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바르곤 어택 (Bargon Attack.1992) 2022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2년에 프랑스의 게임 개발사 ‘Coktel Vison’에서 AMIGA, ATARI ST, MS-DOS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외계인 ‘바르고니언스’가 ‘바르곤 어택’ 게임 소프트웨어를 통해 태양계에 침투하여 컴퓨터 모니터 밖으로 튀어나와 사람들을 해치고 지구를 파괴하려고 하자, 젊은 프로그래머 ‘밥 스프라이트’가 그들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본작은 1989년에 ‘마이크로 뉴스’에서 연재된 레이치드&마르크 형제의 프랑스 만화 ‘바르곤 어택’을 원작으로 삼아 게임화한 작품이다.

본작의 제작사인 ‘콕텔 비전’은 고블린, 잉카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데. 본작이 나온 1992년에는 ‘고블린 2: 더 프린스 부폰’과 ‘잉카’를 출시해서 나름대로 흥행한 것에 비해서, 같은 해에 나온 이 게임만 완전 묻혀 버렸다.

게임 출시 자체가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의 5개국에서만 하고 미국을 건너뛰어서 그런지,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게임이 되어 버렸다.

본작은 콕텔 비전의 어드벤처 게임 중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들어갔는데. 그게 컷씬에서 FMW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이 기술은 후대에 나온 콕텔 비전의 어드벤처 게임에도 쭉 도입됐다.

컷씬에서 FMW 기술을 사용한 게 어떤 건지 풀어서 말하자면. 2D 그림 안에 풀 모션 영상을 집어넣은 것으로, 예를 들면 도시 배경의 그림 속에서 빌딩 전광판에 송출되는 뉴스 화면이 움직이는 영상으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게 게임 내에서 오프닝 때만 잠깐 나올 뿐이고, 정작 게임 본편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아서 모처럼의 새로운 기술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게임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자사의 대표작인 고블린과 같이 장면 단위로 클리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아서 맨땅에 헤딩하듯 플레이해야 하는 부분이 좀 어려운 구석이 있다.

그건 사실 고블린 시리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고블린은 시리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개성과 능력을 조합해서 클리어해야 하는 구성이라서, 힌트가 없어도 게임을 풀어나가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본작은 그런 요소가 없어서 어렵다.

그게 정확히는, 초중반부까지만 그렇고. 중반부에 바르고니안의 팔찌를 손에 넣어 ‘슈트(적을 쏴서 없앰)’, ‘멀티레이트(오브젝트를 변형시키거나 원거리 조작)’, ‘트랜슬레이트(문자 번역)’의 능력을 적절히 사용해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때는 그나마 상황이 좀 나아진다. 다른 걸 생각할 필요 없이 딱 3가지 기능만 생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임 조작은 마우스 하나로 다 되지만, 세이브/로드/게임 종료 등의 옵션 기능은 키보드 F1, F2키를 눌러야 가능하다. (현재 진행 구간에 따라 옵션 활성화 키가 F1, F2로 번갈아가면서 바뀐다)

화면 단위 클리어 방식이라고는 해도, 거의 대부분의 구간이 1개의 화면으로 고정되어 있고. 좌우 스크롤 이동이 불가능해서 화면 자체가 좁아터진 게 좀 문제다.

배경에 있는 문을 열고 건물 안에 들어가면, 화면이 바뀌는 게 게임 전체를 통틀어 상점가 밖에 안 나오고. 그 이외에 구간에서는 건물 외벽 창문에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습이 보이는 것으로 처리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든 구석이 있다.

화면이 좁은 만큼 주요 아이템도 조막만해서 육안으로 보기에는 그냥 점 같은데. 아이템을 입수한 순간에는 마우스 커서 아이콘이 해당 아이템 모양으로 변하고, 화면 상단에 확대 표시되는 건 괜찮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인벤토리창이 열리고 아이템 리스트가 텍스트로만 표시된다.

한 번 사용한 아이템은 굳이 버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사라져서 잡동사니를 모아둘 필요가 없어 인벤토리창 관리는 쾌적한 편이다.

조준경을 움직여 건슈팅처럼 적을 쏴 맞추는 슈팅 구간과 퍼즐 구간이 나오는데. 슈팅 구간은 게임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 나온다.

바닷속에서 거대한 게 로봇이 작은 게 로봇을 내보낼 때. 작은 게 로봇을 쏴 맞추는 것으로. 거대한 게 로봇을 쏘면 안 된다는 조건이 붙어서 공략 난이도가 꽤 높지만, 세이브/로드 기능을 활용해서 한 마리 잡을 때마다 그 즉시 세이브를 하면서 진행하면 어떻게든 클리어할 수 있다.

퍼즐 구간은 정해진 순서에 맞게 패널을 조작하거나 버튼을 누르고, 타일을 밟는 것 등이 있는데. 게임 플레이 힌트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것과 반대로 퍼줄 풀이 힌트는 주기 때문에 생각한 것보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진짜 좀 어렵다 싶은 부분은, 구덩이, 늪, 함정, 바르고니안의 공격 등등. 직접 닿거나 대응 타이밍이 늦으면 죽는 사망 구간이 많다는 점이다. 퍼즐 풀이보다 사망 구간을 살아서 지나가는 게 더 어렵다.

그래도 세이브/로드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플레이 어게인’이라고 죽기 직전까지 진행한 구간을 다시 플레이하는 기능을 지원해서 게임 난이도가 불합리할 정도로 높은 건 아니다.

스토리는 인간 사회에 침투한 외계인의 음모를 저지하고 지구를 구하는 내용이라서 이게 고전 게임의 단골 소재이다 보니 좀 식상하지만, 외계인의 지구 침공 수단이 게임 소프트웨어이고. 그것을 통해 모니터 밖으로 튀어나온다는 설정은 당시 기준으로 보면 신선했다.

이게 뭔가 저주받은 비디오를 보면 TV에서 귀신이 튀어나와 사람 죽이는 ‘링’의 외계인 버전 같은 느낌이 살짝 드는데. 본작의 원작 만화는 링보다 한참 먼저 나왔다. 링 소설 원작은 1991년, 바르곤 어택 만화 원작은 1989년 출시다.

그리고 주인공이 너드 스타일의 프로그래머라서 외계인의 장비를 사용하고, 외계인의 컴퓨터를 조작해 사건을 해결하는 설정도 꽤 괜찮았다. (인싸가 침묵할 때 아싸가 세상을 구한다!)

결론은 평작. 메인 스토리는 식상하지만 외계인이 게임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구를 침공해 TV 밖으로 튀어나온다는 설정과 주인공이 너드 스타일인 프로그래머로 외계인의 장비, 컴퓨터를 조작하는 내용들은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화면 단위의 클리어 방식을 채택했다고는 해도 좌우 스크롤 이동 기능 자체가 없어서 고정된 화면의 크기가 너무 작아 보기 불편하고, 게임 진행에 대한 힌트가 전혀 없고 사망 구간의 난이도가 좀 어려운 편이라서 유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구석이 있지만 세이브/로드를 언제든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어떻게든 게임을 진행할 수는 있어서 게임의 만듦새가 엉성한 구석이 있긴 해도 최소한 평타는 치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16비트 컬러와 256컬러의 두 가지 버전이 출시됐고. 오프닝과 엔딩, 게임 오버 장면에서는 BGM이 나오는데 게임 본편에서는 BGM이 없이 효과음만 나온다.


덧글

  • 블랙하트 2021/12/23 07:45 #

    스샷의 게임 모습은 아미가 게임 특유의 분위기가 나는데 아미가판을 먼저 만들고 그걸 기반으로 다른 기종에 이식한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 잠뿌리 2021/12/25 09:22 #

    릴리즈 정보를 보면 도스판과 아미가판이 같은 해에 다 나와서 도스 이식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작사인 콕텔 비전의 게임 자체가 저런 분위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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