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괴담 (2020) 2023년 영화 (미정리)




2020년에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한국 공포 드라마.

‘틈’, ‘목적지’, ‘합방’, ‘장난’, ‘맞춤 구두’, ‘엘리베이터’, ‘문지방’, ‘생일’ 등등.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단편은 평균 5분 정도 되는 숏필름이다. 에피소드가 하나 끝날 때마다 엔딩 스텝롤이 약 2분여 가량의 시간으로 올라오는데. 본편 자체가 5분짜리니 엔딩 스텝롤 매번 올라가는 게 좀 필름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에피소드 제목만 보면 좀 감이 안 잡히겠지만, ‘틈’은 콩콩 귀신, ‘목적지’는 자유로 귀신, ‘맞춤 구두’는 방과 후의 다리 귀신, ‘엘리베이터’는 다른 세계 가는법 등등. 90년대 ‘공포특급’부터 시작해 00년 이후의 인터넷에 떠도는 도시 괴담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문지방’은 문지방을 밟으면 재수없는 미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생일’은 어린아이를 특정한 방법으로 죽여 귀신으로 만들어 부려 먹는 ‘염매귀’를 소재로 하고 있다.

‘합방’은 도시괴담도, 미신도 아니고, 인터넷 BJ가 방송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귀신한테 죽는 내용이라서 오리지날 스토리다.

에피소드 평균 분량이 앞서 말했듯 5분밖에 안 되는 관계로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는 전후사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시작한지 몇 분 안 돼서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가 도시괴담 속 귀신이 나타나 사람을 잔인하게 해치고 끝나는 단순한 패턴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틈’ 같은 경우도, 베이스가 되는 도시 괴담 콩콩 귀신의 내용이, 2등이 1등을 옥상에서 밀어 죽인 뒤. 1등 귀신이 거꾸로 떨어져 죽은 자세 그대로 머리로 콩콩, 땅을 튕기며 2등을 찾아가는 이야기인데. 본작은 여기서 2등이 1등을 죽여 1등이 귀신이 된 과정을 스킵하고. 그냥 1등, 2등 사진을 걸어 놓은걸 살짝 보여준 뒤. 2등이 1등 귀신한테 잡혀 죽는 걸로 끝낸다.

아무리 숏필름이라고 해도, 뭔가 좀 5분 만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증마저 느껴진다.

요즘 사람들이 스피디한 전개를 선호한다고 해도, ‘귀신이 나탄다->귀신이 사람을 죽인다’ 이것만 계속 반복하다 보니, 거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빌드 업을 제대로 이루지 않고 최소한의 개연성 확보도 하지 않으며, 내용에 몰입해서 볼 시간적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휙휙 넘어가니 스토리 구성의 허술함마저 느껴진다.

특이한 점이라면, 고어 수위가 꽤 높은 편이라서 화면이 피로 물드는 장면이 많다는 거다. 공포물이니까 당연히 그런 거 아니야? 라고 할 수 있지만, 같은 공포물이라도 도시괴담은 그런 피비린내 나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대의 도시괴담은 이야기 속에서 귀신이 나타나거나, 귀신을 목격한 시점에서 딱 끝내고. 귀신과 조우한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묘사를 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혹은 보통 기절한 뒤 깨어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이렇게 끝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자유로 귀신만 해도 원전에선 한밤 중에 차를 몰고 자유로를 지나다가 눈알이 없어 검은 눈구멍만 있는 여자 귀신을 목격했다. 이게 주된 내용이었다.

근데 본작에선 자유로 귀신이 차에 탄 것도 모자라 운전자의 눈알을 뽑아버린다. 콩콩 귀신도 사람 붙잡아서 화장실 변기에 거꾸로 처박아 죽여 버리고, 방과 후의 다리 귀신도 사람의 하반신을 뽑아다가 자기 몸에 붙여서 걸어 돌아가는가 하면, 다른 세계 가는 법도 뜬금없이 다른 세계의 괴이가 나타나 사람을 죽이고. 문지방도 본래 문지방 밟으면 재수 없다. 이 정도 내용의 미신인데 문지방 위에 부적이 있어 그걸 떼어내니 한밤 중에 귀신이 튀어나와 사람을 죽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에 피가 넘쳐흐른다.

귀신이 나오기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나와서 사람을 해쳐야 무서운 내용이고, 공포물에 걸맞긴 해도. 아무런 맥락 없이 귀신이 툭 튀어나와서 사람 죽이기만 하니 이게 되겠나.

제일 어처구니가 없는 게 ‘장난’ 에피소드인데. 두 여학생이 집에 가다가 1명이 뭐 놓고 간게 있어서 교실로 돌아갔다가 사물함을 열어보니 지저분한 인형이 있어서, 사물함 닫고 돌아서 나오는데 복도에서 갑자기 여학생 귀신이 튀어나와 각기 춤을 추며 네발로 기어오고. 그걸 피해 달아나니 3층과 2층 사이의 층계참을 무한 반복하다가 결국 귀신한테 잡혀 죽는다는 이야기라서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사물함에 넣은 인형 넣은 건 장난인 것 같은데. 대체 복도에 귀신은 왜 튀어 나온 거냐고!)

이걸 J호러에 비유를 하자면, 링의 ‘사다코’가 저주의 비디오를 본 사람을 죽이고. 주온의 ‘가야코’가 저주의 집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을 죽이는 걸, 전후사정 전혀 설명 없이 사다코가 나타났다. 사람이 죽었다. 가야코가 나타났다. 사람이 죽었다. 이런 식으로 무슨 포켓몬 배틀 설명 일절 하지 않고 ‘야생의 포켓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식으로 묘사한 거라 총체적 난국인 것이다.

그나마 제일 괜찮은 게 마지막 에피소드인 ‘생일’인데 앞서 말한 염매귀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채택한 것도 괜찮지만, 이전에 나온 다른 이야기와 다르게 기승전결을 제대로 갖추고 개연성도 확보하면서도, 염매귀라는 소재 활용도 잘했고 무당 배우의 열연이 더해져서 꽤 볼만하다.

결론은 미묘. 누구나 하는 도시괴담을 소재로 한 것 자체는 식상한데, 도시괴담 속 귀신이 사람을 죽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화면이 피칠갑으로 이루어진 게 오히려 기존의 도시괴담 용법과 다른 구석이 있어 신선한 점이 있긴 하나. 에피소드당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귀신이 나타나 사람을 죽인다는 단순한 내용만 계속 반복해서 스토리 구성이 너무 허술해서 작품 전반의 스토리적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염매귀 소재의 ‘생일’ 에피소드 하나가 멱살 잡고 하드 캐리해서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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