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 윈드 (Demon Wind.1990) 2022년 영화 (미정리)




1990년에 ‘찰스 필립 무어’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

내용은 따로 살고 있던 아버지와 오랜만에 재회했는데 며칠 후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충격을 받은 ‘코리’가 조부의 시골 농장을 상속받게 되어, 여자 친구인 ‘일레인’을 포함한 여러 친구들과 함께 아버지와 조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농장을 조사하러 갔는데. 그곳이 실은 1931년, 코리의 조부모가 살던 시절에 악마 숭배자에 의해 사탄의 자식이 태어난 저주받은 장소로 악마들이 점거해 산 사람의 영혼을 노리는 초자연적인 공간이라 대참사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젊은 남녀가 외딴집에 놀러갔다가, 읽지 말아야 할 주술적 문구를 읽는 바람에 영적 공간에 갇힌 채로 악마와 조우하고. 일행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면서 새로운 악마로 부활해 살아남은 친구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설정은 샘 레이미의 ‘이블 데드’ 같은 느낌을 주는데. 주인공의 가계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이 악마 숭배자에 의해 가계에 악마의 자식들이 태어나게 되어 특수한 단검으로 악마를 찔러 죽였다는 설정은 리처드 도너의 ‘오멘’을 대놓고 따라했다.

특히 특수한 단검이 작중에선 두 자루 나오는데. 코리의 할머니 ‘레지나’의 일기에서 언급된 내용으로는 7자루가 한 셋트로 되어 있다는 게, ‘오멘’에 등장한 성스러운 메기도 단검이다. 당연한 거겠지만 무단 도용이다.

주인공 일행이 집안에 갇히게 된 과정에서, 집 근처를 떠나면 안개가 발생해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집 바깥과 안이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밖에서 보면 집이 현관문의 형태만 남은 폐허인데. 폐허의 문 안으로 들어가면 집안이 풍경이 멀쩡히 보이는 것으로 교차 편집해서 묘사한 게 인상적이다.

한밤 중이 되어 집 근처 숲에 악마들이 출몰하고, 주인공의 친구들이 악마에게 살해당한 뒤. 새로운 악마로 부활해 공격해 오는 건 앞서 말한 ‘이블 데드’ 느낌인데. 집안이 안전지대라서 나무토막으로 창문을 막고, 라이플로 무장해 필사의 수성을 벌이는 건 또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같은 좀비물을 방불케 해서 뭔가 영화가 되게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

분명 여러 영화의 특징을 이것저것 가지고 와서 이어 붙였는데. 어떤 한 작품만 핀포인트로 베낀 게 아니라 여러 작품을 골고루 베끼다 보니 오히려 뭔가 오리지날리티가 생겨 버렸다.

다만, 그렇다고 이게 좋은 의미의 오리지날리티가 아니다. 뭔가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신산만해서 니 맛도 내 맛도 아니게 된 거라 문제다.

악마 디자인이 기본적으로 퉁퉁 부은 얼굴에 피나 고름 같은 걸 질질 흘리는 흉측한 외모로 통일되어 있어 가뜩아 부담 가는 비주얼인데. 이 악마들에 의해 사람들 죽어나갈 때도 항상 뭔가를 흘리고 뿜어대서 무서운 게 아니라 더럽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나름 개그라고 집어넣은 게 마술사+쿵푸 기믹을 가진 ‘척’이란 캐릭터가 돌려차기를 날려 악마 좀비의 머리통을 날려 버리는 것인데. 차라리 그걸 메인 컨셉으로 삼아서 쿵푸 퇴마 액션물이라도 만들었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이 ‘척’ 배역을 맡은 배우가 ‘스테판 쿼드로스’인데. 1952년생으로 이 작품을 촬영할 당시 나이가 38세인데. 작중에서 척은 19살 청년이라서 내일 모래 40인 중년 배우가 10대 후반 청년을 연기한 것 자체가 웃지 못할 일이다.

조모 ‘레지나’가 남긴 일기를 무슨 마법책처럼 사용하는 것도 개그 아닌 개그 포인트지만, 코리가 뜬금없이 최종 보스인 ‘그랜드 데몬’보다 상위의 존재로 변신해서 싸우는 라스트 씬은 상상을 초월한 초전개라서 이쯤되면 B급 컬트의 영역에 도달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이때 코리가 엄격, 근엄, 진지한 표정으로 그랜드 데몬한테 날리는 피니쉬 대사가 ‘God changed you into a snake and a chicken shit at the same time’인데, 직역하면 신은 널 뱀과 닭똥으로 동시에 변화시켰다는 내용이라 진짜 황당함의 끝을 보여준다. (각본가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대사를 쓴 걸까?)

결론은 미묘. 이블 데드, 오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등등. 여러 영화를 짜깁기했는데 무엇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해 혼돈의 도가니를 만들어 놓아, 오히려 B급 컬트 무비로 승화된 느낌을 주고 있어 분명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떨어지는데. B급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몸에는 안 좋은데 맛은 묘하게 땅기는 불량식품 같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라 밤바(1987)’의 주인공 ‘리치 발렌스’ 역으로 잘 알려진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가 작중에 이름 없는 악마 단역으로 출현한다.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는 80년대가 전성기라 당시 라 밤바, 레니게이드, 영건스로 잘 나가서 왜 뜬금없이 이런 작품에 단역으로 출현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데, 그게 실은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가 본작의 조 감독 중 한 명과 결혼을 했고. 그 때문에 본작의 촬영 세트장에 자주 찾아오면서 영화에는 나오는데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는, 논크레딧 카메오 출현을 한 것이라고 한다.

덧붙여 본작에서 가슴 노출한 란제리 차림의 금발벽안 미녀의 모습으로 코리의 친구들을 유혹해서 집밖으로 끌어내 죽음에 이르게 한 ‘뷰티풀 데몬’ 역을 맡은 배우는 GLOW(고저스 레이디스 오브 레슬링) 소속 여자 프로 레슬러 겸 포르노 배우였던 ‘티파니 밀리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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