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피코 소년 EX (ピコピコ少年EX.2019) 2021년 일본 만화




2019년에 ‘오시키리 렌스케’가 발표한 게임 만화. 한국에서는 2021년에 정식 발매됐다.

내용은 본작의 작가인 ‘오시키리 렌스케’가 중년의 나이가 된 현재에 게임과 얽힌 이야기다.

이전 작까지는 작가인 오시키리 렌스케의 어린 시절 게임에 얽힌 추억담을 다루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고. 30대 중년이 된 현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바로 전에 나온 ‘피코피코 소년 SUPER’는 그래도 초등학교, 중학교, 사회인(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이야기를 다루어서 확장성은 넓었던 반면. 이번 작은 어른의 이야기만 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확장성이 크게 좁아졌다.

피코피코 소년의 최대 강점은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겨 온 올드 게이머들의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게임에 관한 추억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작은 그 노스텔지어 노선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것도 모자라. 더 이상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멀리 가 버렸다.

현실에서 하이 스코어걸 때문에 송사에 시달리고, 중년의 나이가 되어 스스로 만화가로서 피크를 넘어섰다고 생각하며 자괴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한편. 번아웃 증상까지 보이고 있는 걸 자학 개그로 승화시키고 있다.

게임 노스텔지어물에서 블랙 코미디로 전환한 것이다.

작중에 나오는 게임 소재는 만화 연재 당시, 오시키리 렌스케가 홍보용 게임 만화를 의뢰받아서 아틀라스를 방문해 당시 아틀라스의 신작 게임인 ‘오딘 스피어’와 ‘드래곤 크라운’을 플레이하고. 아틀라스 개발진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정도밖에 없다.

오딘 스피어와 드래곤 크라운이 단순히 그래픽 좋은 게임이다. 이 정도 언급만 있고, 해당 게임 개발자들이 회사 생활과 게임에 대한 열정을 인터뷰하는 수준에 그쳐서 게임을 소재로 한 만화가 아니라 게임 회사 인터뷰 만화가 되어 버렸다.

그거 이외에는 오시키리 렌스케의 사무실에 오락실용 캐비넷 게임기인 세가 아스트로 시티를 들여왔다거나,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야마다’와 현재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다는 신변 잡담, 현실은 시궁창 같지만 게이머로서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게임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는 내용이 전부다.

세가 아스트로 시티만 해도 모처럼 오락기를 사무실에 들여놨는데. 그걸로 게임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 힘들게 구해서 사무실에 들여 놓으니 자기 말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서 짐이 됐다는 식의 이야기나 하고 앉아 있어서 진짜 게임 소재 만화로서의 분위기가 짜게 식는다.

작가가 운전 면허 따는 에피소드는 왜 들어간 건지 모르겠다. 자동차 운전하고 게임하고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아무튼 이 시리즈를 통해 보고 알게 된, 피코피코 소년은 더 이상 없다. 피코피코 소년이었던, 피코피코 중년만 있는 것 같다.

웃기면서도 슬픈 게, 본편 내용에서 작가인 오시키리 렌스케가 본작이 가진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대사를 치는데. 어른의 사정으로 그걸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편집 담당자가 게임 애기 더 이상 안 해도 된다고 말하거나, 저작권 문제로 게임 장면을 그려 넣을 수 없어서 게임 소재를 적극적으로 다룰 수 없는 것 등의 문제다.

자신의 현재 이야기를 그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걸 작가 스스로도 인지하는 대사가 나오는 게 본작이 지향하는 자학 개그의 끝인 것 같다.

사실 오시키리 렌스케 자체가 일상 소재의 개그 스타일이 자학 개그를 주로 다루고 있고. 피코피코 소년 이전 작들도 엄밀히 말하자면 작가 본인이 어린 시절 추억담 속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서 그걸 유머로 승화한 것이라서 개그 스타일 자체가 바뀐 건 아니지만 역시 어른의 이야기는 아무리 봐도 재미가 없다.

어른이 게임을 하는 이야기라도 만들었다면야 그건 그거대로 볼만했을 텐데. 앞서 말한 듯 게임의 비중이 대폭 줄어들고 작가의 신변잡기만 계속되고 있어서 작품 자체의 폼이 죽다 못해 회생 불가능 수준에 이르렀다.

작가가 처한 현재 상황을 소재로 한 자학 개그도, 작가 팬으로서 한 번은 봐줄 만한데. 그걸 몇 번이나 반복하면 더 이상 보기 힘든 법이다.

이미 이전 권인 피코피코 소년 SUPER에서도 그런 자학 개그가 많이 나왔는데. 이번 피코피코 소년 EX에서도 그걸 또 보고 있자니 팬심으로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을 소재로 한 노스텔지어류 만화의 대표작이었는데. 노스텔지어를 저버리고 어른이 된 현재의 이야기만 줄창 하면서, 게임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작가의 신변잡기만 계속해서 피코피코 소년이라는 본 시리즈의 방향성을 완전 잘못 잡은 작품이다. 아무리 작가의 팬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수준이라서 이제는 피코피코 소년 시리즈를 놓아줄 때가 된 것 같다.

기적의 부활 어쩌고 홍보 문구 적혀 있던데. 이건 기적의 부활이 아니라 관뚜껑에 못질하고 땅에 묻어 흙으로 파묻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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