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미사이어 - 신념으로의 부름 (1999) 2022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9년에 ‘가마소프트’에서 만든 국산 SRPG 게임.

내용은 ‘판타시드’ 대륙에서 마족이 전쟁을 일으켜 수호전쟁이 인간, 엘프, 드워프, 용족, 비족 연합군에 의해 격파되고 마장 ‘코사툰’을 봉인시킨 게 ‘수호전쟁’으로 후세에 알려졌는데. 그로부터 16년 후, 신흥 강대국 ‘마듀로’와 ‘에타이’가 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마족과 손을 잡아 코사툰의 부활을 꾀하고 ‘소운’, ‘나우테스’, ‘리블’ 등의 전쟁 고아 출신 세 친구가 전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제노에이지’ 시리즈로 잘 알려진 ‘가마소프트’의 업계 데뷔작이다. 제목만 보면 제노에이지 시리즈와 무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제노에이지 플러스의 원작이다. 정확히는 제노에이지 플러스가 이 작품을 리파인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제노에이지 플러스와 제목만 다르지 줄거리, 캐릭터, 스토리, 게임 시스템, 심지러 루트 분기와 멀티 엔딩까지 전부 다 동일한 게임이다.

다만, 제노에이지 플러스는 난이도 설정을 지원하는 반면. 본작은 난이도 설정을 지원하지 않는다.

일러스트 같은 경우도 퀼리티가 상당히 낮았기 때문에 제노에이지 시리즈를 먼저 접하고 이 작품은 나중에 접했다면 일러스트의 괴리감을 크게 느낄 것이다.

게임 장르는 SRPG 게임으로, 턴제 전투인데. 그래픽은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로 잘 알려진 TGL사의 게임 느낌이 나지만, 유니트의 공방이 애니메이션 컷 없이 필드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전사 계열의 요란한 공격 기술명과 공격 기술 시전시 클로즈업되면서 연속 공격을 취하는 것 등을 보면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즤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게임 조작은 마우스만 지원한다.

별도의 클릭 없이 마우스 커서를 화면 끝에 대는 것만으로 화면 이동이 가능하고 스크롤 이동이 꽤 매끄러우며, 유니트에 커서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유니트 이름, HP, MP, 간략한 프로필이 떠서 보기 편하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열리는 커맨드창도, 창이 열린 상태에서 커맨드를 일일이 클릭하지 않아도. 해당 커맨드의 우측에 작은 창의 형식으로 활성화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특기(스킬/마법)이나 도구(아이템) 등이 해당 항목을 클릭하지 않고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선택 가능한 목록이 쭉 뜨는 것이다.

장비를 착용하면 능력치가 그냥 상승하는 게 아니고, 능력치의 디폴트 값은 레벨마다 딱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장비의 수치가 보너스 수치로 추가된다.

1레벨 때 공격력이 60이 디폴트값이면, 공격력 3짜리 검을 착용하면 63이 되는 게 아니라, 60+3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레벨과 능력치가 높아도 공격이 실패할 때가 많은데, 이게 레벨과 능력치에 따른 명중률 보정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레벨 차이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야 100% 명중하게 되어 있다.

경험치는 아군과 적군의 레벨 차이에 따른 수치가 다르긴 한데, 이것도 운이 적용해서. 운이 좋으면 많이. 운이 나쁘면 적게 얻는다.

그래서 레벨이 낮은 아군한테 막타를 몰아줘서 레벨업을 하는 게 어렵다. 막타를 쳐도 경험치의 고정값이 없어서 그렇다.

아군과 적군의 레벨 차이가 2정도만 되도 난이도가 급격히 오르는 것도 문제점이다.

그게 적군은 무조건 아군보다 머릿수가 많고. 아군은 상대적으로 머릿수가 매우 적은데. 아군 능력치가 특별히 높은 것도, 특수 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라서 부족한 인력을 소수 정예의 전투력으로 커버할 수 없어서 그렇다.

플레이어 진영의 파티 멤버는 최종적으로 8명밖에 안 되는데. 그중에 순수 전사 3명, 마법과 물리 전투를 겸하는 마법 전사가 3명, 마법사 1명, 성직자 1명이라서 SRPG 게임으로서의 클래스 분배율이 좋지가 않다.

일반적인 SRPG 게임은 동료의 수가 1명 이상이고, 마법사, 성직자 등의 주문 사용자들이 최소한 3~4명 정도는 되는데 본작은 달랑 2명밖에 안 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병이 1명인 건 그렇다 쳐도,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궁수도 1명밖에 안 되는 건 좀 문제가 있다.

비병의 무기가 창인데 중거리 무기로 사거리가 2칸밖에 안 되고. 나머지 8명의 유니트는 기본 공격 사거리가 전부 1칸이라서 존나 답답하다.

비병, 궁수는 그래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서 기본 공격 거리 이상의 적을 공격 마법으로 칠 수 있찌만.. 전사 계열 유니트는 공격 스킬까지 죄다 사거리 1칸에 단일 개체 대상이라 범위형 공격은 고사하고 원거리 공격도 못하니 총체적 난국이다.

지형에 따른 공격력, 방어력의 보정 수치는 없지만 이동력 제한은 있어서 물 위에서 싸울 때는 이동력이 대폭 내려간다.

이동력을 올려주는 보조 마법 ‘퀵 무브’가 있지만, 퀵 무브로 올라가는 이동력이 달랑 1밖에 안 돼서 이동력 버프 수단이 전무하다.

ZOC 개념은 있는데 적용이 되게 이상하다.

보통, ZOC는 이동 제한 요소로서 적이 가까이 있을 때 이동에 제한을 받아 그 적을 지나쳐 갈 수 없지만, 아군이 가까이 있을 때는 아군을 지나쳐 갈 수 있어야 되는데.. 본작에서는 적이든 아군이든 눈앞에 다른 유니트가 있으면 무조건 길아 막혀서 움직일 수가 없다.

같은 아군한테 둘러쌓여 있으면 한 칸도 이동할 수 없다는 거고, 미션 시작 때 자리 배치시 아군이 따닥따닥 붙어 있으면 이동하는데 방해가 돼서 진짜 최악이다.

가뜩이나 법사 계열은 이동력이 낮아서 한 칸이라더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미션 시작 직후 아군 유니트가 자동 배치되어 주변에 포진되어 있어 4칸 움직일 수 있는 건 1칸 밖에 못 움직이는 경우가 생겨서 욕나오게 만든다.

아군이 ZOC의 진로 방해 효과를 주기 때문에, HP, 방어력 높은 유니트가 앞으로 나가 방패 역할을 하고. 다른 유니트가 측면이나 배후로 돌아가 적을 공격하는 SRPG의 기본적인 전략 전술조차 사용하기 어렵다.

플레이어 파티 멤버 수가 8명인 것에 비해, 적은 기본이 십 수명이 넘어가고. 수 차례 증원이 오거나, 아예 처음부터 수십 명이 한꺼번에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플레이어 파티의 모자란 인원 수를 NPC 캐릭터와 이름없는 잡병들이 채워주는데. 문제는 이 지원군의 능력치가 처참하게 낮아서 전투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맷집마저 약해서 미션 시작 후 3턴도 버티지 못하고 죽어 나가서 미끼 역할은 물론이고 고기 방패로도 못 써먹는 수준인 데다가, 특정 NPC가 사망하면 게임 오버 조건이 걸려 있어 NPC를 보호하며 싸워야 하는 전투 같은 게 진행하기 어려워서 레벨 디자인이 거지 같다.

그나마 세이브/로드가 전투 때 아군 턴에는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공격의 명중/실패 여부와 경험치 랜덤 입수 등을 고려해서 세이브/로드 노가다를 하면 어떻게든 꾸역구역 진행은 할 수 있다.

아군 유니트가 사망하면 퇴각 및 사망 대사 같은 건 따로 나오지 않고. 미션 클리어 후 다음 미션으로 넘어갈 때 자동으로 부활해서 사망 패널티가 전혀 없다.

인터미션 화면이 따로 없이, 스토리 진행과 전투가 계속 이어지고. 잊을만 하면 뜨문뜨문 상점만 나오는 수준이라 게임 플레이의 여유가 좀 없다.

본편 스토리는 나라 간의 전쟁이 벌어졌는데 배후에 마족이 있고 마왕의 봉인이 풀린다는 진부한 내용이고. 게임 패키지 일러스트만 보면 ‘소운’이 주인공인 것 같지만.. 실제로 본편 내용은 브로우 왕국의 ‘에스프리’ 공주가 왕족 신분으로 여러 왕국의 왕들과 대면하고 파티의 행동 방침을 즉석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소운이 완전 페이크 주인공이 따로 없다.

에스프리 공주 자체도 처음 등장한 미션 제목이 ‘말괄량이 공주’인 만큼. 말괄량이 기믹이 있었지만 스토리 진행 중 진지한 파트를 도맡고 있어서 말괄량이 기믹이 약해져서 마침내는 캐릭터의 개성 자체를 상실한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오는 동료인 ‘리블’이 스토리 초반부에 이탈했다가, 중반부에 적군에 붙어서 배신자로 재등장하는데. 이때 리블을 추궁하는 것과 리블의 말을 무조건 믿는다는 선택지가 뜨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나테우스 루트와 리블 루트로 스토리가 갈라지는데.. 전자는 나테우스, 후자는 리블이 진 주인공으로 거듭나서 어느 쪽으로 가든 간에 소운의 존재감이 옅어서 주인공 대우가 진짜 안 좋다.

심지어 히로인인 ‘마리드’조차도 존재감이 없어서 소운과 썸타는 것도 별로 부각이 안 된다. 그도 그럴 게 소운과 마리드는 처음부터 연인 관계라서 그렇고, 나테우스, 리블은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각 루트의 히로인과 썸을 타서 연애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비중과 묘사 밀도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커플’인 것과 ‘커플이 되어 가는’ 것의 차이는 명확하다.

루트 분기도 있고, 미션의 수도 많아서 언뜻 보면 게임 볼륨이 커 보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전투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 사이에 적이 튀어나와서 싸움을 한다는 내용이라서 되게 지겹다. 스토리 진전 1도 없는데 전투만 계속해서 그렇다.

스토리 진전 자체도 필요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게 아니라, 무슨 노래방 간주 점프하듯 휙휙 지나가는 일이 많다.

이를 테면 A 왕국을 위기에서 구해줬는데. 그 다음 미션 때 A 왕국의 배신자가 생기고, 그 다다음 미션 때는 C 왕국에 도착했더니 A 왕국이 멸망했더라. 라는 말을 듣는 수준이라서 그렇다.

주인공 일행이 어떤 한 나라의 대표가 아니고. 나라가 위기에 처해서 간신히 탈출하여 방랑군을 결성해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니며 별동대 역할만 하고 있어서 뭔가 좀 겉도는 느낌도 든다.

삼국지로 치면, 유비가 촉나라를 만들기도 전에 패망해서 방랑군 결성해서 여기저기 떠돌다가, 오나라나 위나라. 둘 중 하나에 붙어 상대 국가 멸망시키고.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는 마왕 때려잡는 것이다.

근데 삼국지였다면 그래도 유비가 천하통일을 한다는 명확한 목표라도 있었을 텐데. 본작에선 주인공 일행의 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스토리에 몰입이 잘 안 된다.

타국의 침략 소식을 알리려 왕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공주를 동료로 맞이하고 왕이 납치당해서 왕을 구하러 가게 됐는데. 사건의 배후에 마왕이 있어서 마왕을 때려잡으니 극 전개가 난잡하다.

이게 정석적으로는, 어떤 나라가 전쟁을 일으켰는데 그 배후에 마왕이 있어서. 그 나라를 제압해 전쟁을 종결시키고 마지막에 가서 사건의 배후인 마왕을 처리해 세계를 구하는 전개가 되어야 하는데.. 마왕 처치를 중간에 넣어 버리고. 전쟁의 마무리를 최종장에 넣어서 순서가 잘못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부제목인 ‘신념으로의 부름’이 뭔 뜻인지도 모르겠고. 그게 본편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단어도 아니다.

이 작품의 유일한 장점은 정보 화면 내에서 아군 유니트를 클릭하면 캐릭터 개인의 능력치 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약력이 짧게 적혀 있고, 아이템 쪽도 효과 설명을 충실히 하고 있어서 유저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괜찮은 점이 있다.

당시 한국 RPG 게임들이 아이템 종류는 많은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 게임 내에서 설명을 전혀 해주지 않아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각각의 아이템 효과를 직접 사용해 확인해봐야 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생각해 보면 많이 발전한 거다.

그밖에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버그가 있다. 특정한 마법을 사용하면 magicSurface create failed라는 에러 메시지가 뜨면서 게임이 강제 종료된다.

이게 적군이 마법을 사용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전에 때려잡아서 진행하면 됐었는데. 극 후반부의 최종화 국면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미션 시작한 지 2턴만에 적 마법사가 에러 유발 마법을 난사해서 그런 것이다. 아군 레벨이 아무리 높아도 이동력은 전혀 상승하지 않아서, 이동에 한계가 있기에 에러 유발 마법을 사용하는 적 마법사를 때려잡을 수가 없다.

적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힘들다. 마법 사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그렇다.

예를 들어 마법 사거리가 6칸이고, 범위 지정이 6x6=36칸짜리 마법이 있다고 치면, 사거리 6칸 내에 적이 없어도 그 6칸 끄트머리 너머에 적이 있을 때. 6x6=36칸짜리 마법이 닿으면 무조건 사용할 수 있다.

아군 뿐만이 아니라 적군까지 똑같이 적용받는 룰이라서 미션 시작 후 2턴 만에 에러 유발 마법이 날아오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결론은 비추천. 유니트, 아이템의 상세한 정보 표기와 화면 시점 이동 등등. 게임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괜찮은 점이 있긴 하지만 세이브/로드를 전투 때만 할 수 있고 인터미션 화면이 없는 게 좀 불편하고. 미션 수는 많은데 스토리 진행 1도 없이 전투만 반복하는 내용이 너무 지루하며, ZOC 효과를 적군뿐만이 아니라 같은 아군한테 적용하고 명중률, 경험치 입수의 보정 값이 없는 랜덤 확률이라는 정신나간 게임 시스템에, 스토리상 주인공에 대한 대우가 너무 안 좋아서 게임에 몰입이 안 되는 것 등등. 게임 전반의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작품이다.


덧글

  • zoncrown 2022/01/19 17:47 # 삭제

    제노에이지의 전작인데,
    모든면에서 제노에이지의 하위호환인 게임이죠.
    그만큼 제노에이지가 당시기준 꽤 잘만들어진 겜이란
    반증이기도 한 듯

    제노에이지는 워낙 재밌게해서 다깨고 나서
    친구집까지 cd를 들고가 친구한테도 추천해서 같이 달리기도 하고

    나중에 제노에이지 판권이 일본에 팔려가서
    떡씬이 추가되어 새로나온 야겜판도 다시 또 달렸을 정도로
    오래도록 즐긴 기억이 납니다.

    야겜판은 전체적으로 사기기술들이 조정되어있고
    성검이벤트에서 성검의 정령을 그냥 해치워도
    성검을 획득할 수 있게 변경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성검의 정령이랑도 붕가붕가를...)
  • 잠뿌리 2022/01/25 23:54 #

    제노에이지가 리파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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