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서커 (Berserker.1987) 2022년 영화 (미정리)




1987년에 ‘제퍼슨 리처드’ 감독이 만든 미국산 슬래셔 영화.

내용은 ‘존’, ‘마이크’, ‘셀리’, ‘케이티’, ‘크리스티’, ‘래리’로 구성된 6명의 대학생 친구들이 존이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갔던 숲속의 오두막집에 놀러 갔는데. 그곳이 실은 1000년 전 북미 대륙으로 진출한 바이킹 일족의 정착지였고. 바이킹 광전사의 후예가 곰 가죽 뒤집어 쓰고 주인공 일행을 습격해 하나 둘씩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다.

본작의 타이틀인 ‘버서커’는 판타지물에서 흔히 나오는 ‘광전사’로, 본래 어원은 ‘곰 가죽’을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가 시간이 흘러 ‘곰 가죽을 뒤집어 쓴 사람’이란 뜻으로 바뀌고, 곰의 가죽을 뒤집어 쓰면 곰의 힘을 낼 수 있다는 믿음에 의거해 용맹한 전사를 지칭하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작중에선 주인공 일행이 머무르는 오두막집 근처가 10세기 때 바이킹이 북미 해안가에 도착해 정착지를 세운 곳이고. 바이킹 광전사는 맨손으로 곰을 때려잡고 곰의 가죽을 망토로 두르고, 발톱은 무기, 주둥이는 가면을 만들어 쓰며, 전장에 나가 모든 걸 죽이고 적의 살을 먹는 광포한 전사로서 죽어서도 안식을 갖지 못해 후손들을 노린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이게 정확히는, 작중에서 주인공 일행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 등장한 옛날 이야기지만. 그게 실은 실존하는 이야기로 인근 주민이 바이킹의 후예이자 광전사로서 캠핑하러 온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는 게 주된 내용인 것이다.

바이킹 신화의 광전사가 슬래셔 무비의 살인마로 등장하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라 소재가 상당히 신선하고. 작중 광전사의 복장이 곰의 가죽을 망토처럼 두르고, 곰의 발톱 장갑을 착용하며, 곰의 주둥이를 마스크로 만들어 쓴 복장이 되게 기괴해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보통, 동물의 가족을 옷으로 두른 신화속 영웅이나 전사 같은 경우는, 모자와 망토가 하나로 이어진 구조의 가죽 옷을 입어서 동물의 머리 가족을 모자처럼 쓰는데. 본작에선 동물의 주둥이를 마스크로 만들어 입만 가리니 이런 해괴한 디자인은 또 처음 봤다.

손에 낀 곰 발톱 장갑 같은 경우도, 판타지물에서 수인 혹은 동물귀 가진 수인 컨셉의 로리로리한 캐릭터들이 냥냥 펀치를 비롯해 발톱 장갑류 착용하고 싸우는 것만 봐왔는데 이걸 실사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 (슬래셔 무비의 살인마가 냥냥 펀치 장갑 끼고 사람 죽인다고!)

근데 이게 설정과 복장은 신선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 자체의 만듦새는 매우 나쁘다. 모처럼의 소재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진짜 영화를 존나 대충 만들었다.

작중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희생자들이 곰의 발톱에 베여 죽는데 이게 ‘야생곰’에 의한 것인지, 바이킹 광전사의 짓인지 헷갈릴게 하기 위해 영화 전체의 약 2/3. 러닝 타임 1시간 동안 사건이 벌어지는 전후 과정에 숲속에서 야생곰이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작중에서 바이킹 광전사 옛날 이야기를 하며 떡밥을 던져 놨다고 해도. 바이킹 광전사가 직접적으로 사람을 해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암시만 하니 이게 대체 뭐 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사람은 죽어 나가는데, 사람을 죽이는 존재를 보여주지 않으니 공포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되게 답답한 상황인 거다.

실체가 보이질 않으니 작중 인물들이 공포 영화 속 캐릭터답게 공포에 질려 쫓기는 것도 완전 어설프고, 어떤 캐릭터는 비명횡사하는데. 어떤 캐릭터는 피투성이가 됐는데도 어찌저찌 살아남고, 또 어떤 캐릭터는 중상을 입어 너덜너덜한데 살인마의 추격도 받지 않은 채 자력으로 오두막까지 되돌아가서 주인공 일행의 생사여부가 들쭉날쭉해서 캐릭터 운영이 엉망진창이다.

영화 러닝 타임 1시간 만에 바이킹 광전사가 불쑥 튀어나와 포효하는데. 본 모습이 처음으로 드러난 씬에서 존나 뜬금없이 지나가던 야생곰하고 맨손으로 맞붙어 싸우는 인간 VS 곰의 일기토가 나오더니. 그 뒤로 또 모습을 감추고는 부상을 당한 희생자들의 모습을 줄창 보여주니 총체적 난국이다.

아이러니한 건 바이킹 광전사가 곰과 일기토를 벌이는 씬이 어처구니가 없는 건 둘째치고 본작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씬이란 거다. 진짜 곰과 곰 가죽 입은 사람이 뒤엉켜 엎치락뒤치락 싸우는 장면이라서 그렇다.

극 후반부에 지역 보안관인 ‘힐’이 주인공 일행을 구하러 와서 바이킹 광전사와 제대로 맞붙어 싸우는 게 아니라 총 한 방으로 사살하고 끝나니, 바이킹 광전사가 말이 좋아 광전사지 완전 종이 호랑이가 따로 없다.

결론은 비추천. 곰 가죽 뒤집어 쓴 10세기 바이킹 광전사의 후예가 슬래셔 무비의 살인마라는 신선한 소재를 차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킹 광전사가 메인 빌런인 게 민망할 정도로 출현 분량이 짧고 쓸데없이 야생곰을 등장시켜 필름을 낭비해 영화 자체를 너무 못 만들어서 소재가 아까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영화 시나리오를 완성한 지 한 달 만에 촬영에 들어갔고, 단 2주 만에 촬영을 끝냈다고 전해진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건 희생자가 입을 쩍 벌린 것으로 보이는 표지 디자인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는 점인데. 문제는 그게 영화 본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거다. 심지어 그 얼굴 아래 텐트 쳐진 것조차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배경은 오두막이니까)


덧글

  • 먹통XKim 2021/11/14 19:05 # 답글

    그나마 저 포스터조차도 훨씬 먼저 나온

    핑크 플로이드의 벽(Pink Floyd - The Wall,1982) 베낀 느낌
  • 잠뿌리 2021/11/21 16:38 #

    입의 위치만 바꿔서 베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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