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2021) 2021년 개봉 영화




2021년에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이 만든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4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10개의 초능력 반지를 소유한 ‘웬우’가 ‘텐 링즈’라는 집단을 결성해 1000년 동안 살아오면서 국제 정세에 개입해 암암리에 뒷세계를 지배해오다가, 탈로 마을의 거주자인 ‘잉리’를 만나 사랑에 빠져 은퇴를 ‘샹치’, ‘샤링’ 등의 자식을 낳아 행복하게 살던 중. 모종의 사건으로 ‘잉리’가 죽임을 당하자 조직을 재결성하고. 어린 샹치를 암살자로 조직의 암살자로 키웠다가 반목하여 생이별을 하게 됐는데. 그로부터 수년의 시간이 지나 샹치가 어른이 되어 신분을 감추고 평범하게 살던 중. 웬우가 수하들을 보냐 샹치와 샤링이 가지고 있는 목걸이를 노리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편 스토리는 클리셰 범벅이라서 새로운 맛이 전혀 없다.

출생 신분을 감추고 힘을 숨기고 살던 평범한 주인공. 어릴적부터 조직에서 암살자로 키워졌지만 암살자의 세계를 떠났고, 부모님의 유품이 키 아이템 역할을 해서 그것을 노리는 조직에 쫓기고, 오랫동안 떨어져 살던 동생하고 재회해서 서먹서먹하지만 곧 화해해서 다시 가까워지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초월적 존재가 봉인되어 있는데. 주인공이 가진 아이템이 그 존재와 직접적 연관이 있고. 결국 그 존재가 봉인에서 풀려나 최종 보스로 등극하는 것 등등.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클리셰 투성이라 스토리 전개를 예측하기 쉬워서 좋게 말하면 왕도 지향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존나 뻔하고 식상한 이야기다.

본작에 나오는 텐링즈는 ‘웬우’가 소유한 반지와 그가 결성한 조직의 이름인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이전 작에서 종종 언급되다가, 본격적으로 나온 건 이번 작이 처음이다.

1000년 동안 국제 정세에 개입해 온 어둠의 조직이란 거창한 설정치고는, 인원수가 너무 적고 그로 인해 조직의 규모 자체도 작아 보여서 맥빠지는 구석이 있다.

소수 정예의 엘리트 부대라고 하기에는 간부급 멤버는 달랑 2명 밖에 없고. 조직 보스는 잘 싸우지만 그 밑의 부하들의 전투력은 어둠의 세상을 지배한다는 수식어를 들이밀기 민망할 정도라 무슨 닌자 거북이의 ‘풋 클랜’ 수준을 가지고 월드 클래스를 자칭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토리, 배경 설정 등은 별로 좋지 않지만 그 반면, 액션은 꽤 괜찮은 편이다.

이게 정확히 액션 퀼리티가 엄청 뛰어난 건 아니지만, 액션의 스타일이 권각술 위주의 맨손 격투를 기본 베이스로 해서 고층 빌딩과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격투를 이어가는 스턴트 액션을 추가하고. 또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절도 있는 동작과 연무를 펼치며 대련하듯 싸우는 연출까지 나와서 홍콩 액션 영화 느낌을 극대화시켜서 좋다.

‘텐 링즈’도 단순히 10개의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싸우는 게 아니라. 손목에 착용하는 고리 형태의 무기로 에너지 블래스터처럼 쏘는 것부터 시작해 바닥에 쏴서 그 반동으로 초도약을 하기도 하고, 한 줄로 엮어서 유성추처럼 휘두르면서 공격, 방어, 보조 등 모든 걸 다하는 만능병기라서 굉장히 인상적이다. 토르의 ‘묠니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못지않은 존재감이 있다.

‘시무 리우’가 배역을 맡은 ‘샹치’는 주인공이지만 배경 설정이 클리셰 투성이에, 외형이나 능력이 특출난 게 아니라서 겉으로만 봐서는 매력을 논하기 전에 존재감 자체가 없지만 그래도 액션 씬에서는 충분히 제몫을 다한다. 캐릭터의 관점에서 보면 눈에 안 띄는데 액션만 놓고 보면 한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다.

메인 빌런인 ‘웬우’는, 가족한테는 자상하지만 적한테는 무자비하고. 아내의 죽음 이후 흑화해서 비극적인 가족사를 가진 악당 두목으로서의 입체성을 갖추었고. 해당 배역을 맡은 ‘양조위’가 열연을 펼쳐서 악당인데도 불구하고 주인공보다 더 존재감이 크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캐릭터의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억지 신파극 요소가 있고, 캐릭터의 행동이 감정의 기복이 커서 걸리는 부분이 몇 개 있긴 하나. 양조위의 연기력 앞에 다 묻혀 버린 느낌이다.

샹치의 연인이라기보다는 여자 사람 친구에 더 가까운 포지션이라 히로인이 아니라 사이드 킥 같은 ‘케이티’는 본작의 오리지날 캐릭터로 아무 능력도 없는 일반인이지만. 친화력이 높아 이 사람 저 사람 가리지 않고 다 친해지고, 처음에는 짐짝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가서 크게 한 건 터트려 스토리 기여도도 커서 앤트맨의 ‘루이스’와 같이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캐릭터 괜찮고 액션이 받쳐주니, 스토리랑 설정이 안 좋은 걸 커버칠 수 있긴 한데, 진짜 문제는 그런 것들로도 도저히 커버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거다. 그건 바로 극 후반부에 나오는 최종 보스다.

최종 보스인 ‘어둠의 드웰러’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영혼을 흡수해 강해지는 초대형 비행 괴수이고. 이에 맞서는 상치가 동양의 용을 타고 공중전을 펼쳐서 괴수대전이 되는데. 이게 작품의 완성도를 갉아먹는다.

혹자는 심형래의 ‘디 워(2007)’를 연급하면서 까는데 솔직히 그런 말을 들어도 좀 할 말이 없긴 하다.

최종 보스 등장 전까지는 완전 홍콩 무협 영화처럼 진행되다가, 최종 보스 등장 이후 괴수물로 완전히 장르 이탈을 해버리니 어떻게 실드를 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게 영화 전체의 약 3/4 동안 홍콩 무협 영화처럼 권각술을 펼치며 싸우다가 갑자기 초거대 괴수가 나타나니 인간의 싸움은 상대적으로 묻힐 수밖에 없다.

이걸 영화로 비유하자면, ‘성룡’, ‘이연걸’, ‘견자단’이 나와서 취권, 불산무영각, 영춘권 돈까스 고기 다지기 펀치 날리면서 박터지게 싸우는데, 갑자기 고질라가 툭 튀어나왔다고 생각해 보자.

고질라 발톱에 낀 때보다도 작은 먼지 같은 사람이 얍얍거리며 주먹질하며 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최종 전투의 액션씬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샹치가 거대 괴수를 퇴치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니, 캐릭터의 외모, 기본 능력, 슈퍼파워를 종합해서 보면 기존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슈퍼 히어로에 비해서 묻히는 경향이 강한데. 괴수 토벌 업적 하나로 존재감이 급상승한 것이니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역시 기본 설계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결론은 평작. 클리셰 투성이인 스토리, 거창한 설정에 비해 빈약한 빌런 조직 묘사 등이 좀 눈에 걸리긴 하나, 선역 악역 할 것 없이 전반적인 캐릭터가 괜찮고, 홍콩식 격투, 무협, 스턴트 액션 스타일로 승부수를 띄운 게 먹혀 들어가 액션은 나무랄 곳이 없어 액션 영화로서의 재미는 충실하지만.. 극 후반부의 괴수대전 전개가 기전에 쌓아 올린 홍콩 액션 영화 스타일의 밥상을 뒤엎어버려 수작이 될 수 있었던 작품이 평작으로 내려간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스토리, 설정, 인물, 연출 등등. 모든 부분이 중국 흥행을 노린, 중국 친화적인 작품이다.

액션 쪽에서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하는 태극권 원리, 상징, 연출이 자주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 주요 인물들이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같은 중국인들끼리 있을 때는 중국어를 사용해 대화하고, 중국의 제사 문화, 기린, 중국풍 사자, 구미호, 주작, 혼돈 등 중국 신화의 환생 생물들과 선한 괴수는 동양의 용이고. 악한 괴수는 서양의 드래곤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 등등. 지금까지 나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 중에 가장 중국에 대한 리스펙트가 강한데 정작 중국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상영 금지됐다.


덧글

  • 잠본이 2021/12/22 13:53 #

    중국시장 의식해서 요상한 부분이 적지 않은 아연맨 3편보다도 훨씬 중국 친화적인데 정작 중국에서 못 트는...
  • 잠뿌리 2021/12/22 21:32 #

    디즈니에서 허용 가능한 최대한의 중국친화적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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