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진 여신전생 5 (真・女神転生V.2021) 2022년 닌텐도 스위치 게임




2021년에 ‘アトラス(아틀라스)’에서 개발, ‘セガ(세가)’에서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발매한 롤플레잉 게임.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일본의 고등학생인 주인공(디폴트 네임없음)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세계 ‘다아트’에 빠지게 됐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신인 ‘아오가미’와 만나 합체하여 ‘나호비노’라는 마인으로 재탄생한 뒤, 다아트가 실은 마계화된 도쿄라는 사실을 알고서 ‘왕좌’에 올라 새로운 세상을 창세하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

게임 기본 조작 방식이 액션 RPG 감각에 가까워서 일반 이동 이외에도 고속 이동을 지원하고, 경사진 곳에서 내려갈 때는 슬라이딩하듯이 내려갈 수도 있다.

노란색 주사위처럼 생긴 오브젝트를 파괴해 각종 아이템을 얻거나, 필드에 배치 드랍되어 있는 ‘마가츠히’를 입수할 수도 있다.

마가츠히는 색깔별로 효과가 다른데 초록색은 HP, 노란색은 MP, 빨간색은 마가츠히 게이지 상승효과가 있다. 오브젝트처럼 파괴할 필요가 없이 길바닥에 널린 걸 주워 먹으면 그만이라서 맵에 표시도 안 되어 있다.

메인 퀘스트 이외에 사이드 퀘스트도 다수 존재하고, 맵 어딘가에 있는 악마의 석상을 활성화시키면 대량의 경험치를 얻고. 빨간 색으로 표시된 건 ‘강적’이라고 해서 해당 구간 악마들의 평균 레벨을 웃도는 상위 악마가 나타나는 것. 그리고 악마 NPC들과의 대화 등등. 생각보다 자잘한 이벤트가 많이 나온다.

탐색을 같이 하는 내비게이션형 동료 악마도 존재하는데. 이때는 맵에 내비 탐색 포인트가 떠서 포인트 가까이 가면 내비 동료 악마가 그곳으로 슝하고 날아가서 활성화 표시가 떠서 아이템을 얻거나 적과 싸울 수 있다.

아이템을 얻는 게 ‘당첨’, 적과 싸우는 게 ‘꽝’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비 탐색 때 조우하는 적 중에 ‘미타마’ 시리즈가 등장할 확률이 높아서 이걸 오히려 활용해야 게임 플레이가 수월해진다.

기존의 시리즈에서 ‘미타마’는 합체 재료용 악마로 주로 나온 반면. 본작에서는 오직 전투 때만 등장하는 특수 몹으로 나오는데. 물리, 화염, 빙결, 전격, 충격 등 5가지 속성 중 4가지가 무효. 나머지 하나는 약점. 만능은 내성으로 설정되어 있고, 약점이 매번 바뀌며, 자기 턴이 돌아오면 높은 확률로 도망을 치기 때문에 도망치기 전에 약점을 찔러 없애야 한다.

미타마 퇴치로 얻는 경험치, 돈, 아이템 등은 일반 전투에서 얻는 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지만, 그 대신 출현 확률이 낮은 문제가 있다. 유료 DLC로 아예 필드의 몹을 전부 미타마로 바꾸는 게 있는데 아틀라스의 상술이 느껴진다.

전투는 기존 시리즈와 같은 턴제인데 랜덤 인카운터가 아닌 심볼 인카운터 방식으로. 필드에 돌아다니는 적 악마와 접촉하거나, 선제공격을 가하면 전투가 벌어진다.

‘진 여신전생 3’의 프레스 턴 시스템으로 회귀해서 약점을 찌르거나 크리티컬이 터지면 아군의 턴 수가 늘어나고. 반대로 약점 공격을 당하면 적의 턴 수가 늘어난다.

‘마가츠히’ 시스템이 새로 추가돼서 특정한 조건에 따라서 마가츠히 게이지가 차오르고. 이게 꽉 차서 MAX 상태가 됐을 때 동료 악마의 종족에 따라 1개씩 정해진 종족 전용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게이지는 소비하는데 턴은 소비하지 않아서 유용하다.

시리즈 전통의 악마 회화는 그대로이고. ‘진 여신전생 3’처럼 특정한 악마의 상호 대사 이벤트도 많이 나와서 이거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임 그래픽은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좀 후달릴 수 있지만 진 여신전생 시리즈 이전 작과 비교하면 월등히 좋아졌다. 정확히는 게임 내 등장하는 악마들의 모델링과 모션 퀼리티가 대폭 상승했다.

필드에서 심볼 인카운터 대상이 되는 악마들도 고유한 조형을 가지고 나와서 생동감 있게 움직여서 디테일이 있다.

단, 악마의 모델링, 모션 좋고 전투 스킬 연출이 화려하지만 그것과는 또 별개로 이펙트적인 부분에서 공격이 적중한 순간의 타격음이 너무 밋밋해서 손맛이 없고. 진동 기능도 따로 지원하지 않아서 전투의 타격감적인 부분에서 심심한 구석이 있다.

진 여신전생 3 때 맨주먹으로 악마 뚜까 패면서 퍽퍽-찰진 소리 날 때나, 진 여신전생 4 때 물리 스킬 날릴 때 뻥 터지는 폭음이 흘러나와 박력이 넘쳤던 걸 생각하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근데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진짜 심각한 문제는 배경의 광원 효과가 밝기의 최대치를 초과한 수준으로 지나치게 눈이 부시게 나와서 게임 플레이를 저해할 때가 있다는 거다. 이건 도대체 뭔 생각으로 이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게임 맵이 월드맵에서 심벌을 움직여 이동하는 심벌 월드맵이 아니라 오픈 월드처럼 변해서 게임 내 구역은 던전을 제외하면 4개 정도밖에 안 나오지만, 맵 평균 크기가 엄청나게 넓다.

맵 특정한 곳에 있는 포인트를 활성화시키면 ‘용혈’이라고 해서 게임 저장, ‘사교의 세계(구 시리즈의 사교의 관)’, ‘유해의 은신처(상점)’, ‘회복’, ‘구간 이동’을 지원한다. 구간 이동은 용혈과 용혈 사이를 이동하는 것으로 기존 시리즈의 ‘터미널’이 용혈로 바뀐 것이라고 보면 된다.

사교의 세계에서는 ‘악마 합체’, ‘허물 합체’, ‘카무이’ 등을 지원한다.

악마 합체는 시리즈 이전 작에서 사교의 관에서 지원하는 그것이고, 허물 합체와 카무이는 본작에서 새로 추가된 시스템들이다.

악마 합체를 할 때 악마사전에 등록된 악마가 합체시 제물로 필요할 때 스톡에 없어도 전서에서 돈을 지불하고 다이렉트로 소환 제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엄청 편하다.

‘역순 전서 합체’라고 해서 악마전서에 등록된 여부와 상관없이 악마 합체 수식을 지원하는 것도 괜찮다. 특정한 악마를 조합해야 하는 ‘특수합체’도 해금되는 직후 합체 수식이 바로 뜨기 때문에 쾌적하다.

‘허물 합체’는 악마별로 ‘허물’이라는 아이템을 드랍하는데. 이 아이템을 사용해 주인공이나 동료 악마의 방어 상성을 바꾸거나, 해당 허물을 소유한 악마의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주인공과 동료 악마 모두에게 허물 합체를 통한 방어 상성, 스킬 수정이 가능하고.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향’ 시리즈 아이템과 레벨을 올려주는 ‘복음서(주인공 1레벨 상승)’, ‘마도서(동료 악마 1레벨 상승)’ 등이 있어서 캐릭터 육성의 폭이 넓어져 애정은 가는데 성능이 구려서 데리고 다니지 못하는 악마도 허물과 아이템을 덕지덕지 발라 강화시키면 끝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게 됐다.

거기다 악마 합체를 할 때 원하는 스킬을 넣기 위해 합체 노가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만, 자기만 쓸 수 있는 전용 스킬을 가지고 있는 악마가 꽤 많이 나오고. 전용 스킬은 악마 합체나 허물 합체로 전승이 안 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카무이’는 포인트를 소비해서 여러 가지 보너스 효과를 추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료 악마의 스톡을 늘리는 것도 카무이로 습득해야 한다.

‘유해의 은신처’에서는 소비형 아이템과 악마의 허물을 판매하는 것 이외에, ‘미망’과 ‘유물’을 찾아 전리품과 돈으로 바꿀 수 있다.

‘미망’은 맵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악마들을 찾아내 대화를 걸면 발견한 것으로 처리되고, 그렇게 해서 발견한 횟수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미망 찾기가 처음에는 미니 게임 같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만, 나중에 갈수록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것도 모자라서, 눈에 보여도 보통 방법으로는 닿지 않고 갈 수 없는 곳에 있을 때가 있어서 진짜 욕 나오게 만든다.

각 맵마다 거의 끝부분에 가면 맵상에 미망이 있는 위치를 한 번에 다 알려주는 NPC 악마가 존재해서 돈만 내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미망들이 맵에 아이콘으로 전부 표시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문제로 인해 미망 찾기 100% 완료하기가 어렵다.

게임 전체 플레이 타임 중에 이 미망 찾기가 최소한 1/3 이상을 차지할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다회차 플레이 시 미망 찾기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게 너무 빡세다.

맵상에 지형의 고저차를 겁나 따지는데 그건 또 맵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라서, 맵상에서는 길이 단순하게 그려져 있는데 실제 플레이에서는 이리 꼬이고 저리 꼬여서 헤매는 게 기본이다.

‘이단 점프’, ‘벽타기’, ‘비행’ 같은 특수 이동을 전혀 지원하지 않아 카메라 시점 각도를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진행을 해야 한다.

진 여신전생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길 찾기가 어려운 게임이기는 하나, 미로식 구조로 복잡하게 꼬아놓은 게 아니라. 오픈 월드 스타일의 맵을 뒤틀어 놓은 건 좀 문제가 있다. 새로운 시대의 길 찾기 스트레스 요소랄까.

최소한 이단 점프라도 지원을 했으면 이 정도까지 빡세지 않았을 거다.

근데 미망 찾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고, 본편 스토리 진행하는데 길 찾기도 어려운데, ‘마왕성’ 같은 특정한 던전 구간에서는 점프 아케이드 요소까지 들어가 있어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

미망 찾는 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라서 게임 진행상 꼭 다 찾아야 할 필요가 없으니 못 찾겠는 건 안 찾으면 그만인데. 마왕성은 스토리 진행상 필수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곳이니 진짜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

‘유물’은 맵 곳곳에 있는 자동판매기 중 불이 들어와 있는 걸 때 활성화시키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판매 전용 아이템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판기에 다시 불이 들어와서 채워진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전투를 통해 입수할 수 있는 돈이 너무 적어서 자동판매기의 유물을 찾아서 파는 게 차라리 더 돈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돈벌이 수단이다.

다른 건 둘째치고 악마전서에서 악마 소환할 때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데. 악마의 레벨이 낮아도 가지고 있는 스킬이 고급이면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서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제한해 놓고 유료 DLC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 놓으니 독하다. 독해.

그나마 용맥에서 돈을 내면 HP, MP를 회복시켜주는데 이때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악마의 속성은 ‘물리’, ‘화염’, ‘빙결’, ‘전격’, ‘충격’, ‘파마’, ‘주살’, ‘만능’, ‘상태이상’, ‘회복’, ‘지원(보조)’의 총 11개로 나뉘어져 있다. 지금까지 만능, 상태이상, 회복, 보조는 속성 자체가 따로 분류되어 있지 않았는데. 본작에서 처음 분류가 됐다.

속성별 '적성'이라는 게 새로 생겼는데. 해당 속성이 약점일 때는 마이너스, 해당 속성 타입일 때는 플러스로 공격 계열 스킬은 최대 9. 회복, 지원 계열은 최대 5까지 올릴 수 있다. 속성 적성 포인트가 높으면 해당 속성의 스킬을 사용할 때 코스트 비용이 감소한다. 적성 포인트의 시작 점수는 악마마다 딱 고정되어 있지만, 뒤에 '경전'이 붙은 아이템들을 사용해서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아이템을 잔뜩 사용하면 레벨이 낮아 기본 적성 포인트가 낮은 악마도 커버해줄 수 있다.

물리 속성은 시리즈 이전 작에서는 HP를 소비해서 사용했었는데. 본작에서는 마법처럼 MP를 소비하며, 속성별 마법이 능력치 ‘마’가 아니라 ‘힘’을 기반으로 데미지를 가하는 스킬들이 추가되어 물리 타입 악마도 속성 공격을 할 수 있어서 물리 따로, 마법 따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물리+마법 데미지가 들어가서 편의성이 대폭 올라갔다.

고급 물리 기술은 속성을 무시하는 관통 효과가 추가로 붙는 게 많고. 또 한 턴을 소비해 다음 턴에 데미지를 2배로 올려주는 ‘차지’ 계열의 기술도 추가 효과가 붙은 상급 기술들이 존재해서 효율이 좋다.

과거 물리 기술이 초중반까지는 어떻게 잘 쓰다가, 물리 무효, 물리 반사, 물리 흡수 계열의 내성을 가진 악마들이 등장한 시점에서 쓸모가 없어져 속성 공격이나 만능 공격에 의존해야 했던 걸 생각해 보면 ‘우리 여신전생이 달라졌어요’ 수준이다.

화염, 빙결, 전격, 충격의 마법 명칭은 ‘아기’, ‘부흐’, ‘지오’, ‘잔’인 것은 이전 작과 같지만, 각 속성 특대 위력의 공격이 전용 스킬이 아니라 ‘~바리온’이 뒤에 붙은 공격이 됐고.‘부스터’, ‘하이 부스터’ 등 속성 데미지를 올려주는 스킬 명칭이 ‘플레로마’, ‘기가 플레로마’로 바뀌었다.

이전 작의 ‘라그나로크’, ‘절대영도’, ‘진리의 번개’ 같은 속성별 특대 위력 공격들은 본작에선 ‘브레스’ 계열의 기술처럼 불특정 다수를 타겟으로 하여 연속으로 공격하는 기술로 너프됐다. 하지만 이게 타겟이 하나면 그 하나에 연속 공격을 집중할 수 있어서 속성 콤보 공격이기 때문에 성능 자체는 높다.

‘파마’, ‘주살’ 속성도 이전 작에서는 일정한 확률로 적을 즉사하는 효과만 가지고 있었던 반면. 본작에서는 페르소나 5처럼 일반 공격 마법처럼 피해를 입히면서, 약점 찌르기 혹은 치명타가 터지면 즉사 효과가 추가된 것으로 바뀌어서 데미지를 올려주는 플레로마(부스터) 효과를 톡톡히 받게 됐다.

만능 속성도 속성 카테고리 자체가 새로 생겨서 만능 플레로마, 기가 플레로마 같은 부스터 스킬도 생겼고. 다른 속성 마법과 마찬가지로 힘을 기반으로 한 만능 속성 스킬도 있어서 기술의 종류 자체가 늘어났다.

만능 속성 공격하면 보통 ‘지고의 마탄’, ‘지모의 만찬’ 같은 전용기를 제외하고. 메기도, 메기도라, 메기도라온으로 이어지는 메기도 시리즈 하나밖에 없었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상태 이상 스킬은 시리즈 이전 작 기준으로는 특정한 상황이 아니면 잘 사용되지 않아 굳이 속성을 따로 분류해야 했나 싶지만, 상태 이상을 일으키는 공격 스킬은 속성 자체가 ‘주살’에 편입되어 있어 공격의 성공률이 올라가서 유용해졌다. (예를 들어 독 계열의 스킬이 주살 속성으로 판정한다)

회복 마법은 이전 작의 최강 회복 마법인 ‘황천의 기도’(페르소나에선 메시아라이저)가 사라졌지만 모든 상태 이상 해제 및 HP 풀 회복 이외에 방어력을 강화시켜주는 추가 효과를 받은 상위 스킬이 전용기들이 존재한다.

회복 마법의 코스트 비용이 디아, 메디아, 디아라마까지는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디아라한, 메디아라한처럼 HP를 꽉 채워주는 스킬의 코스트 비용이 대폭 올라가서 상위 스킬을 가지고 있어도 무조건 좋은 게 아니게 됐다. 그래서 회복 마법의 부스터 기술이 쓸만해졌다.

지원 마법은 보조 효과를 연장시켜주는 오토 스킬들이 새로 추가돼서 편의성이 올라갔다.

게임 난이도는 본래 최하 난이도가 ‘캐쥬얼’이었는데 업데이트를 통해 ‘세이프티’ 난이도가 추가됐다. 캐쥬얼 난이도도 사실 말이 좋아 최하 난이도지, 세이브 포인트까지 가는 도중에 잡몹한테 ‘하마’, ‘무도’ 같은 즉사 계열 공격 맞으면 한 방에 즉사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페르소나 시리즈랑 비교하면 어렵지만, 세이프티는 플레이어 파티의 공격력 및 방어력의 보정율이 대폭 상승해서, 오히려 페르소나 시리즈의 세이프티 난이도보다 더 쉬워진다.

진 여신전 시리즈 본가의 어려운 난이도에 적응이 안 되는 사람이 고르기 딱 좋고. 아주 어려운 건 싫지만 그렇다고 너무 쉬운 게 싫으면 캐쥬얼 난이도를 골라서 플레이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딱 적당한 수준의 쫄깃함이 있다.

본편 스토리는 시리즈 전통에 따라 로우 루트, 뉴트럴 루트, 카오스 루트가 있고 거기에 추가로 진 엔딩 루트가 따로 있는데. 특이한 게 있따면 카오스 루트를 선택해야 진 엔딩 루트가 개방된다는 것이다.

게임 플레이 내에 여러 가지 선택지가 나오긴 하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의 루트가 딱딱 나뉘어 있는 게 아니고. 후반부의 ‘지고천’에 돌입한 이후에 로우 루트, 뉴트럴 루트, 카오스 루트로 나뉘어서 루트별로 싸우는 보스급 적과 추가 동료마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즉, 최종 스테이지 전까지는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하나의 정해진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게 극 후반부의 선택만 큰 영향을 끼치니, 원하는 루트를 타기 위해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할지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건 장점이지만, 반대로 막판에 가서 루트가 갈리니 거기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자유도가 좀 떨어지고. 각 루트별 스토리의 밀도가 낮은 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로우 루트는 유일신의 질서를 지키는 것, 뉴트럴 루트는 다신 신앙을 추구해 신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며 도쿄를 수복하는 것, 카오스 루트는 왕좌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 주 목표인데. 각각의 루트가 루트별 스토리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묘사 밀도가 떨어지는 거다.

왜 유일신의 질서를 지켜야 하는지, 왜 다신 신앙을 추구해야 하는지, 왜 왕좌를 파괴해야 하는지. 각자 이거해야 한다 저거해야 한다 주장은 하는데.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 디테일하지 못하니, 각 루트의 목적이 뭔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각 루트를 대표하는 인간 캐릭터들이, 다들 악마 후원자를 데리고 있어서 그 악마의 성향, 이념, 목표를 따르고 있어서 인간으로서 주체가 되지 못하고. 단순히 악마 파트너의 마인 합체 재료로만 나와서 묘사 밀도가 너무 떨어진다.

뭐 진 여신전생 본가 시리즈가 대대로 주연급 인간 캐릭터가 악마와 합체해서 마인화되어 주인공과 박터지게 싸우는 게 기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기 의지로 뭔가를 생각하고, 주장하고, 실행한 끝에 마인화되었는데. 본작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니 캐릭터의 묘사 밀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캐릭터 서사가 대사량과 스토리 지분을 생각하면 신조마인 ‘아오가미’와 대천사 ‘아브디엘’은 주연급답게 나오는 것에 비해, 나머지 인물들은 말로만 주요 인물이지, 주역답지 않은 공기 비중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아오가미, 아브디엘 파트만 완성하고 나머지 캐릭터는 미완성인 채로 급하게 완성을 한 게 아닐까 싶다.

캐릭터 포지션상으로는 ‘타오’가 메인 히로인이 되었어야 하는데, 정작 게임 내 출현 분량과 묘사 밀도를 놓고 보면 ‘아브디엘’이 진 히로인에 가까워서 웃지 못할 일이 생겼다.

메인 스토리보다 사이드 퀘스트 스토리가 더 재미있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다. 게다가 ‘타오’, ‘여와’ 같은 ‘메인 스토리의 히로인들보다 사이드 퀘스트의 ’이둔‘, ’데메테르‘, ’아마노자코‘ 등이 훨씬 매력적이라서 완전히 주객전도됐다.

사이드 퀘스트 스토리 중에 특히 악마의 기원과 출신에 따른 스토리들이 꽤나 재미있는데. 예를 들어 타천사 ‘아몬’이 이집트 신화의 ‘아멘’ 신이 타천화된 것이란 설정 등으로. 진 여신전생 시리즈 본가 느낌 나서 좋다.

진 여신전생 2의 이벤트로 예를 들면 타천사 ‘아스타로트’의 진정한 모습이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이슈타르’와 페니키아 신화의 ‘아스타르테’가 유일신 ‘야훼’에 인해 합체해 탄생한 존재로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서 두명의 신으로 분리되기도 하고. 타천사로 타락한 모습 그대로 남게 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메인 스토리가 좀 부실해서 그렇지, 캐릭터 디자인 자체는 전반적으로 준수한 편이고. 스토리상 주연급 악마들의 디자인은 ‘진 여신전생 4’ 때부터 많이 발전했다.

진 여신전생 4의 주연급 악마들 중에서 특히 대천사의 디자인이 기괴하고, 루시퍼 디자인은 시리즈 역대 최악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흉물스러워서 비주얼 테러가 따로 없었는데. 본작의 주연급 악마들은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SF물 느낌나게 만들면서 여신전생 악마 특유의 성스러움과 요사스러움을 모두 품고 있어 완전 쩔었다. (특히 아브디엘과 루시퍼의 디자인과 비주얼이 필견이다)

같은 SF물이라고 해도, SF 서양 영화보다는 SF 일본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느낌인데,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감성이 느껴진다. 아오가미 자체가 만들어진 신이라 신조마인이라 불리는데 그 명칭이나 전신 슈트 느낌을 보면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신조인간 캐산을 오마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엔딩이 후일담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나레이션으로 퉁-치고 넘어가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느낌을 주는데. 그래도 진 엔딩은 인간 중심의 트루 뉴트럴 느낌이 나서 시리즈 이전 작과 차별화됐고 나레이션 대신 후일담이 짤막하게 나오기 때문에 나름 깊은 여운을 안겨줘서 나쁘지 않았다.

결론은 추천작. 오픈 월드 스타일의 광대한 맵과 액션 RPG 느낌 나는 조작감으로 플레이 감각의 기존의 시리즈와 전혀 달라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특수이동을 지원하지 않고 길 찾기가 어려워서 플레이어의 피로감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고. 스토리가 시리즈 전통의 루트별 분기에 따라 나뉘는 게 아니라 최종 스테이지 돌입 직전에서의 선택지에 따라 루트가 나뉘기 때문에 각각의 루트별 스토리의 묘사 밀도가 너무 낮아서 메인 스토리보다 사이드 퀘스트 스토리가 재밌는 촌극이 발생한 데다가, 캐릭터 디자인은 좋은데 스토리의 밀도가 낮아 캐릭터 묘사까지 빈약해져 총체적 난국이지만. 물리 내성에 대응할 수 있는 물리 스킬의 재설계와 속성별 적성과 허물 합체로 인한 방어 상성 교체, 스킬 전승 등이 간편해서 시리즈 역대급으로 캐릭터 육성이 자유로우며, 동료 악마를 수집하고. 악마 회화 때 상호 대사 찾아보는 맛이 있어서 진 여신전생 시리즈 본연의 재미가 충실하기 때문에, 분명 단점이 있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의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게임의 만듦새가 엉성한 부분이 있어 100%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신작 발매를 기다려 왔던 것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은 됐다. 페르소나 시리즈만 해봤고 여신전생 시리즈는 아직 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입문작으로 추천할 만하다.

여담이지만 진 여신전생 3 녹턴 매니악스, 진 여신전생 4 FINAL 등등. 본가 시리즈도 페르소나 시리즈처럼 확장판이 추가로 나왔던 걸 생각해 보면 이번 진 여신전생 5도 확장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보통, 그런 확장판은 나오는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확장판이 나올 때까지 플레이를 미루고 기다리는 건 그다지 효율적인 일은 아니다.


덧글

  • 역관절 2022/01/17 23:38 #

    악마회화가 3처럼 좀 빡치게 만드는 구석이 있으면 더 재밌지않았을까 합니다. 그냥 달라는거 세번주면 아군이 되는게 너무 아쉬워요
  • 잠뿌리 2022/01/18 10:53 #

    초심자를 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악마 회화 난이도가 너무 올라가면 하드해져서요. 하지만 3가 회화의 바리에이션이 더 풍부하기도 했고 진 여신전생 5 확장판이 나온다면 그런 부분이 좀 보강됐으면 합니다.
  • spawn 2022/02/11 17:03 # 삭제

    본가 시리즈 치고 덜 하드한 작품이지만, 그럭저럭 재밌었던 작품.
  • 잠뿌리 2022/02/14 02:05 #

    본가 시리즈가 워낙 하드하다보니 진여신전생 처음 접하는 사람은 이 작품부터 하는 게 좋을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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