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에 ‘레이 캐머런’ 감독이 만든 영국산 호러 코미디 영화.
내용은 1975년 화요일에 기업인들의 주말 휴양지와 여학생들의 여름 캠프로 이용되던 ‘헤드스톤’ 저택에서 한 무리의 사탄 숭배자들이 들이닥쳐 별장에 투숙한 사람들 18명을 몰살시켜서 죽음의 집이란 별명으로 불렸는데, 그로부터 8년 후인 1983년에 ‘루카스 맨데블’ 박사와 ‘바바라 코일’ 박사가 헤드스톤 저택 근처에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이상해 동료 과학자 4명과 함께 조사를 하러 갔다가 사탄 숭배자들에 의해 뗴죽음을 당하는 이야기다.
작중 사탄 숭배자를 이끄는 사탄의 사제 ‘시니스터맨’은 700살 먹은 불사의 노인으로 손바닥에 ‘바알제불’의 문양을 새기고 ‘디아블로스’라는 악마를 모시며, 헤드스톤 저택을 근거지로 삼고 있어, 저택에 들어온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을 한 클론 사탄 숭배자들을 침투시켜 대학살을 벌이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딱 SF 영화 ‘신체 강탈자의 침입’ 사타니스트 버전 느낌의 데모니즘 영화 같지만, 실제로는 호러 코미디물이라서 온갖 병맛 설정, 연출이 나온다.
시티스터맨 이하 사탄 숭배자들이 정체를 감추고 은밀하게 행동하는 게 아니라, 코미디물이라고 처음부터 대놓고 나와서 살인 계획을 세우고. 자기들끼리 만담을 나누고 클론을 만들어 투입하는 것 등등이 여과없이 나온다.
근본적인 설정이, 사탄 숭배자들이 점거한 저택에 일반인이 들어왔을 때 싹 다 죽이는 것이라 하우스 호러물의 성격도 띄고 있는데. 분명 사람들이 떼지어 죽어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코미디에 충실해서 전혀 무섭지는 않고 웃기게 다가온다.
전화기를 드니 수화기가 칼로 변해 목을 찔러 죽이는 것부터 시작해, 피 흐르는 화장실 변기에 거꾸로 처박혀 죽고, 광신도인 어머니한테 반발하는 마음에 초능력이 각성해 염력으로 어머니 목을 통조림 캔따개로 따는가 하면(캐리 패러디), 그 어머니가 유령처럼 나타나 대뜸 푸른색의 라이트 세이버(광선검)으로 목을 베고(스타워즈 패러디), 테디 베어 인형이 발톱으로 사람 찔러 죽이고. 히로인 ‘바바라’가 폴터가이스트랑 투명 에어 ㅅㅅ를 하고는 사이 좋게 에어 담배까지 나눠피어 NTR 당하는 것 등등. 말도 안 되는 전개가 속출한다. (광신도 어머니에 반발해 초능력 각성하는 건 스티븐 킹의 ‘캐리’를 패러디한 것 같다)
이게 현대의 용어로 치면 엽기 병맛 개그라고 볼 수 있는데. ‘말도 안 된다’의 황당함을 전제로 두고 있기 때문에 개그의 편차치가 존재한다.
쉽게 말하자면, 작중에 나오는 개그가 모두 빵빵 터지는 게 아니라. 일부만 웃기고, 헛웃음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유치한 장면도 많아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특히 하이라이트 씬이 가관인데. 사탄 숭배자들의 정체가 실은 외계인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바바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달을 배경으로 우주 유영을 하게 되고(E.T의 자전거 패러디), 클론 사탄 숭배자들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는 내용이 나와서 진짜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게 영국식 개그라서 다른 나라 사람들은 쉽게 이해를 할 수 없는, 나라 간의 정서 차이로 이해를 해야 할지. 아니면 감독이 정신줄 놓고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피터 잭슨 감독의 SF 영화 ‘고무인간의 최후(1987)’에서 외계인들이 사는 집이 우주선으로 변해서 지구를 탈출하는 씬은, 그 집 자체가 외계인의 전초 기지라서 그런 전개가 나온 게 이해는 갔는데. 본작은 그런 암시나 묘사를 일체 하지 않고 마지막에 가서 ‘짜잔, 실은 사탄 숭배자가 외계인이었습니다’라고 하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좋게 말하면 상상을 초월했고, 나쁘게 말하면 상식에서 벗어나 있어서 어느 쪽이든 간에 정상적인 생각으로 만든 것 같지는 않다.
결론은 미묘. 죽음의 별장이라 불리는 곳을 찾은 여섯 과학자들이 사탄 숭배자들에게 떼죽음을 당하는 내용이라 메인 스토리만 보면 하우스 호러+데모니즘 영화 같은데, 실제 본편 내용은 SF 영화 패러디 요소가 짙은 호러 코미디 영화로 완성도는 내다 버리고 철저하게 엽기 병맛 개그로 승부수를 띄어서 재미있는 장면과 재미없는 장면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작중 사탄 숭배자 무리의 리더인 ‘시니스터맨’으로 출현한 배우는 ‘크리스토퍼 리’, ‘피터 쿠싱’과 함께 50~60대 영국 호러 영화를 대표하는 3인방 중 한 명인 ‘빈센트 프라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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