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삼국무쌍 (真·三国无双2021) 2021년 개봉 영화




일본의 코에이에서 만든 삼국지 액션 게임 ‘진 삼국무쌍’을 원작으로 삼아, 2021년에 홍콩, 중국 합작으로 ‘주현랑’ 감독이 만든 게임 원작 영화. 코에이의 정식 라이센스를 받고 나온 진 삼국무쌍의 실사 영화판이다.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곧바로 IP 서비스로 나왔다.

내용은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한왕실을 일으키기 위해 거병을 하여 반동탁 연합군에 참가해 ‘동탁’의 장수 ‘여포’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래 삼국무쌍 시리즈에서 ‘무쌍’은 한자로 ‘無雙’이라고 쓰고 ‘서로 견주어 쌍을 이룰만한 것이 없다고’해서, 용맹한 장수를 관념화시켜서 혼자서 수많은 적을 해치우는 일기당천을 컨셉으로 잡고 있는데. 이게 실사 영화판에서는 관념을 넘어서서 오리지날 설정으로 만들었다.

아예 ‘무쌍영웅’이란 설정을 집어넣어서 작중에선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슈퍼 짱짱쎈 장수를 일컫고. 외딴 숲속에 있는 ‘주검보’라는 신비한 장소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으로부터 ‘혈석’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무기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게 사람의 피를 흡수해 소유자를 강화시키는 설정이 있어 사람을 죽일 때마다 점점 더 강력해진다는 내용이 나온다. (작중에선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데 IMDB 영화 정보를 보면 장소 그 자체가 이름을 대신하고 있다)

유비 삼형제의 ‘자웅일대의 검’, ‘청룡언월도’, ‘장팔사모’. 조조의 ‘의천검’, 여포의 ‘방천화극’이 전부 그 기연을 통해 얻은 보구로 나온다. 단, 방천화극은 삼국무쌍 게임 원작을 따라가고 있어 무기의 디자인이 화극이 아니라 도끼에 가깝다.

반대로 삼국지에서 이름 있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장수는 무쌍영웅에 해당하지 않아서 조조 진영 측 장수는 군주인 조조 빼고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조인이 나오긴 하지만 나와서 싸우지는 않고 말만 걸어주는 단역 수준으로 나오고, 조인 이외에 하후돈, 하후연, 조홍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게임 원작의 실사 영화가 가진 숙명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와 원작 게임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대단히 떨어진다.

유비, 조조는 수염 하나 없는 미청년들로 나오고, 관우는 얼굴이 빨갛지도 않은데 너무 말랐고 주근깨에 검은 마스카라까지 하고 나왔으며, 장비는 뚱뚱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배만 너무 튀어나왔고 상투 튼 머리 스타일과 이상할 정도로 시커멓게 분장한 얼굴 등이 이상하게 보인다.

액션 씬은 원작 게임 느낌 나게 불꽃, 전기, 진공 폭발 같은 온갖 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장수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한 번에 수십명의 병사들이 쳐 날려지는 무쌍류 액션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게 이 액션 장면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면 평균 액션 씬이 대단히 짧아서 문제다.

액션 씬 구성도 무쌍난무 한 번 보여주고 끝나는 걸 반복하고 있어서 이게 사실상 잡졸들을 상대할 때나 좀 있어 보이지. 장수전으로 넘어가 무쌍난무가 안 나오는 일기토 묘사는 굉장히 부실하다.

무쌍난무를 쓸 상황이 아닐 때의 액션 씬이 꽤 많이 허접해서 사수관의 VS 화웅전은 역대 삼국지 영화, 드라마 중에서도 최악의 수준이다.

이게 보통은, 삼국지의 일기토는 말 위에서 싸우는 마상 전투가 기본인데. 본작은 굳이 말에서 내려서 지상 위에서 싸우니 일기토의 마상 전투가 구현되지 않아서 더 구려 보이는 것 같다.

본편 메인 스토리가 호로관의 VS 여포전까지만 나와서. 유비 삼형제와 여포의 대결이 하이라이트씬인데. 이게 네 사람이 전부 말에서 내리더니 경공술을 넘어선 비행술로 하늘을 날아가, 전장에서 벗어나 폭포수 아래에서 화염을 뿜고, 전격을 쏘며 서로의 병장기가 부딪칠 때 화염 폭발이 일어나고 물에선 파도가 몰아치며, 계곡 와르르 무너져 토사가 흩날리는 판타지 초전개로 나가서 이건 무슨 삼국무쌍이 아니라 드래곤볼이다.

그런데 역사대로 호로관에서 승부가 나지 않은 채 끝나고, 그 뒤에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몇년 후’로 스킵하고 넘어가서 VS 여포전을 위해 쌓은 빌드 업을 와르르 무너트린다.

애초에 삼국지 영화가 러닝 타임이 2시간 가까이 되는데 황건적의 난은 오프닝 때만 살짝 다루고. 본편 내용을 동탁의 난 때 반동탁 연합군의 사수관 전투, 호로관 전투만 다루고 있으니 스토리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캐릭터 비중도 골고루 나눠지지 않고 특정 캐릭터만 편애를 해서 밸런스가 매우 나쁘다.

황건적의 난 때 동탁이 장각과 싸울 때 유비 삼형제가 동탁을 구하러 가는 내용부터 시작해서 유비 삼형제를 주인공으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원결의 이벤트를 스킵하고 지나간 반면. 조조는 또 이상할 정도로 띄워주고 있다.

동탁 암살 미수 사건부터 시작해 진궁과의 만남, 여백사 가족을 몰살시킨 사건, 진류에서 본가의 전답을 팔고 거병하는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다 넣으면서 천하를 차지할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정작 영화 본편 스토리는 앞서 말한 듯 호로관의 VS 여포전까지 밖에 안 나와서 조조는 전면에 나서지도 않는다.

호로관의 VS 여포전까지만 다루다 보니, 그 뒤에 나와야 할 왕윤의 초선을 이용한 연환계가 앞당겨져서 여포와 초선의 만남이 나오는데. 로맨스 분위기 띄워놓고는 정작 엔딩은 호로관 전투가 끝난 뒤. 몇 년 후의 이야기랍시고 강제 스킵해서 초선 이야기는 공중분해된다.

초선이 실은 왕윤의 계략으로 여포와 동탁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 삼국지 원작의 설정을 따르고 있긴 한데, 그 이야기가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끝나 버리니 완전 인력 낭비 수준이다.

‘창천항로’의 영향인 건지, 아니면 감독의 취향이 반영된 건지, 여포의 라이벌이 ‘장비’가 아니라 ‘관우’로 설정되어 있어서 관우가 화웅도 물리치고, 여포의 견제를 받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등.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서 장비가 하는 일이 독우를 매질하는 것 밖에 없다. 독우 매질 이벤트 이후에는 비중이 한없이 낮아져 무슨 슈팅 게임의 옵션 기체마냥 옆에서 알짱거리면서 보조 공격해주는 게 전부라 감독이 아무래도 장비 안티 같다.

하북의 패자 ‘원소’랑 강동의 호랑이 ‘손견’은 원작 게임의 모습처럼 코스프레하고 나와서는 작중에서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둘 다 싸우는 씬 하나 넣어주지 않아서 완전 홀대하고 있는데. 유비와 조조의 라이벌 구도는 또 존나게 띄워주고 있다.

유비와 조조가 첫만남부터 내내 서로 견제하고. 심지어 전쟁 중에 휴식하는데 대뜸 절벽 위에서 천하에 대한 대담을 나누며 경공술 써서 날아다니며 칼싸움을 하고 앉은 데다가, 호로관 전투를 반동탁 연합군의 18제후들이 다 참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여포랑 유비. 단 두 진영의 부대만 투입해서 싸우게 만드니 진짜 배경 스케일이 극장판 영화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작다.

사실 무쌍난무 액션도 겉보기만 요란하지, 자세히 보면 무쌍난무 펼칠 때 나가 떨어지는 잡졸의 규모는 수십명 밖에 안 되고. 작중에서 무슨 수십만 대군 어쩌고 하면서 부대 단위를 만 단위로 설정한 것 치고는, 실제 동원한 병사 엑스트라의 수는 백 단위 밖에 안 돼서 과장이 심하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볼만한데, 영화 자체적으로 보면 존나게 쓸데없는 건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여준다는 거다. 2시간 내내 사람은 잘 보여주지 않고 자연 풍경만 집요하게 찍어서 보여주는데 대체 왜 그렇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 중국 본토에서 63일 동안 촬영을 하고 ‘뉴질랜드’로 팀을 옮겨 배경 촬영을 한 것인데. 작중에 나오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들은 죄다 뉴질랜드의 자연 풍경인 것이다.

반동탁연합군이 막사에 주둔한 게 아니라 전장 근처의 골짜기 동굴 안에 거대한 불상을 앞에 두고 모여서 회의하고, 전장을 내려다보는 거나. VS 여포전 때 굳이 호로관 전장에서 벗어나 그 근방 계곡 폭포를 배경으로 토사와 물을 튀기며 싸우는 것 등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게 삼국지 영화가 맞나 의문이 들 정도였는데 뉴질랜드가서 찍은 거라 그런 것 같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 원작 영화로서 원작 재현율이 떨어지고, 원작 캐릭터와 실사 영화 배역의 싱크로율도 낮은 데다가, 러닝 타임은 2시간이나 되는데 삼국지의 그 방대한 내용 중에 사수관 전투, 호로관 전투 달랑 2개만 다룬 러닝 타임 대비 빈약한 볼륨, 유비, 조조, 관우 셋만 편애하고 다른 캐릭터는 너나 할 것 없이 전부 홀대한 캐릭터 운용 대실패, 무쌍영웅과 사람 피 흡수하는 전용 보구 무리한 오리지날 설정, 겉보기만 요란하고 평균 1분도 채 안 되는 무쌍난무 조루 액션, 사람보다 자연 풍경을 더 많이 찍은 배경 촬영의 이상한 집착 등등. 코에이 정식 라이센스를 받고 나온 실사 영화란 사실이, 코에이 역대급 흑역사로 봐도 무방할 만큼 재앙의 흉작이다. 스퀘어의 파이날 판타지 3D 영화와 함께 게임 원작 영화의 안 좋은 사례로서 게임사에 기록으로 남길 만 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제작비가 3억 홍콩 달러가 들었는데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은 331만 달러라 완전 폭망했다.


덧글

  • 무명병사 2021/10/05 20:40 # 답글

    스파2부터 무수한 실패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IP하나 믿고 개똥을 찍어내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 잠뿌리 2021/10/05 21:06 #

    이거에 비하면 차라리 슈퍼 마리오, 스트리트 파이터 2, 더블 드래곤은 그나마 쌈마이한 재미라도 있어서 선녀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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