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버밀리온 (ヴァーミリオン.1989) 2022년 메가 드라이브 게임




1989년에 ‘セガ(세가)’에서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만든 액션 RPG 게임. 영제는 Sword of vermilion(소드 오브 버밀리온)‘이다.

세가의 자회사인 세가 AM2의 첫 번째 액션 RPG 게임이다. 세가 AM2는 ‘스페이스 해리어’, ‘아웃런’, ‘행온’, ‘애프터 버너’, ‘버추어 파이터’ 등을 개발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어느날 갑자기 ‘어니스트’를 다스리는 ‘로르카 3세’ 왕이 군대를 이끌고 평화로운 ‘표도르’를 침공해 왕국이 멸망의 위기에 처하자, 표도르의 국왕 ‘리라단 5세’가 충신 ‘샤토리안’에게 ‘지식의 반지’와 갓난아기인 왕자를 맡겨 도주시킨 뒤. 그로부터 18년의 세월이 지나 장성한 왕자(디폴트 네임 없음)가 양부인 샤토리안으로부터 출생의 비밀을 듣고서 8개의 반지를 모아서 로르카 3세의 야망을 저지하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방법은 상하좌우 이동에 A버튼(전투 때 마법), B버튼(취소), C버튼(커맨드창 열기 및 실행 및 전투 때 공격)이다.

커맨드창을 열면 대화, 마법, 아이템, 장비, 스테이터스, 찾기, 열기, 갖기 등의 행동 커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테이터스는 Level(레벨), EXP(경험치), HP(생명력), MP(마력), MHP(최대 생명력), MMP(최대 마력), STR(힘=공격력), AC(아머 클래스=방어력), INT(지력), DEX(민첩성), LUCK(행운), KIM(돈)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서 C버튼을 누를 때마다 현재 장비 상태, 소지한 마법, 전투 때 사용 가능한 것으로 등록된 마법 등의 상세 정보가 표시된다.

장비 슬롯은 무기, 갑옷, 방패의 3가지. 악세서리는 따로 없다. 3가지 장비 이외에는 이벤트 아이템이나 소비형 아이템들이 주를 이룬다.

마법을 여러 개 알고 있어도, 전투 때 사용 가능한 마법은 1개이고, 그것도 마법창에서 등록을 시켜 놓아야 사용 가능하다. 다만, 비전투 때 사용 가능한 마법은 전투 이외의 상황과 마을 밖에서라면 언제든 사용 가능하다.

마법은 마을 내에 있는 마법 상점에서 돈을 주고 마법을 구입해야 사용할 수 있다. 레벨만 오른다고 마법을 자동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외의 상점은 무기 상점(무기, 갑옷, 방패 판매), 도구점(아이템 판매), 레스토랑, 점술관, 여관(숙박시 HP/MP 풀 회복), 교회(독 치료 및 세이브) 등이 있다.

레스토랑, 점술관을 그곳과 관련된 이벤트도, 중요 NPC도 없어서 게임 플레이 하는 내내 들리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게임 세이브는 교회에서 밖에 못하고, 세이브 슬롯은 3개 뿐이라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

게임 기본 시점은 리얼 사이즈 크기의 캐릭터가 나오는 2D인데. 그게 정확히 마을 안에 있을 때만 그렇고, 마을 밖으로 나가면 필드와 던전(동굴)은 화면 2개로 분할되어 좌측에는 서양식 던전 RPG 게임과 같은 1인칭 시점으로 맵/배경이 보이고. 우측에는 도트 단위의 미니 맵이 상시 표시되어 있다.

좌측의 1인칭 시점 화면이 사실 말이 좋아 서양식 던전 RPG 같지, 이동과 함께 스크롤 움직이는 비주얼이 세가 특유의 체감 머신 게임 느낌 난다. 본작을 개발한 세가 AM2가 당시 스페이스 해리어, 애프터 버너 등등. 프론트 뷰 시점의 게임을 만들었기에 그게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이동 및 방향 전환을 서양식 던전 RPG 감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우측의 미니 맵에 표시된 플레이어 캐릭터의 방향을 보고 움직여야 해서 좌측의 화면은 완전 감상용이다.

미니 맵을 보며 이동하는 것 자체는 괜찮은데. 문제는 맵 시스템이 거지 같다는 거다. 정확히는, 게임 진행 도중에 NPC와 대화를 해서 지도를 받아야 미니 맵의 지도 전체가 밝아지는 방식이라서 그렇다.

게임 진행이, 마을에 가서 정보 수집, 마을 근처에 있는 동굴(던전) 공략, 다음 마을로 넘어가기 전에 해당 구역의 지도를 입수. 이걸 계속 반복해서 지도 입수가 필수 코스다.

지도를 구하지 못하면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 때 미니 맵이 온통 검은 색으로 꽉 차 있고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습만 한 밤중에 전등 켠 듯한 느낌으로 비춘다.

던전에서 그러는 건 이해는 가고. 실제로 던전에서 사용하라고 ‘양초’, ‘랜턴’ 같이 불을 밝히는 아이템도 있는데 필드에서도 그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가뜩이나 필드 맵이 넓은 데 비해 전체 월드 맵이 표시되지 않아 플레이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 죽겠는데. 이동하는 구간의 미니 맵을 밝히기 위한 구역별 지도가 필요한 건 존나 번거로운 짓이다.

전투는 랜덤 엔카운터로 발생하는데, 전투 씬 자체는 액션 모드로 바뀌어서 게임 장르가 액션 RPG가 됐다.

필드/던전에서의 일반 전투 때는 고정된 화면 내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8방향으로 이동을 하면서 화면상에 나타난 몬스터와 싸우는데. A버튼을 눌러 1가지 등록된 마법을 사용하고, C버튼을 눌러 칼을 휘둘러 공격할 수 있다.

무기를 장비하지 않으면 공격 자체를 못하고, 고정된 화면 바깥으로 빠져나가면 도주 판정이 되어 전투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다.

전투가 리얼 타임 액션 모드로 바뀌는 것은 당시 RPG 게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신선한 축에 속하지만, 문제는 전투 엔카운터 확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게임 자체의 치명적인 문제가 됐다.

엔카운터 확률이 얼마나 비정상적이냐면, 이동을 하다가 전투가 발생하면 이해가 가는데.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방향을 바꾸기만 해도 전투가 발생해서 진짜 헉-소리 나게 만든다.

전투 액션 모드도 처음에 했을 때만 ‘오, 이거 신선한데?’ 이렇지, 미친 듯한 엔카운터 확률로 밥 먹듯이 전투를 하다 보면 조이패드를 집어 던지고 싶게 만든다.

보스전은 대전 액션 게임처럼 변해서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플레이어 캐릭터와 대형 보스가 일 대 일 대결을 벌인다.

비주얼은 꽤 그럴 듯한데 게임 조작이 앉기. 좌, 우 이동, 공격 밖에 못하고 마법도 쓸 수 없어서 굉장히 단조롭다.

공격 방식도 여러 개 있는 게 아니라 선 자에서 베기 공격 한 개가 전부다. 앉기는 가능한데 앉아서 공격하는 기능이 없다.

최소한 점프 기능이라도 지원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도 없으니, 보스 중에 하늘을 날거나, 원거리 공격을 가해오는 타입을 상대할 때면 가까이 붙어서 때리는 것만 해도 벅차서 왜 이딴 식으로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밖에 불편한 건 상자를 발견했을 때. 아이템을 자동 입수하는 게 아니라 일일이 ‘열다’로 상자를 열고. ‘가지다’로 상자 속 물건을 꺼내야 한다는 거다.

잠긴 철문도 열어야 들어갈 수 있고, 들어가면 자동으로 닫혀서 나올 때 또 다시 철문을 열어야 하니 뭔 RPG 게임이 아니라 어드번체 게임 하는 줄 알았다.

메인 스토리는 멸망한 왕국의 왕자 주인공이 출생의 비밀을 알고서, 자신의 나라를 멸망시킨 폭군을 물리치러 떠나는 중세 판타지의 왕도 지향적인 내용인데 자세히 파고 들어보면 생각보다 개그스러운 점이 많아서 정통 RPG 게임이 아니라 바카(바보) 게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초반부에 노망이 난 여관 주인이 있는 여관은 주인의 기억이 가물가물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동굴 공략 후 다시 가보면 여관 주인이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지금까지의 숙박료를 내놓으라며 1600김을 청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중반부 때 도구점 사기꾼 주인이 플레이어 캐릭터한테 아무런 기능도 없는 잡동사니를 팔아치우고는 검과 소지금 전부를 강탈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고. 극 후반부의 다른 마을에서 노인 NPC에게 조언을 듣고 도구점 주인을 다시 찾아가 말을 걸면 게임 내 최강의 무기인 ‘소드 오브 버밀리온’을 준다거나, 노인 NPC가 좀 더 인생을 즐기고 싶다며 자신의 사진을 건네주면 다른 마을의 노인 NPC에게 사진을 전달해주어 원거리 연애를 도우면 방어력은 낮지만 한 걸음 이동할 때마다 HP 1씩 회복되는 특수 방어구 '크림슨 아머'가 숨겨진 장소를 알려주거나, 몬스터의 습격으로 왕과 주민들이 부상을 입어 다른 마을에서 의사를 불러와야 하는데. 의사가 잠꾸러기라서 도구점에서 알람 시계를 구입해 의사 앞에 울려 잠에서 깨워야 하는 것 등등. 깨알 같은 웃음을 안겨준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게 RPG 게임 사상 전무후무한 불륜 복상사 이벤트다.

후반부에 가면 마을 남자들이 죄다 광산 노예로 잡혀가서 여자들만 남은 마을이 나오는데. 여기 여관에 들어가면 우측 침대 위에 유부녀 NPC가 상주하고 있다.

이 유부녀 NPC에게 대화를 걸면 남편이 없으니 쓸쓸하다며 자신과 놀다 가지 않을래? 라는 대사가 뜨고, 이에 승낙하면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서 다음에 또 놀러오라고 한다.

이게 텍스트상으로는 ‘놀이’라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해당 NPC 바로 아래 전용 침대가 놓여 있고 남녀가 침대에서 하는 놀이라니 누가 봐도 딱 동침이다. 보통, 여관에서 숙박을 해 자고 일어나면 HP가 회복되어야 하는데. 이 유부녀와 대화해서 자고 일어나면 HP가 깎인다.

5회 이상 자면, 이제 다섯 번째야. 또 놀까? 이런 메시지까지 뜨는데. 10회 이상 하면 더 이상 갱신되는 대사 없이 이벤트가 종료된다.

근데 그 10회 이전에 HP가 0으로 떨어지면, 전투 시 패배해 죽을 때처럼 주인공이 ‘우억~’하고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며 사망 판정을 받아 교회에서 부활한다. (만랩 찍고 던전을 밥 먹듯이 돌아다니며 드래곤 보스까지 칼 한 자루로 쳐잡는 극강의 주인공의 HP를 뚝뚝 떨어트려 복상사를 시키다니, 이 무슨 흡성대법도 아니고)

그렇게 교회에서 부활하면 교회 신부님이 주인공보고 ‘그런 애로 키운 적 없어. 바보 같은 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라고 호통치는 해당 이벤트 전용 대사가 뜨고. 진짜 주인공의 레벨이 1레벨로 다운된다.

후일 광산 이벤트 해결로 마을 남자들이 돌아왔을 때 해당 여관에 다시 가보면 유부녀의 남편도 옆에 있는데. 이때 남편한테 말을 걸면 ’뭐야, 너. 나 없는 사이에 내 마누라한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겠지?‘라고 의심하는 대사를 치고, 유부녀한테 말을 걸면 ’미안해요, 지난 번에 했던 말은 잊어요‘라는 대사를 날려서 불륜 이벤트의 종지부를 찍는다.

북미판에서는 내용이 수정돼서 유부녀 NPC의 대사가, 자기 남편이 일하면서 고통받고 있는 동안에 이 부드러운 침대에서 자겠냐고. 주인공을 타박하고, 게으른 놈 같으니,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때려눕히겠다, 내 남편 빨리 구해와라, 니가 그렇게 편히 자고 일어난 걸 보니 내가 빡쳐서 널 죽일까봐 겁났다. 등등의 살벌한 독촉을 한다.

결론은 평작. 마을 화면은 2D, 필드/던전은 3D 시점과 미니 맵 지원, 전투는 액션 모드로 전환 등등. 시점 변화가 다채롭고, 게임 구성도 다양하며, 개그스러운 이벤트, NPC와의 대화 등도 괜찮아서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신선하고 톡톡 튀는 맛이 있긴 하나.. 비정상적으로 높은 엔카운터 확률과 필드/던전의 구역별 지도를 얻어야 미니 맵 전체가 밝혀지는 제약의 문제, 정보 탐색->던전 공략->지도 얻기->마을 간 이동의 원 패턴을 반복하는 단순함 등등. 게임의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수록됐다.

덧붙여 본작은 일본에서는 바카 게임으로 분류된 반면. 북미 쪽에서는 대호평을 받아서 반응이 전혀 다르다.

추가로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가면 사운드 테스트 비기 커맨드를 알려준다. 2P 조이패드의 A+B+C 버튼 3개를 동시에 누르면 사운드/인풋/컬러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덧글

  • 듀얼콜렉터 2022/03/24 07:20 #

    추억의 게임이네요~ 제가 1990년대 초반에 미국에 왔는데 그당시 제네시스(메가드라이브 북미판 명칭)에 일본식 RPG가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는데 일본식 RPG는 '무식한 양키들에게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란 섭입견이 있던지 세가 RPG 게임에는 자체 제작한 공략집이 동봉되있었죠 ㅋㅋ

    판타지스타2와 버밀리온까지는 공략집이 따라왔는데 솔직히 공략집 없었으면 진행이 불가능했을것 같네요, 판타지스타2는 던젼이 후반에 가면 괴랄해졌고 버밀리온도 저 사기꾼한테 모르고 최종무기도 못 얻었을것 같구요. 그래도 이상하게 그 당시에 RPG란 장르에 빠져들어서 거의 RPG 게임들만 구입했는데 사실 RPG는 기본이 100시간은 가능했으니 적은 용돈에 그렇게 머리를 썼던것 같습니다 ㅎㅎ 추억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잠뿌리 2022/03/24 12:44 #

    생각해보면 사실 일본식 RPG보다 미국식 RPG 게임이 더 어려운데 뭔가 세가는 반대로 생각한 느낌이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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