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물밑에서 온다 (D-Railed.2018) 2022년 영화 (미정리)




2018년에 ‘데일 파브리가’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 원제는 '디-레일드'. 한국판 번안 제목은 '그것은 물 밑에서 온다'이다.

내용은 할로윈 데이 이벤트로 열차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고 사건의 진범을 밝히는 추리 게임 컨셉의 ‘살인 미스터리 기차’에 참가한 승객들이, 열차 강도를 만났다가 기차가 탈선해 철교 아래 강가에 떨어진 후. 강물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습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메인 스토리가 온전한 영화 한 편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이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살인 미스터리 기차’라고 해서, 승객들이 기차에 탑승하면 가상의 사건이 발생하고. 승객 중 한 명이 범인 역할을 맡고 있어 다른 승객들이 추리를 해서 사건의 진범을 밝히는 살인 게임이 시작된 것인데. 이게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몇몇 승객이 열차 강도라서 다른 승객들한테 금품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기차 사고가 발생해 기차가 선로를 이탈해 강물에 풍덩 빠졌는데.. 그 사고에서 살아남은 승객들이 강물 깊은 곳에서 나타난 이형의 괴물들한테 습격당해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가 되어 버려 진짜 무슨 의식의 흐름 수준으로 막 나간다.

요약하자면, 살인 미스터리 기차 < 열차 강도의 하이재킹 < 열차 전복 사고 이후의 괴물의 습격. 이렇게 진행을 하는데. 서로 간의 접점이 하나도 없이 전부 즉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만약 괴물의 습격을 메인으로 삼고, 살인 미스터리 기차, 열차 강도의 하이 재킹을 도입부로 삼았다면 그래도 크리쳐물에 충실했을 텐데. 앞선 두 파트의 이야기가 전반부, 괴물의 습격이 후반부로 분량을 딱 절반씩 나눠 갖고 있어서 분량 조절에 완전히 실패해 버렸다.

괴물의 습격은 무슨 이유는커녕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발생한 것이고. 영화 끝날 때까지 괴물의 정체가 밝혀지지도 않아서 급조된 티가 많이 난다.

한국판 포스터에는 물 속 그것과 인간의 처절한 살육전이라고 거창한 문구가 적혀 있지만. 괴물이 나오기도 전에 앞에 벌어진 사건 사고 때문에 등장 인물의 절반 이상이 죽어 나가서 생존자 수가 달랑 5명밖에 안 되고. 이들이 괴물을 피해 도망다니는 전후 과정이 되게 허접하고 시시하게 그려져서 극적인 맛이 전혀 없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여주인공이 괴물에게서 벗어나는데 성공하지만, 이것도 무슨 기지를 발휘해서 탈출한 게 아니고. 다 죽고 혼자 남으니 더 이상 괴물이 습격해오지 않아서 그냥 문 열고 건물 밖으로 나간 것이라 되게 허무하다.

뒤이어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이 여주인공은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유령이었고. 열차 전복 사고가 벌어진 시점에서 모든 사람이 사망한 것이라, 여주인공이 목격한 괴물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망자가 죽음을 피해 달아나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란 뉘앙스의 대사가 나와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망자가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걸 형상화했다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앞에 나온 살인 미스터리 기차, 열차 강도 하이 재킹 파트가 완전 쓸데없는 내용인데 불필요하게 분량을 늘린 것이 되어 버려서 어떻게 봐도 거지 같다.

모처럼 몬스터 디자인은 잘 뽑혔는데 몬스터를 활용할 생각은 하지 않으니 감독이 뭐가 중한지 모르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게 있다면, 괴물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고. 작중 괴물이 사람을 해칠 때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씬이 인상적이란 거다.

기본적으로 녹색 피부에 털이라고는 한 올도 없는 미끈하고 축축한 인간형 괴물로, 얼굴에 눈과 코가 없이, 입만 달려 있는데 이 입이 쩍 벌어진 입 안에 작은 입이 또 있고 2개의 입 사이로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난 끔찍한 형상을 하고 있다.

저예산 영화의 한계인지, 아니면 감독의 연출력 부재인지 몰라도 이 괴물이 작중 인물들을 몰살시키는데 거의 대부분 해치는 장면을 생략하고 그냥 넘어가다가, 막판에 가서 딱 한 명. 직접적으로 해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괴물의 입 안에 희생자의 겁에 질린 얼굴이 노출돼서 무슨 괴물 가죽을 뒤집어 쓴 것처럼 나왔다가, 입이 다물어지면서 실은 입안에 희생자의 얼굴만 남아 있는 걸 와작 씹어먹는 씬이라서 그 장면 하나만큼은 호러블해서 괜찮았다.

결론은 비추천. 한국판 번안 제목과 줄거리를 보면 해양 몬스터의 공격을 소재로 한 크리쳐물인데, 실제로는 추리 게임에서 시작해 열차 강도 범죄물이 됐다가, 갑자기 몬스터의 습격을 그린 크리쳐물이 된 후. 고스트물로 마무리가 되어 본편 스토리가 개연성은 물론이고 일관성이 전혀 없어 의식의 흐름 수준으로 진행을 하여 전반적인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대단히 떨어지는 작품이다. 모처럼 괜찮게 뽑힌 몬스터 디자인이 아까운 수준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비숍’ 역을 맡았던 ‘랜스 핸릭슨’이 출현하고, 한국 포스터에도 그걸 큼직하게 써 붙였지만, 실제로 작중에서 랜스 핸릭슨의 비중은 카메오 출현 수준이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도 아니고, 영화 끝날 때쯤에 등장해 사건의 진상에 얽힌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는 ‘매니’라는 이름의 열차장 단역으로 등장한다.


덧글

  • 블랙하트 2022/05/08 19:26 #

    한국 제목은 1955년 영화 'it came from beneath the sea (놈은 바닷속으로부터 왔다)'에서 가져온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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