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솔루션 엑소시스트 (2011) 2022년 서적




2008년에 케이블 방송 ‘tvN’에서 방영한 동명의 프로그램을, 2011년에 tvN 엑소시스트 제작팀과 김희수, 장혜원 방송 작가들이 책으로 엮어서 출간한 작품.

내용은 원작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내용 중에 ‘빙의’, ‘실종사건’, ‘영혼결혼식’, ‘미스테리’, ‘신내림’ 등 다섯 가지 주제의 사연을 묶은 이야기다.

본작은 원작이 방송 프로그램인데 노벨라이징 작업을 거쳐 소설로 재구성한 게 아니고, 원작 방송의 제작팀과 방송 작가들이 직접 책으로 엮은 것이라서, 본문 내용이 원작과 똑같다.

제보자의 사연 -> 제작진이 제보자를 찾아감 -> 엑소시스트들이 영적 추리를 함 -> 사람 몸에 씌인 귀신을 불러내 대화를 함 -> 솔루션이란 이름의 해결 방안으로 천도재나 굿을 해서 성불시킴. 이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데, 그 전후 과정을 지극히 단순하게 서술하고 넘어가서 그렇다.

정확히는, 엑소시스트의 퇴마를 위한 빌드 업이 아니라, 빌드 업 과정에만 너무 치중해서 퇴마는 그저 거들 뿐인 존재로 간략하게 묘사돼서 문제가 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은 길게 나오는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시점부터 결말까지는 무슨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후다닥 끝내 버린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도, 엑소시스트 본인도 아닌. 옆에서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제작진이니까 관찰자 시점으로 글을 적다 보니 디테일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거기다 무당을 엑소시스트로 명칭을 통일했다 보니, 무당 개개인의 이름을 따로 언급하는 게 드물고. 대부분 엑소시스트라고 모아서 언급하기 때문에 무당 개개인의 캐릭터성이 돋보이지 못한다.

방송으로 보면 굳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도, 화면에 보이는 사람이 다르니까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데. 책으로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다 엑소시스트라고만 하니,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 어렵다.

책 소개에는 방송에서 밝힐 수 없는 내용이 들어갔다 어쨋다 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책 말미에 나오는 엑소시스트들의 인터뷰에서 방송에서 할 수 없었던 사건이 뭐였나고 물어보는 질문에 짧게 답하는 게 전부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책에만 나온 건, 빙의나 신기 테스트 이외에 자잘한 심령 현상에 대한 Q&A(질문 답변) 미니 코너. 그리고 귀신이 씌인 동기나 사연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몇몇 사건에 한정해서, 제작진이 귀신의 시점으로 생각하면서 적은 거라는 후기 설명 정도뿐이다.

다른 건 둘째치고 그 귀신의 시점으로 후기 설명이 좀 유치한 느낌이 강하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함께 폐교 탐방을 갔다가 귀신에 씌인 여자의 사연에서. ‘왜 귀신이 씌었나요?’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엑소시스트들이 인간이 인격이 있듯 귀신도 귀격이 있다면서 노코멘트로 넘어가자, 제작진이 그럼 우리가 알아서 상상해서 후기를 적을게요. 라면서 적은 내용이, 귀신이 여자의 미모에 반해서 ‘니가 이쁘니까 내가 씌인 거야.’ 이렇게 적으니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제작진 측에서는 감성으로 접근한 것 같은데, 책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나마 좀 나은 부분이 있다면, 100% 리얼 미스테리를 표방하면서 광고하는 문구를 책 커버에 큼직하게 써놓은 것 치고는, 책 후기 내용은 나름대로 개념이 있다는 점이다.

의지할 곳이 없이 마지막으로 무속의 힘을 빌리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고, 엑소시스트의 솔루션을 받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바뀌고 극복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서, 제작 의도가 불순한 건 아니란 느낌을 받았다.

결론은 비추천.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는데, 본편 내용은 방영했던 내용과 똑같아서 새로운 게 전혀 없고.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내용 어쩌고 하는 부분은 본문 중에 차지하는 비중도 극히 적고. 내용도 볼 게 없어서 완전 과장 광고 수준이라서, 원작 방송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것이 없어 왜 굳이 책으로까지 나왔는지 이해를 할 수 없는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22/05/01 12:15 # 삭제

    권력층부터 소시민까지 모든 계층을 막론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종종 무속에 의지하는건 한국의 특징인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주류는 아닌것 같아요. 미신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그들이 내린 선택을 함부로 평가할순 없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21세기 현대사회에선 민속문화재 정도로 소규모만 남기거나, 아예 없어지는게 맞지 않을지...
  • 잠뿌리 2022/05/01 16:37 #

    권력층일수록 더 심하게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 sid 2022/05/05 20:06 #

    흥미롭게 본 프론데 찍기는 이래저래 고생(?)하며 찍은 거 같더만 무속 관련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라든지, 찍으면서 알게 된 우리나라 무속의 특성 같은 게 아니라 제보자 사연에 초점이 맞춰진 포맷이 뭔가 충격적이네요
    역시 다큐가 아닌 리얼예능 정도로 간주해야 하는 프로였을까요
  • 잠뿌리 2022/05/06 19:01 #

    무속인의 삶을 조명한 게 아니라 무속인들을 모아서 퇴마행에 나서는 컨셉부터가 예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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