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들려주는 세계 공포 괴담: 영국 (2012) 2021년 서적




2012년에 ‘재미북스(과학어린이)’에서 ‘유은영’ 작가가 글, ‘정현희’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만든 아동용 공포 서적. 전 10권 구성인 ‘오싹오싹 세계 공포 여행’ 시리즈의 제 1권, 첫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영국을 배경으로 한 괴담 이야기다.

본작은 기본적으로 ‘괴담’을 소재로 한 ‘공포 만화’인데. 책 자체에는 만화만 수록되어 있는 게 아니라, 2~3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로 이루어진 괴담과 숨은 그림찾기, 틀린 그림찾기, 사다리 미로, 생년월일로 이름 짓기 등의 미니 게임과 ‘영국의 유령과 몬스터(영국의 초자연적인 존재 소개)’, ‘영국에서 유령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 베스트 10(영국의 심령 스팟)’, ‘영국에서 해결하지 못한 미스터리 베스트 10(영국의 괴기 사건)’ 등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서 내용 구성이 다채로운 편이다.

근데 사실 중요한 본편 내용은 영국이 배경이라 영국의 지명과 영국인 이름이 나오는 것일 뿐. 영국에서 전해지는 괴담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떠도는 인터넷 괴담을 지명과 인명만 영국, 영국인으로 바꾸어 각색해서 싣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다발 지역에서 앞서 가던 차나 오토바이에 빨간 원피스를 입은 귀신이 타고 있는 걸 목격한 주인공이 마지막에 자기 차에 귀신이 타고 있다는 ‘빨간 원피스의 여자’나 중고차를 샀는데 귀신이 들려 있어서 죽을 뻔 했다는 ‘저주받은 중고차’ 등이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죽은 사람의 유품인 구두를 주웠다가 구두 귀신에게 홀리는 ‘빨간 구두’나, 옥수수밭에서 일가족이 옥수수 먹는 귀신한테 붙잡혀 허수아비가 되어 버리는 ‘허수아비’ 등등은 한국형 괴담은 아닌데 굳이 영국이 배경이어야 할 이유도 모르겠다.

물론 영국에도 옥수수밭은 있겠지만, 보통 옥수수밭 괴담하면 미국쪽 아닐까. 그 왜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 ‘옥수수밭의 아이들(Children of the Corn.1977)’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마리안의 비밀(흡혈귀)’, ‘늑대 인간’, ‘블러디 메리(영국의 거울 괴담)’, ‘볼리 렉토리(영국의 흉가)’ 등은 순수 영국 소재라서 영국 괴담 컨셉에 딱 맞아떨어져서 나름대로 괜찮은 구석이 있다.

특히 마리안의 비밀에서 작중 인물인 마리안이 이야기 끝나고 나서 마지막 컷에 홀로 나와 쿨시크하게 내용 설명해주는 게 인상적이다.

‘뱀 머리의 저주’는 3가지 소원을 들어주지만 안 좋은 일도 동시에 생기는 괴담으로, ‘원숭이 손’을 각색한 것인데. 사실 이 원숭이 손도 영국 작가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가 집필한 단편 소설이라서 영국 괴담 컨셉에 맞고. 또 내용 자체도 완전 각색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좋았다.

첫 번째 소원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아들이 죽고, 두 번째 소원으로 아들을 되살리려고 했다가, 세 번째 소원으로 아들을 돌려보내는 게 원작의 내용인데. 본작은 그 세 번째 소원을 완전 비틀어 배드 엔딩을 넘은 몰살 엔딩으로 만들어 인상적이다.

‘유령 미술관’ 같은 경우는 한밤 중에 미술관에 들어가서 여인의 초상화에 데고 장난쳤다가, 장난친 것과 똑같은 짓을 되받는다는 내용의 괴담으로. ‘모나리자’를 베이스로 한 초상화 귀신이라서 생각보다 볼만했다. (근데 모나리자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을 텐데..)

‘밀랍 인형 박물관’은 만화 형식이 아닌 소설 형식의 짧은 괴담인데. 밤마다 밀랍 인형이 살아 움직여 죽음의 예고를 하는 내용으로 그걸 엿듣던 주인공이 파극에 치닫는 이야기라서 본편에 실린 괴담 중 가장 호러블했다.

작화는 눈망울이 크고 코 뾰족하고 목이 길쭉한 비율 등을 보면 순정만화풍인데. 의도적으로 무섭거나 혐오스럽게 그려 비주얼로 공포를 주기보다는, 괴담 내용 자체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챙겼다. 컷 구성과 작중 인물의 시선 처리 등을 보면 확실히 만화라는 걸 인식하고 그린 느낌이다.

작화를 담당한 ‘정현희’ 작가는 2006년에 데뷔한 작가로 학습 만화 쪽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고, ‘수학 요괴대전’,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등을 그린 바 있다. 본작의 그림을 맡았을 때가 데뷔 6년 차였고, 지금 현재도 현역으로 활동해서 데뷔 15년 차의 베테랑 작가다.

결론은 추천작. 책 제목이 영국의 괴담인데 실제 영국과 관련이 없는 괴담을 영국 지명과 영국 이름만 넣어 각색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영국의 괴담 컨셉을 좀 퇴색시키긴 하지만.. 전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실제 영국 배경과 영국 소재를 활용한 괴담도 몇 가지 있는데 그게 책 컨셉에 맞아떨어져서 괜찮고. 괴담 만화뿐만이 아니라 괴담 단편 글과 괴담 소개글, 미니 게임 등등. 책 내용 구성이 다채롭고 작화도 무난해서 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스타트를 잘 끊은 작품이다.


덧글

  • rumic71 2021/09/26 06:23 # 답글

    영화 스케어크로우 시리즈도 생각나네요.
  • 잠뿌리 2021/09/29 19:43 #

    그러고 보면 스케어크로우가 허수아비한테 붙잡혀 허수아비가 되는 게 비슷한 내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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