않아서 게임 지니 같은 치트 엔진을 사용해야 하니 총체적 난국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영상별 평균적으로 게임 클리어 시간이 100분 좀 넘게 걸리던데, 이게 90년대 당시 플랫폼 게임 기준으로 보면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거다.
게임 플레이 타임이 기니까, 게임 볼륨이 크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 그게 오히려 독이 되어 게임 플레이 진입 장벽을 높여서 매니아 지향적인 게임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게임 디자인을 잘되어 있고 게임 플레이가 재밌어도, 보통 사람은 학을 떼고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
그 밖에 게임 내 보스는 ’헤디 메탈‘이라고 해서 대머리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보스가 등장하는데. 이 보스가 큼직한 눈동자로 플레이어가 잇는 방향을 쏘아보고, 플레이어의 공격에 맞아서 죽을 때는 눈알이 빠져나가 눈구멍이 텅 빈 채 발광하다 소멸하며, 최종 보스 버전일 때는 수십 개의 눈동자가 박힌 모습을 하고 나왔다가, 최후에는 머리가 반쪽으로 양분되면서 쓰러지니 보스 디자인과 최후 연출이 기괴하기 짝이 없어 좀 제작진의 악취미 같다.
결론은 추천작. 퍼즐 액션 게임적인 부분이 점점 갈수록 어렵고 스테이지 수도 너무 많아서 전체적인 게임 난이도가 지랄 맞게 높아서 일반 유저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매니아 지향적인 게임이 된 문제가 있긴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효과가 있는 블록과 그 블록에 대응하면서 9가지 타입으로 변신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이 재미있어서 메가 드라이브용 게임 중에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국내에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오락실에서 시간타임용 메가 드라이브 게임 중에 단골 소프트이기도 했고, 데모 및 에뮬 게임을 모아 놓은 PC게임방 CD에 자주 들어간 게임으로 나와서 그렇다.
덧붙여 본작의 엔딩 스텝롤 때 나오는 개발진 이름을 보면 현재의 네임드 스텝들을 확인할 수 있다. ’크래쉬 밴디쿳‘, ’라쳇 & 크랭크‘ 시리즈의 디자이너인 ’마크 체르니‘가 프로그래머로 참여했고, 게임 디자인으로 참여한 ’그레이엄 베일리스‘는 훗날 ’모탈 컴뱃 2‘의 프로듀서와 ’인저스티스 2‘의 추가 프로듀서를 맡은 바 있다.
아트로 참여한 ’쥬디 토토야‘는 ’야마구치 야스시‘가 메가 드라이브 게임 개발 당시 사용한 닉네임으로, 소니 더 헤지혹 2의 수석 아티스트이자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서 당시 소닉 팀이 주최한 내부 콘테스트에서 ’테일즈‘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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