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괴담 (学校の怪談.1995) 2022년 영화 (미정리)




1990년에 코단샤에서 ‘츠네미츠 토오루’가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95년에 ‘히라야마 히데유키’ 감독이 실사 영화로 만든 작품.

내용은 여름방학을 하루 앞둔 날, 초등학교 5학년생인 ‘나카무라 켄스케’, ‘세가와 쇼타’, ‘치바 히토시’ 등 세 친구가 학교 뒤편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하니와 인형’을 실수로 깨드린 이후, 초등학교 2학년생인 ‘시노다 미카’가 물감 상자를 학교에 놓고 가서 다시 가지러 갔다가 어디선가 통통 튀어 온 축구공을 보고 그걸 따라 가던 중. 철거 예정이 출입 금지 구역이 된 구교사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무엇인가에 잡혀가 실종되어,. 미카의 누나이자 초등학교 5학년인 ‘시노다 아키’와 켄스케 일행, 구교사 안에 있던 초등학교 6학년생 ‘코무로 카오리’ 등. 다섯 명의 아이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구교사에 갔다가 그 안에 갇혀서 학교 괴담 속 존재들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원작은 소설이라고는 하나, 이게 어떤 하나의 스토리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학교에서 전해지는 괴담을 모은, 괴담 모음집이다.

그래서 실사 영화판인 본작은 메인 스토리와 주인공 캐릭터가 각각 따로 있어서 내용 자체는 원작과 관련이 없다. 단지 학교가 배경이고, 괴담 속 캐릭터가 나올 뿐이다.

실제 본편 내용은 아이들의 모험을 다룬 ‘쥬브나일 어드벤처’에 호러 판타지를 가미한 스타일이다.

구교사의 모습을 한 사차원 공간 속에 갇혀서 학교 괴담 속 귀신들과 조우하고,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지르고 도망쳐다니다가, 구교사 밖으로 탈출하는 게 주된 내용인 것이다.

전반부의 내용은 도망치고 숨어다니는 게 메인이라서 모험다운 모험은 나오지는 않으나. 괴담 속 존재와 조우하거나 무섭고 이상한 일을 겪게 되어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어서 호러 어트랙션을 대리 체험하는 느낌으로 보면 볼만하다.

특수분장/특수효과가 CG의 사용을 적게 하고. 아날로그 기법을 주로 사용해서 수작업으로 만들어 넣은 부분이 많아 특촬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 적게 사용한 CG로 만든 듯한 컬러풀한 학교 유령은 뭔가 서양의 고블린에 ‘고스트버스터즈’의 ‘먹깨비’를 합친 듯한 분위기로 디자인이나 연출이 좀 유치하게 느껴지는 반면. 아날로그 기법으로 만든 것들은 생각보다 꽤 괜찮다.

두 다리로 우뚝 서서 울어대는 개구리 표본. 진짜 장기가 달린 인체 표본,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역재생한 미술실의 석고 조각 손들 등등이 거기에 속한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수위 귀신인 ‘쿠마히게’가 괴물로 변신하는 장면과 한국에서는 ‘빨간 마스크’로 잘 알려진 ‘입 찢어진 여자’ 등장 씬이다.

둘 다 출현 분량 자체는 좀 짧은 편이긴 한데, 그 짧은 분량 내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쿠마히게 쪽은 인간 폼에서 괴물로 변하기 전에 인간 몸과 괴물 몸이 이어 붙은 모습일 때가 굉장히 흉측해서 무슨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프롬 비욘드’를 보는 줄 알았고. 입 찢어진 여자는 학교 괴담 속 존재가 아니라 도시 괴담 속 존재인데 왜 뜬금없이 나왔는지 알 수는 없고 출현씬이 5분도 채 안 되지만, 찢어진 입 분장이 존나 호러블해서 지금 봐도 잘 만들었다.

인간 캐릭터 쪽은 구교사 안의 주인공 일행보다, 오히려 학교 밖에 있는 외부인들이 더 톡톡 튄다.

히토시의 쌍둥이 동생인 ‘이치’는 학교 밖에 있지만 텔레파시로 학교 안의 형과 교신을 하면서 마법서를 통한 오컬트 지식으로 지원을 하고, 켄스케의 어머니인 ‘나카무라 유미코’는 정비소에서 일하는데 전직 양키 리더라서 폭주족 동생들 데리고 와서 이치와 협력해 사건 해결에 큰 기여를 한다. (이치가 가진 마법서에는 진짜 콜린 드 플랜시의 ‘지옥 사전’의 삽화가 들어가 있다!)

주인공 일행네 반 담임 교사 ‘고무카이 신이치’가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이끌고, 미카를 구출하면서 진 주인공급 활약을 하고, 학교 밖에서는 이치와 유미코의 지원으로 탈출로를 확보하는 후반부의 전개는 꽤 모험물답게 변해서 좋다.

켄스케와 카오리가 썸타는 건 좀 갑작스럽긴 하나, 이게 사실 첫 등장부터 이별이 약속된 전개로 나아가서 애틋한 구석이 있어 여운으로 남는다.

그밖에 본작은 의외의 부분에서 역사적 사료의 가치까지 지니게 됐다. 주요 배경인 구교사가 완전한 목조 건물이라서 콘크리트로 지어진 현대의 학교 건물과 전혀 달라서, 90년대 영화지만 목조 교사를 배경으로 한 실사 영화라는 유니크함을 갖춰서 영상 기록물로서 귀중한 자료로 손에 꼽히기도 한다.

구교사는 게임, 만화, 소설 등의 서브 컬쳐의 배경으로 종종 등장해서 그림으로 그려지고 글로 묘사된 걸 접할 수는 있는데. 실사 영화에서 실물로 접하는 건 확실히 드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결론은 추천작. 학교를 배경으로 한 호러 어트랙션의 대리 체험과 아이들의 모험을 다룬 쥬브나일 어드벤처가 꽤 재미있고, 구교사를 메인 배경으로 한 실사 영화인 게 영상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까지 있어서, 학교 괴담 소재에 관심이 있거나, 학교 괴담을 소재로 한 창작물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개봉 당시 약 15억엔의 흥행 수익을 거두어 꽤 히트를 쳐서 영화의 소설판이 나왔고. 영화 자체도 시리흐화되어 4탄까지 나왔다.

추가로 본작은 흥행 뿐만이 아니라 비평 쪽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어 1995년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각본상, 미술상에 후보로 올랐고, 같은 해에 열린 제 13회 골든글로스상에서는 화제상을 수상했다.

덧붙여 영화가 개봉한지 단 6일 만에 동명의 제목으로 게임화되어 세가 세턴용으로 발매했다. 원작 영화의 실사 영상을 사용한 게임으로, 너무 급하게 만들어서 그런지 완전 쿠소 게임이다. (영화는 1995년 7월 8일 개봉, 게임은 1995년 7월 14일 발매다)


덧글

  • rumic71 2021/11/12 22:20 # 답글

    원래 호러와 특촬은 깊은 연관이 있죠. 일본영화의 특촬기술이 괴수영화를 통해 발전했다면 유럽의 특촬은 호러를 통해 발전한 셈이고요(허접한게 더 많긴 하죠). 지금은 모조리 CG지만...
  • 잠뿌리 2021/11/12 22:57 #

    서양 호러 영화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든 게 CG보다 훨씬 나은 게 많죠. 시대가 바뀌어 CG가 발전했는데 오히려 CG로 떡칠한 쌈마이 호러 영화가 양상된 게 좀 안타깝습니다.
  • 좀좀이 2021/11/21 16:33 # 삭제 답글

    이 영화 매우 독특하면서 재미있을 거 같아요. 아날로그로 만든 진짜 장기 달린 인체 모형 ㅋㅋ 그런 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는데요? 그나저나 학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왜 이렇게 괴담투성이인지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애들 더 학교 가기 싫어지게요 ㅎㅎ
  • 잠뿌리 2021/11/21 16:41 #

    20세기 옛날 감성이 그런 것 같습니다. 21세기인 요즘은 학교 괴담이 예전처럼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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