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에 ‘カプコン(캡콤)’에서 아케이드(오락실)용으로 만든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미국 TSR사에게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서 나온 ‘던전 앤 드래곤즈’의 액션 게임 버전이다.
내용은 4명의 모험가들이 모험을 떠났다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리치 ‘데이모스’를 때려잡는 이야기다.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는 파이터(디폴트 네임: 크라서스), 클레릭(디폴트 네임: 그렐던), 엘프(디폴트 네임: 루시아), 드워프(디폴트 네임: 딤스제일) 등 총 4명이고. 최대 4인용의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며 동일한 캐릭터를 중복해서 고를 수는 없다.
각 클래스별 캐릭터는 디폴트 네임이 있지만, 게임 시작 때 원하는 이름을 지어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파이터’는 HP, 내구력이 높고, 공격 리치가 가장 길어서 물리 전투에 특화되어 있고, ‘클레릭’은 공격 리치는 짧지만 방패 방어력이 높아서 가드 가능한 범위가 넓고, 치유, 버프, 매즈 등의 회복/보조 마법 사용이 가능하고 A+B버튼을 누르면 터닝 언데드를 무한정 사용해 언데드 몬스터를 일격사시킬 수도 있다.
‘엘프’는 HP가 제일 낮지만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있고 구울의 마비 공격에 면역되어 있으며, 이동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고, ‘드워프’는 공격 리치가 짧지만 공격 속도가 빠르고 수면, 석화 등의 특수 내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각 클래스의 특징과 자기 고유의 영역이 명확히 나누어져 있어서 멀티 플레이를 할 때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서 문자 그대로 진정한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다.
D&D와 같이 능력치가 HP(체력), AC(아머 클래스=방어력), STR(힘), CON(건강), DEX(민첩성), INT(지력), WIZ(지혜), CHA(매력)의 스테이터스표로 세분화되어 있고, 레벨업도 가능하지만... 레벨업시 HP만 사용하고 엘프, 클레릭 등의 주문 사용자만 레벨별 마법만 새로 익히는 수준이다.
D&D의 가치관도 표시되어 있긴 한데, 게임 진행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을뿐더러. 전 캐릭터가 다 L(로우풀) 성향으로 나와서 뭔가 좀 튀는 캐릭터가 없다.
스테이지 진행상 마법 무기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도 사실 무기 스킨이 달라지는 것도, 무기에 따른 특수 능력치 추가되는 것도 아니라서 별로 체감은 안 된다. D&D 원작 룰을 생각해 보면 그냥 단순히 보너스 수정치가 붙은 매직 웨폰이라서 그런 것 같다.
경험치와 소지금이 따로 분류되어 있는데, 돈을 입수할 때 경험치도 조금씩 오르지만, 소지금으로 할 수 있는 게 상점에 가서 소비형 무기와 회복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밖에 없어서 게임 플레이 도중 드랍되는 돈을 억척같이 모을 필요가 없다. 다만, 보석류는 경험치를 많이 올려주기 때문에 눈에 보일 때 닥치는 대로 모아야 한다.
게임 조작 방법은 8방향 이동, A버튼(공격), B버튼(점프), C버튼(무기 및 마법 사용), D버튼(무기 및 마법 셀렉트)다.
점프 공격과 점프 후 ↓+A버튼을 추가로 눌러 내려 찍기 공격을 가해 바닥에 쓰러진 적에게 다운 공격을 할 수도 있다.
정면 방향 기준으로 →→를 누르면 달리기를 할 수 있고, 거기서 공격 버튼을 또 누르면 달리다가 베기. →+A버튼을 누르면 강공격, ←+A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방패막기를 할 수 있다.
기본 공격은 콤보 공격 후 피니쉬를 가해 적을 쓰러트릴 수 있지만.. 첫타를 명중시켰을 때 피니쉬 동작까지 끝까지 칠 수 없고, 상대를 빨아들이는 기능도 없다.
기본 콤보 공격 시, 적이 공격을 한 대 한 대 맞을 때마다 뒤로 조금씩 밀려나 넉 백 효과가 있어서, 무기의 사거리가 짧은 캐릭터의 경우, 피니쉬 동작이 나오기도 전에 적이 멀어져 공격이 끊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설상가상으로, 적이 연속 공격에 맞다가 갑자기 가드를 하거나, 공격이 빗나가는 경우도 생겨서 피니쉬 공격까지 이어지기가 어렵다.
공격의 위력도 균일하지 않고 들쭉날쭉한데, 이게 TRPG의 주사위 굴림을 게임 시스템에 적용해서 공격의 위력과 명중에 대한 주사위 굴림이 적용된 것이라서 그렇다.
체력 그래프만 해도 당장 눈에 보이는 그래프의 길이가 길어 보여도, 실제 적용된 체력은 두 자리 숫자로 레벨이 낮은 초반부는 10이 조금 넘는 수준인데, 적의 공격은 기본적으로 1D6 주사위 굴림 기준으로 1에서 6 사이에 무기 데미지까지 더해지니, 아무리 플레이어 쪽이 체력이 가득 차 있어도 적의 공격을 서너 번 잘못 맞으면 그대로 죽어버릴 정도다.
CPU의 행동 패턴이 영악해서 리치가 긴 무기를 들거나 원거리 무기를 가지고 플레이어와의 거리를 충분히 벌려서 공격을 가해오는 것부터 시작해, 거리 간격이 좁아져 가까이 붙으면 플레이어의 공격을 이리저리 잘 피해 다니고, 후술할 아이템 중 ‘오일’을 바닥에 깔아 불을 질러 놓았을 때. 그게 눈앞에 보이면 절대 다가가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처음 플레이를 하면 일반 잡졸을 상대하기도 벅차다.
보스까지 안 가더라도 잡졸들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죽을 수도 있다. 일 대 다수 싸움이 기본이라 플레이어 캐릭터의 강력함이 일당백 수준인 기존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플레이 감각과 전혀 다르다.
기존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을 생각하고 무심코 플레이를 하면 게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입부에서 코볼트와 놀한테 떡실신 당해 게임오버당할 수도 있다.
잔기의 개념이 없어서 한 번 죽으면 그대로 게임 오버다.
메가 크래쉬 공격 같은 것도 전혀 없어서 잡졸한테 둘러 싸여서 공격당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메가 크래쉬 공격의 위기 회피 공격이 얼마나 유용했는지 새삼 느껴지는 부분이다.
강공격과 방패 막기는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1991)’에 나온 시스템인데. 강공격은 타이밍을 맞춰 쓰는 게 아니라 레버 입력+버튼 조합으로 바로 나가서 쉽게 사용할 수 있고 가드 쪽이 방패막기로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가드 상태를 유지하고 뒷걸음질을 쳐 이동할 수도 있어서 사용하기 쉽다.
하지만 강공격의 위력이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처럼 강력하지 못해서 넉다운 효과도 없고. 방패막기는 사용하기 편한 것에 비해 가드 성능 자체가 낮아서 덩치 큰 적이 온몸을 던져 덮쳐올 때는 전혀 막아낼 수 없다.
↓+B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바닥에 쪼그려 앉을 수 있고, 이때 이동 및 공격이 가능하다. 앉은 상태에서 정면 방향 기준으로 ↘+B버튼을 누르면 슬라이딩, ↙+B버튼을 누르면 뒤구르기를 할 수 있고, 앉은 상태에서 일어설 때 타이밍에 맞춰 A버튼을 누르면 가속 대쉬 베기가 가능하다.
후속작에서는 이 가속 대쉬 베기와 슬라이딩이 파동권 커맨드(↓↘→+A)로 매우 간단하게 나갔는데, 본작에서는 전자는 앉은 자세에서 파생된 기술들이라 무조건 앉기부터 시전해야 하는 상황에, 전자는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버튼을 눌러야 하고. 후자는 앉은 상태에서 일어나기 전에 재빠르게 레버+버튼을 추가로 입력해야 하니 진짜 사용하기 너무 불편하다.
무기는 대거(단검), 쓰로잉 햄머(투척용 망치), 애로우(화살), 오일(화염병)의 4 종류가 각각 사용 횟수 제한이 있다.
쓰로잉 햄머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다가 적을 맞추면 기절 상태에 빠트리면서 튕겨 올라 그 뒤에 적이 있으면 또 맞출 수 있고, 오일은 바닥에 떨구어 깨지면서 불꽃이 치솟는 것으로, 바닥에 불꽃이 지속되는 한 가까이 다가온 적을 불태울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플레이어 캐릭터가 가까이 가도 불에 대인다는 거다.
이 1회용 무기들은 게임 플레이 도중에 적을 쓰러트리거나, 상자를 열었을 때 드랍되고, 상점에서 돈을 주고 구입할 수도 있다.
마법은 ‘엘프’, ‘클레릭’만 사용 가능하고, 사용 횟수 제한이 있다.
본래 D&D 원작 TRPG에서는 하루에 주문 사용 횟수 제한이 있고 메모라이즈를 통해 그날그날 사용할 주문을 외워놓는 방식인데. 본작은 액션 게임이라서 스테이지 클리어를 기준으로 메모라이즈 처리되어 주문이 회복된다.
그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게임 플레이 도중 ‘스크롤(마법 두루마기)’를 입수하는 방법밖에 없다. 보통은 드랍 아이템으로 나온다.
주문이 담긴 ‘반지’ 아이템이 나와서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캐릭터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이 경우 드랍율이 너무 낮은 문제가 있어서 효율이 좀 떨어진다.
보물상자는 아래에서 위쪽으로 다가가 A버튼을 누르면 열 수 있고,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A버튼을 눌렀을 때 보물상자를 냅다 집어 들어서 접촉 방향에 따라 상호 작용이 달라진다.
보물상자를 집어 던졌을 때 적을 맞추면 데미지를 줄 수 있지만, 위력이 너무 낮아서 기존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에서 오브젝트를 집어 던져 적을 맞추는 걸 생각하면 안 된다.
무엇보다 상자를 집어서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가 던지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느릿해서 빈틈투성이라서, 리얼함을 추구해서 넣은 거지 물건 집어 던져서 맞추라고 넣은 기능이 아닌 것 같다.
트랩이 설치된 보물상자도 있어서 낙석, 화살, 불꽃, 수면 가스, 석화 레이저 등의 트랩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상태 이상에 걸리면 레버를 좌우로 흔들어 풀어야 되는데, 그 이전에 D&D의 내성 굴림도 적용되어 있어서, 석화 같은 거 잘못 걸리면 그대로 골로 간다.
보스들은 거대 몬스터가 많은데 D&D 원작 룰 설정을 매우 충실하게 구현해서 디테일이 좋다.
‘디스플레이어스 비스트’의 촉수와 분신 기믹, 물리 공격으로 죽이면 되살아나서 불에 태워 죽여야 하는 ‘트롤’의 재생성, 눈을 뜨고 있을 때 마법을 사용하면 바로 캔슬시켜 버리는 ‘비홀더’의 디스펠 능력. 불 면역 기본 탑재에 브레스가 하루 3번 사용 횟수 제한이 있는 ‘드래곤’ 등등. 롤플레잉 게임이 아니라 액션 게임인데 이만큼 원작 룰을 재현한 게임은 보기 드물다. (드래곤의 하루 브레스 사용 횟수 제한 3회는 D&D 클래식 및 AD&D 시절의 룰이다)
근데 이 재현이 너무 충실한 나머지, 최종 보스인 ‘데이모스’는 공략 난이도가 지독하게 높아졌다.
그게 데이모스는 ‘리치’라서 텔레포트, 미러 이미지, 애니메이트 데드, 윌 오브 파이어, 라이트닝 볼트, 파이어 볼, 메테어 스웜 등 각종 마법을 사용하고. 리치의 종족 특성상 접촉시 상태 이상 마비에 걸려서 평타를 쳐도 마비가 추가되고, 레벨 이하의 공격 마법에 면역되어 있어서 플레이어 측의 매직 미사일,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가 전혀 통하지 않으며, 소비형 무기도 단검, 망치, 오일은 통하지 않고 화살만 먹히기 때문에 진짜 지질맞다.
후속작에서는 레벨 10 이상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한 시점에서 ‘아이스 스톰’ 같은 마법도 펑펑 써재낄 수 있는데. 본작은 레벨 1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최종 스테이지에 돌입할 때쯤에 고레벨 공격 마법은 한두 개 정도밖에 익힐 수 없는 데다가, 그 고레벨 공격 마법이 ‘클라우드 킬’과 ‘아이스 스톰’인데. 리치는 언데드라 클라우드 킬이 먹히지 않고, 아이스 스톰만 유일하게 통하지만.. 게임 레벨링 특성상 이걸 자력으로 배울 만큼 키울 수 없고. 드랍용 아이템으로 나오기를 기도해야 해서 결전 병기용으로 못 쓴다.
게임 선택지에 따라 루트가 갈라지는 루트 분기가 있고. 선택지가 나오지 않아도 플레이어의 게임 진행 방향에 따라서 싸우는 장소가 바뀌기도 하며, 숨겨진 장소들도 있어서 다회차 플레이를 할 만하다.
루트 분기 중에 특히 상인의 딸 구출과 요새 구원의 결과가 극단적으로 나뉘는데. 전자를 고르면 요새가 함락당해 사람들이 전멸당한 걸로 나오고, 후자를 고르면 상인의 딸이 죽어서 상인이 직접 나와 물건을 파니 어느 쪽을 선택하든 좀 뒷맛이 찝찝하지만 그게 곧 루트 분기의 어필 포인트다. (딸이 상점 주인으로 나올 때는 아이템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동굴이나 탑 같은 던전 구조의 스테이지에서는 숨겨진 장소가 보물만 나오는 게 아니라, 몬스터만 가득하거나, 트랩이 나올 때가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엔딩은 2종류인데, 이게 사실 스토리 분기에 따른 멀티 엔딩은 아니고. 컨티뉴를 하지 않고 원코인으로 엔딩을 봤을 때 추가 장면이 나오는 방식이다.
컨티뉴를 해서 엔딩을 보면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간 다음 바로 END 메시지가 뜨고 끝이지만. 원코인으로 엔딩을 보면 그 뒤에 주인공 일행이 새로운 모험의 길에 나서는 추가 장면이 나오며, END 메시지 대신 ‘투 비 컨티뉴’ 메시지가 뜨고, 후속작의 오프닝과 바로 이어진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한마루/DsNO‘에서 번역을 해서 ’파이널번‘용으로 게임 시작 직전의 이름 설정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다 한글화했다.
게임 내 텍스트는 짧고 간단하기는 하지만,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기준으로는 분량이 제법 되는 편이라 은근히 읽을거리가 많다.
결론은 추천작. 동명의 TRPG 게임 룰을 원작으로 삼은 액션 게임으로, 원작 TRPG 룰을 충실하게 구현해서 디테일이 뛰어나지만, 그게 게임의 편의성을 잡아먹을 정도인데 거기에 대응할 만한 대체 기술이 없이 유저의 테크닉만 요구하고 있어서 난이도가 너무 높은 관계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할 분담이 명확한 파티 플레이, 루트 분기, 숨겨진 장소, 숨겨진 보스 등등. 게임을 파고 들만한 요소가 많아서 어렵지만 재미는 있는 게임이다. (음식으로 치면 불닭 볶음면 같다고 할까나)
게임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만, 원작 TRPG 룰을 충실히 재현해서
여담이지만 본작은 1999년에 세가 세턴용으로 ‘던전 앤 드래곤즈 콜렉션’ 수록작, , 2013년에 PS3용으로 ‘던전 앤 드래곤즈 미스타라 영웅전기’의 수록작으로 나왔고, 2014년에는 스팀용으로도 나왔다.
덧글
동전 엄청 갖다가 바쳤는데 말입니다.
방어나 슬라이딩 이런것도 모르고 오락실에서 원코인 해보겠다고 설치던 저의 어린 시절이 부끄럽네요.
지금은 캐렉터 수가 적은 쪽이 1편, 캐렉터 수가 많은쪽이 2편으로 구분합니다
허나, 1에서의 레드 드래곤의 위상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걸 상대한다는것 자체가 굉장히 숙연했고 각오를 해야 되는 난이도 였죠. 그런 긴장감이 있었는데 대중적인 2가 나오면서 1을 욕하기 시작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