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러쉬: 베로니카 스토리 (2000) 2022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2000년에 ‘아이닉스 소프트’에서 개발, ‘대준 미디어’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한국산 액션 RPG 게임. 개발사인 아이닉스 소프트는 ‘칼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내용은 ‘베로니카 대륙’을 무대로 삼아 저주에 걸린 ‘아진’이 저주를 풀기 위해 여행을 하면서 여러 동료를 만나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패키지 게임으로 엄연히 스토리와 엔딩이 다 있지만, 싱글 플레이와 배틀넷 서버를 통한 네트워크 플레이를 동시 지원하고 있어서 온라인 게임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개발사 홈페이지에는 아예 ‘액션 온라인’ 게임이라고 적혀 있고. 발매 당시 관련 기사를 보면 개발사가 매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용 시나리오와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고 적혀 있고. 또 무선 인터넷용 모바일 게임으로도 제작된다는 내용도 나온다.

그 때문에 싱글 플레이가 일반적인 패키지 게임의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온라인 게임을 싱글 플레이로 즐기는 느낌을 준다.

판타지와 SF를 믹스한 퓨전풍을 지향하는데 특이한 건 서양의 기독교 사상과 동양의 도교 사상을 동시에 넣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발매 당시 게임 기사에 소개된 내용이고, 실제 게임 자체는 판타지, SF의 퓨전이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동양의 도교 사상 어쩌고 하는 건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성수에 대응하는 4종류의 마법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게 사실 마법 카테고리만 사성수의 이름을 딴 거지, 실제 마법 자체는 불, 물, 바람, 땅의 4대 원소 속성에 기인한 것들이라서 도술 느낌은 전혀 안 난다.

게임 내 스토리 자체도 도교의 ‘도’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도가 사상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

게임 조작은 마우스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다. 마우스 왼쪽 버튼이 공겨기, 오른쪽 버튼이 기본 이동, 아이템 입수 및 NPC와 대화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게임 화면만 보면 쿼터뷰 시점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를 연상시키는데, 실제 게임 플레이 방식과 조작감은 블랙 아일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1998)’에 더 가깝다.

발더스 게이트보다 2년 뒤에 나온 게임이지만, 게임 그래픽이 발더스 게이트보다 좋은 것도 아니고. 게임 조작감이나 인터페이스는 오히려 발더스 게이트보다 더 나빠서 열화판 느낌 난다.

게임 옵션에서 게임 스피드를 최대한으로 늘려도, 인게임 속도가 대단히 느리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엄청 느린데 맵은 쓸데 없이 넓고, 워포그가 깔려 있어서 이동한 지역만큼 밝아지는데.. 월드맵에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 이전에 밝혀 놓은 맵의 밝기가 리셋되고 워포그가 다시 깔리고. 모든 적이 리젠돼서 존나 불편하다.

심지어는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마을이나 성에서, 건물 안에 한 번 들어갔다가 나오면 기껏 밝혀 놓은 맵이 다시 워포그로 가득 차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좀 어이가 없는 건 맵의 평균 크기는 큰데. 실제로 맵상에서 이동할 수 있는 이동 반경은 좁다는 거다. 지형의 고저차와 장애물, 구조물 따위에 막혀서 이동을 할 수 없는 곳이 너무 많다.

거기다 워포그가 이동을 할 때 걷히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게 아니고. 워포그가 걷힌다고 해도 게임 메인 화면의 시야는 플레이어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서 그 주변만 밝아지기 때문에, 무슨 밤 중에 등불 하나 들고 이동하는 느낌이 나서 화면이 지나치게 어둡다.

캐릭터 스테이터스 수치는 LV(레벨). EXP(경험치), HP(생명력), BP(능력치 보너스 포인트), AP(공격력), DP(방어력), FP(마력), STR(근력), AGI(민첩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험치를 쌓아 레벨업을 하면 HP만 상승하고, 공격력, 방어력, 민첩성, 근력 등은 능력치 포인트를 소비해서 올려야 한다.

근력은 공격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아이템 소지 제한 수치다. 아이템에 중량이 있어서 STR 수치가 높아야 아이템도 많이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앞에 적힌 게 현재 소지한 아이템의 총 무게. 뒤에 적힌 게 소지 가능한 아이템 총 무게의 최대 중량이다.

민첩성은 RPG 게임의 상식적으로는 보통, 명중/회피에 영향을 끼치는 수치여야 하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는 통칭 ‘대쉬 시스템’의 소비 포인트다.

대쉬 시스템이 문자 그대로 대쉬, 달리기인데 SPACE BAR를 꾹 누른 상태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클릭하면 해당 포인트까지 달리기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달리기를 할 때 AGI 수치를 소비되고, AGI의 최대치를 올리면 그만큼 오래 달릴 수 있긴 한데, 기본 지원해도 모자란 달리기 기능을 굳이 포인트를 소비해서까지 수치를 올려야 쓸 수 있다는 게 좀 너무하다.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불편한 점은, 캐릭터창이나 인벤토리창을 따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화면 하단에 ‘STATE(캐릭터 능력치)’, ‘ITEM(인벤토리)’ 탭을 클릭해서 관련 정보 화면을 전환해야 한다.

그 화면이 너무 작아서 알아보기 힘든 데다가, 장비와 아이템이 가진 수치 및 효과에 대한 설명 문구가 일체 나오지 않아서 존나게 불편하다.

헌데, 장비창이 따로 나올 수 없는 환경인 게 게임 플레이 내에서 착용 가능한 장비는 2종류 밖에 없어서 그렇다. 무기와 장신구. 단 두 가지뿐이다.

무슨 이유인지 방어력은 존재하는데, 방어구가 나오지 않는다.

전투는 발더스 게이트와 같은 리얼 타임 전투에 파티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고, 파티원 전원을 활성화시킨 다음 파티 진형을 바꿀 수 있는 ‘포메이션 시스템’도 있지만.. 파티원의 무기가 1가지로 고정되어 있고. 후술할 문제로 마법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해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마법은 마법책을 입수해서 아이템창에서 직접 클릭해 배운 다음에 FP 포인트를 소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상점에서 거의 대부분의 마법을 구입할 수 있긴 한데, 마법책 평균 가격에 비해 돈 드랍율이 너무 낮아서 마법책 1권만 사도 파산할 지경에 이르러서 총체적 난국이다.

게임 레벨 디자인은 그냥 나쁜 정도가 아니라 끔찍한 수준으로 나쁘다.

게임 시작부터 문제가 많다. 게임을 시작하면 자동 진행이 돼서 NPC가 도움을 요청하고 적이 튀어나와 전투에 들어가는데.. 문제는 이게 이벤트 전투가 아니라 실제 전투라서 패배하면 죽어서 게임오버 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떻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HP가 꽉 찬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한 차례 전투를 해서 HP가 소모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것인 데다가, 게임 시작시 회복 아이템을 지급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 숙박해서 HP를 회복할 수 있는 ‘여관’이 있는 마을에 가려면 게임 시작 맵 북서쪽 끝까지 가야 되기 때문에 HP 회복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필드 몹과 싸우며 길을 올라가야 한다는 거다.

게임 시작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순살 당할 수도 있어서, 개발자들이 테스트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않고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 뒤에 동료를 얻고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동료의 초기 합류 능력치는 레벨 1에다가 BP 포인트가 0이라서 능력치를 수동으로 올릴 수 없어서 처참하게 약해 빠졌는데. 월드 맵으로 이동하려면 꼭 동료가 같이 따라와야 하고. 동료가 1명이라도 죽으면 무조건 게임 오버 당한다.

몹을 해치우거나, 상자를 파괴했을 때 나오는 돈과 아이템의 드랍율이 적어서 레벨 노가다 자체가 힘든 와중에 누가 됐든 1명이라도 죽으면 게임 오버 당하는 건 진짜 지독하다.

플레이 진행 정도에 따라서 자동 진행되는 구간이 나와서 실제 메인 스토리라는 게 있기는 한데. 서브 퀘스트의 개념은 전혀 없어서 기본적으로 외길 진행이고. 그 진행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절대 할 수 없어서 게임의 자유도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메인 스토리가 재미있거나, 특이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주인공 아진은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주인공으로서 주체가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캐릭터의 스토리에 엮여서, 겸사겸사 저주 푸는 방법 알아볼까 하는 느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라 완전 페이크 주인공이 따로 없다.

결론은 비추천. 패키지 게임의 탈을 쓴 온라인 게임의 클로즈 테스트 같은 게임으로, 발더스 게이트를 벤처 마킹했지만 게임의 자유도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고 무기는 있는데 방어구가 없는 것처럼 RPG 게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도 갖추지 못했으며, 레벨 디자인이 끔찍한 수준이라 온전한 플레이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른 데다가, 기독교과 도가 사상이 어쩌고 판타지와 SF의 퓨전이 어쩌고 하는 말들도 죄다 과대 과장 광고 기사 문구라서 건질 만한 게 전혀 없는 졸작이다.


덧글

  • zoncrown 2022/02/22 18:00 # 삭제

    이 글 덕분에 이겜 달리기 하는법 알고 갑니다....
    게임 제목은 러시 인데 달리기 안되서 돌아버리는 줄....
  • 잠뿌리 2022/02/23 00:00 #

    기본 이동이 너무 느려서 답답한 게임이었습니다.
  • 블랙하트 2022/02/23 20:01 #

    PC 플레이어 부록으로 나온적 있었는데 게임 완성도가 너무 처참해서 얼마 못하고 때려쳤었습니다. 이런걸 어떻게 하라는건지 참...
  • 잠뿌리 2022/02/27 23:44 #

    뭔가 미완성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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