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들려주는 세계 공포 괴담: 러시아 (2013) 2021년 서적





* 귀신이 들려주는 세계 공포 괴담: 러시아 (2013) *

2013년에 ‘재미북스(과학어린이)’에서 ‘김혜련’ 작가가 글, ‘정현희’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만든 아동용 공포 서적. 전 10권 구성인 ‘오싹오싹 세계 공포 여행’ 시리즈의 제 5권. 다섯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괴담 이야기다.

바로 앞전에 나온 ‘중국편’은 옛날 배경의 기이한 이야기는 많아도, 현대 배경의 괴담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마이너하다는 소재의 태생적 문제가 있었는데. 러시아 역시 동유럽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은 많이 있어도 현대 배경의 도시 전설과 괴담은 특정한 장소에 얽힌 것 이외에는 거의 전해지는 게 없다.

공포 영화조차도 미국, 영국 배경인 작품은 많아도 러시아 배경인 작품은 보기 드물어서, 러시아를 괴담 책 컨셉으로 삼는 건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러시아 관련 도시 전설/괴담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소재의 태생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시리즈가 본래 테마로 삼은 나라와 무관한 괴담을 해당 나라의 스킨을 씌워서 어거지로 짜맞추고 재탕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긴 한데, 본작은 그 정도가 좀 많이 심한 편이다.

일본은 요괴, 중국은 강시, 미국은 잭 오 랜턴과 유령, 영국은 흡혈귀와 늑대인간 등등. 각 나라를 대표할 만한 초자연적인 존재가 나오는 반면. 본작에는 그런 게 아예 없다.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를 소재로 삼아 사람이 말하는 인형을 망가트리면 새로운 인형이 된다는 괴담 하나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괴담이 러시아와 관련이 없다.

앞전에 나온 중국편에서는 좀 억지스러운 내용이었긴 해도, 중국 문화를 괴담 소재로 사용한 것도 있는데 본작에서는 그런 것조차 하나도 없다.

건널목 신호등에서 손짓하는 미녀 귀신 이야기도, 21세기 현대 배경의 도심 한복판에서 작중 인물은 다 케쥬얼한 복장을 입은 현대인인데 그 귀신 혼자 러시아 민속 의상 입고 나와서 되게 부자연스러웠다.

러시아가 추운 나라니까 얼어 죽은 귀신이 나오거나, 눈길을 걷는다 눈밭 아래서 귀신이 잡아끄는 내용 등이 나온거 보면 진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책 커버 일러스트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겨울 산장 괴담은, 친구들끼리 여행을 갔다가 교통 사고가 나서 주인공이 산장에 친구들과 함께 있는데. 산장 밖에서 남자 친구가 문을 두드려서 나가 보려 하자, 친구들이 주인공의 남자 친구가 사고가 나서 죽었다고 해서 귀신이라며 말리지만. 알고 보니 산장 안의 친구들이 귀신이었다더라. 라는 내용의 90년대 ‘공포특급’에 나온 도시 괴담이라서 완전 가관이다. (대체 이 어디가 러시아의 공포 괴담이라는 거냐고?!)

정 할 게 없으면 러시아 흡혈귀인 뷔스크쉬(viesczy)나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요정, 악마 이야기를 괴담으로 각색하던가, 아니면 고골의 ‘뷔이’라도 축약해서 넣었다면 그래도 러시아 고유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본작에서는 러시아의 요정, 미스터리 코너에서 짤막하게 소개만 할 뿐. 본편 스토리에는 전혀 반영을 하지 않았다.

중국편은 그래도 ‘귀시’나 ‘귀신절(중원절)’ 같은 것도 자세히 소개하면서 중국 컨셉을 살리려도 노력한 흔적은 보이는데. 본작은 그런 것도 아예 없어서 작가가 진짜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막 쓴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러시아 컨셉에 맞지 않는 내용이 나올 수가 없다.

이게 단순히 세계 공포 괴담이 본 시리즈의 컨셉이니까, 그 세계 중 하나로 러시아도 억지로 추가한 것 같다.

그밖에 이 시리즈가 각 권마다 인상적인 그림이 몇 개씩 있어왔고. 심지어 중국편에서도 꼬마 물귀신이나 연못 머리 귀신 등등. 괜찮은 그림이 있었지만 이번 작에는 그것도 없는 게 문제다. 작화는 영국, 미국편과 동일해서 작화 자체가 나쁜 게 아니고 이야기가 워낙 볼게 없어서 인상적인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거다.

결론은 비추천. 러시아의 괴담이 책 컨셉인데, 순수 러시아 괴담은 고사하고. 러시아 문화를 괴담으로 재구성한 것조차 없어서 러시아 괴담이란 컨셉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라서 앞전에 나온 중국편보다 더 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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