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오싹 무서운 전래동화 (2003) 2022년 서적




2003년에 ‘문공사’에서 ‘이지현’ 작가가 글, ‘이인화’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만든 아동용 전래동화 서적. ‘혼자서 읽을래요’ 시리즈의 26권이다.

내용은 한국의 전래동화 중에 무서운 내용을 모아 놓은 것이다.

‘하루 사이 노인이 된 소금장수’, ‘내 다리 내놔!’, ‘여우 누이’, ‘천년 묵은 지네’, ‘돌고양이’, ‘산신령과 구미호’, ‘하루에 세 번 호랑이를 만난 사람’, ‘불여우와 할머니’, ‘호랑이 잡은 망태’ 등등. 총 9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아동용 서적이다 보니, 문체가 설화를 온전히 옮긴 게 아니라 할머니가 아이들한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으로 적어 내려갔고. 원전 설화 내용을 축약하고 넘어간 부분도 꽤 있지만, 내용 이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본작의 특이한 점은, 보통 무서운 전래동화 컨셉의 책에서는 으레 ‘귀신’, ‘도깨비’ 이야기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본작에서는 귀신, 도깨비 이야기는 일체 없다는 점이다.

여우누이, 구미호, 불여우, 돌고양이, 지네, 구렁이, 호랑이 등등. 동물 요괴나 동물 그 자체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동물 이야기가 아닌 건 소금 장수 이야기와 내 다리 내놔. 2개 밖에 없는데. 이 2개의 이야기가 시체 귀신이 나오는 것 같아도 결국 착각이나 환상이었다는 식으로 끝나니 귀신물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다.

근데 본편 내에서 동물 요괴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것에 비해, 책 커버 일러스트는 내 다리 내놔 이야기의 삽화를 쓰고 있어서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뭐 본편에 수록된 이야기 중에 비주얼적으로 임팩트가 큰 건 내 다리 내놔 귀신이 맡긴 한데, 동물 요괴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는 컨셉에는 맞지 않아서 그렇다.

‘내 다리 내놔 이야기’는 중병에 걸린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지나가던 스님이 알려준 비방에 따라, 무덤에 묻힌 시체를 꺼내 다리를 잘라서 안고 도망치다가, 다리 한짝 없는 시체 귀신이 뒤쫓아오는데. 하루 지나고 보니 잘라온 다리가 산삼 다리였다더라. 라는 이야기로 워낙 잘 알려져 있어서 별로 신선하지는 않다.

여우 관련 이야기는 셋이나 되는데, 셋 다 여우가 인간으로 둔갑해 인간을 해치려다가 퇴치 당하는 이야기만 나와서 이야기의 구성이 그리 다양하지 못한 느낌이다.

오히려 좀 신선하다고 할 만한 게 노인이 된 소금장수 이야기다. 원래 제목이 ‘하루 사이에 백발’로, 소금장수가 산을 지나가다 쌀자루 하나를 줍고 길을 잃었다가, 초가집을 발견해 하룻밤 묵어가려고 했는데. 초가집 안주인이 쌀자루가 남편이 남긴 물건 같다며, 분명 사고를 당해 죽은 것 같다며 남편 시체 찾으러 가자고 식칼 들이밀고 협박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집안에서 시체와 단 둘이 있게 됐다가, 너무 공포에 질린 나머지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해 노인이 됐다는 이야기다.

귀신도, 도깨비도, 여우도 안 나오고. 오직 사람만 나오는데 시체와 보내는 하룻밤이란 상황 설정이 스릴러 느낌이 나서 괜찮았다.

그 이외에는 ‘돌고양이’ 이야기가 인상적인데. 고양이가 주인한테 원한을 품어 고양이 괴물로 변해 복수하려고 하다가, 집에서 기르던 개가 막아주어 재난을 피한다는 내용으로. 고양이는 요사스럽고 개는 충직하다는 이야기 자체는 널리 알려진 거라 식상한데, 어느 지역에서의 어레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바뀐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이 재밌다.

고양이가 살이 딴딴해서 돌멩이 같으니 ‘돌고양이’라 불렸고, 이 고양이 괴물을 막는 개들은 ‘호박개’라고 해서 뼈대가 굵고 털이 북술북술한 개라고 하는데, 세 마리가 한 세트로. 집안의 대문, 중문, 마루 밑에 들어가 자다가, 돌고양이 괴물이 나타나자 마루 개가 공격을 하고. 힘에 부치니 중문, 대문 순서로 다른 개들이 덤벼 들고. 그 사이 마루 개는 휴식을 취하니, 개 세 마리가 공격과 휴식을 반복하는 로테이션을 돌며 싸워 이긴다는 내용이라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평작. 한국의 무서운 전래동화 모음집이란 컨셉을 갖고 있는데. 귀신, 도깨비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여우, 지네, 호랑이 등. 동물 요괴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는 게 꽤 신선했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다양하지 못한 게 좀 아쉬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2011년판에 개정판이 나왔다. 작가와 내용은 동일한 책을 재간한 것이라 원판과 개정판의 차이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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