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어드벤처 학교퇴마록 1 – 누군가 있다 (2014) 2021년 서적




2014년에 ‘형설아이’에서 ‘스토리버스’ 작가가 글, ‘이시혁’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만든 아동용 공포 만화. 판타지 학교 괴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마법학교 아쇼카가의 퇴마사 ‘브라보’와 ‘바비’가 인간 세계로 내려와 시크릿 체인지로 마법사 ‘어메이징’, ‘프리티’로 변신해 귀신 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학교퇴마록’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귀신을 물리치는 퇴마 요소가 있긴 한데, 이게 오컬트 베이스의 주문이나 법술 같은 것이 아니라, 마법학교 출신 아이들이 마법 주문을 사용해 마법사로 변신해 싸우는 것이라서 기존의 퇴마물과 궤를 달리한다.

쉽게 말하자면, 변신 마법 소녀, 소년이 마법의 힘으로 귀신을 물리치는 것인데. 이게 언뜻 보면 ‘마법 소녀가 귀신을 물리치다니 존나 신선한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직접 보면 매우 안 어울려서 위화감이 팍팍 든다.

일단, 캐릭터 소개에는 마법학교가 어쩌고 하지만, 본편 내에서는 마법학교에 관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고. 브라보와 바비가 전화로 귀신 사건 의뢰를 받으면 곧바로 출동해 사건을 해결하는 퇴마사의 일을 한다.

근데 이게 제목만 학교퇴마록이지, 실제 본편 내용은 귀신을 퇴치하는 게 주된 내용이 아니라서, 브라보와 바비가 모처럼 마법의 힘으로 변신을 해도 본편에 나오는 모든 액션씬이 1페이지를 넘어가지 못할 정도로 액션의 비중이 대단히 떨어진다. (아니, 1페이지까지도 아니고. 짧으면 1컷으로 끝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마법사라면서 강력하고 화려한 마법을 사용하면서 싸우는 게 아니라.. 마법봉으로 귀신을 직접 때려잡아서 무늬만 마법사다.

마법봉을 쥐는 자세 자체가, 브라보는 길다란 마법 지팡이를 옆구리에 꼬나든 창술 자세를 취하고, 바비는 자루가 짧은 마법 롯드를 양손에 든 이도류 자세를 취하니 진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마법 지팡이 창술은 둘째치고 마법 롯드 들고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도류 자세가 진짜 컬쳐 쇼크였다)

액션 묘사가 허접하고 비중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주인공인 브라보, 바비 콤비가 나와서 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거다.

그게 본편 스토리가 옴니버스 스토리인데. 주인공 콤비가 퇴마사를 자처하는 것 치고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나오는 에피소드가 몇 개 안 되고. 거의 대부분 사건이 한참 진행된 뒤에 등장해서 그렇다.

주인공으로서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에피소드 거의 끝날 때 됐으니 뒤처리하러 나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근데 그 뒤처리가 깔끔하냐고 하면 또 그것도 아닌 게. 주인공 콤비가 하는 일이 딱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부분까지고. 그 뒤에 주인공 콤비가 자리를 떠나면 마지막 장면에 귀신이 툭 튀어나와서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암시를 주는 반전 엔딩이 몇 번이고 계속 나와서 뒷맛을 찝찝하게 만든다.

물론 사건 해결된 줄 알았는데 실은 아니었다는 반전 엔딩은, 공포물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일반화된 결말이기는 한데. 이게 그냥 공포물이 아니라 퇴마사 주인공이 나오는 공포물이라서. 그런 엔딩을 반복하는 건 결국 주인공이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안 좋은 방식이다.

퇴마물을 떠나서 순수 공포물 자체로 봐도 스토리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전학간 학교에 첫 등교를 했는데 교실에 모여 있던 같은 반 아이들이 실은 다 귀신이었더라, 백혈병에 걸려 머리가 빠진 소녀가 어느날 마음에 드는 가발을 발견해서 썼는데 가발 귀신이 들러붙었더라, 길가다가 리본을 주웠는데 리본의 원래 주인인 죽은 소녀 귀신이 들러붙었더라 등등. 흔히 알려진 인터넷 괴담을 어레인지해서 되게 식상하다.

작화 같은 경우, 작화를 맡은 ‘이시혁’ 작가는 작가 프로필을 보면 무려 1992년에 보물섬에서 ‘금동이’라는 단편 만화로 데뷔를 했고, 이후 2015년에 짬툰에서 ‘총수 비기닝’을 연재해서 90년대 만화 잡지 시대를 거쳐 웹툰 시대에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작가지만.. 귀신 디자인이 너무 획일화되어 있고 공포 연출이 전혀 무섭지가 않아서 그림 스타일이 공포물에 부적합하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을 그리는 건 무난한데 귀신을 못 그리는 게 문제란 것인데. 이게 또 스토리가 발목을 잡아서 글과 그림이 안 좋은 쪽으러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니 총체적 난국이다.

극 전개가 귀신의 실체가 드러난 순간. 그 다음 컷에서 곧바로 주인공 콤비가 마법의 힘으로 컷트하고 귀신과 대화 모드로 들어가서 분위기가 짜게 식는다.

귀신이 ‘우왕 무섭지?’하고 갑툭튀하면 그 다음 컷이 ‘어드벤처 파워!’ 외치면서 마법 지팡이로 후드려 까니, 그림과 연출이 공포물에 특화되었어도 도저히 커버칠 수 없는 구조다.

결론은 비추천. 퇴마물을 자처하면서 퇴마 액션의 비중이 너무나 떨어지고, 퇴마사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게 주된 내용이 아니라서 퇴마물로서의 극의 몰입도가 극도로 떨어지며, 작화가 공포물에 어울리지 않아서 너무 어설픈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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