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들려주는 귀신 이야기 2 (2009) 2021년 서적




2009년에 ‘홍진 P&M’에서 ‘도래미’ 작가가 글, ‘이우진’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출시한 아동용 공포 만화.

내용은 시골 마을에서 ‘순심이’, ‘철구’, ‘탱이’ 등 세 아이들이 할머니에게 귀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2006년에 나온 ‘할머니가 들려주는 귀신 이야기’의 후속작으로 전작으로부터 3년 만에 나왔다.

시골을 배경으로 할머니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란 컨셉은 여전하고, 옴니버스 스토리다 보니 전작의 등장 인물이 다시 나올 뿐, 시리즈 연결작으로서 스토리가 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 프로필 중 ‘철구’가 전작에서는 ‘자칭 시인, 머리가 나쁘지만 가끔 천재로 보일 때가 있다’에서, ‘똑똑한 척 용간함 척하지만 실제론 겁많은 성격’으로 바뀌었는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 변경에 의미가 없다.

다만, 할머니 캐릭터에 약간 변화가 생겨서 그 부분이 이상하면서도 흥미로운 구석이 있긴 하다.

할머니의 정체가 인간인지 귀신이 애매하게 만들어 놓고. 아이들이 심령 체험 같은 걸 하게 만들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가게 해놓은데. 이게 사실 아무 맥락 없이 갑자기 튀어 나온 전개지만.. 이게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

단지 이야기만 들려주는 화자 역할만 하던 할머니가, 독립적인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이 급상승하여, 본편 스토리가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할머니 자체가 이야기 속 캐릭터로서 등장해 스토리의 볼륨을 키웠다.

모처럼 오리지날 캐릭터를 넣었는데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옛날 옛적에 전래 동화 스타일을 어레인지, 할머니 자체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이야기는 시골 배경의 심령 체험 혹은 심령 현상들이라 과거와 현대의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있다.

전반적인 이야기의 밀도도 전작보다는 나아진 편이다.

그걸 체감할 수 있는 게 ‘할아버지의 산소’ 에피소드인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산에 묘자리를 보러 갔다가 묘자리에 뛰어놀던 새끼 여우를 때려 죽인 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밤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려서, 무당한테 알아보니. 새끼 여우의 죽음에 원한을 품은 여우들이 할아버지의 시선을 뜯어먹어 할머니가 그 반동으로 통증을 느낀 것이란 이야기로, 전작의 ‘여우 아들’에서 없던 기승전결을 제대로 갖췄다.

다만, 그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인 것도. 할머니와 아이들이 겪는 현재의 이야기인 것도 아닌 오리지날 에피소드로 들어간 이야기들은 좀 별로였다.

‘영원한 삶’은 조선 시대 때 나뭇꾼인 주인공이 나무하러 갔다가 산속에서 왠 아가씨가 자고 있는 걸 발견해 집에 데리고 와 색시로 맞았는데. 그 아가씨가 영생을 가진 뱀파이어라서 남편이 늙어 죽자, 산속에서 다시 잠들었다가 대뜸 현대에 다시 깨어나 또 결혼을 하여 현대인과 살다가 뱀파이어의 본색을 드러낸다는 결말이 존나 뜬금없는 내용이고. ‘비단신’은 옛날에 점순이 애비가 마을 장터에서 비단신을 사서 점순이한테 신겼더니. 평소 못생겼던 점순이가 갑자기 예뻐졌다가, 다시 못생겨지면서 비단신을 신은 발이 뚝 잘려 죽자 점순 애비가 비탄에 빠져 먼저 간 딸을 따라 목숨을 끊다는 이야기라서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를 각색한 것 같은데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언 걸까)

작화 퀼리티는 여전히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작보다는 더 나아졌다. 화력이 급상승한 것까지는 아니고 최소한의 안정감을 갖춘 느낌이다.

특히 이야기 속 인물들이 어떤 공포스러운 상황에 접했을 때 사색에 되는 리액션 연출이 괜찮아졌다..

결론은 추천작. 할머니의 설정 변경으로 독립적인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을 살리고, 그걸 바탕으로 한 현대 이야기와 옛날 옛적 전래동화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있어 스토리의 볼륨의 풍성해졌으며, 스토리의 밀도와 작화 퀼리티가 전작보다 나아진 편이라 검정 고무신 관련작 꼬리표 달고 나온 아동용 공포 서적 중에는 가장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매정한 선비’, ‘할아버지의 산소’ 에피소드에서는 작중 인물로 검정 고무신의 ‘이기영’, ‘이기철’이 카메오로 출현한다.

덧붙여 본작은 2014년에 본작을 발행한 출판사인 ‘홍진 P&M’이 ‘형설아이’로 바뀌면서 ‘WOW 잠 설치는 무서운 이야기’로 재간됐다. 제목만 다를 뿐. 속 내용은 똑같은 재간본으로, 같은 해에 나온 ‘WOW 소름끼치는 학교 미스터리’는 ‘기영이와 기철이의 학교괴담, ’WOW 잠 못 드는 귀신 이야기‘는 할머니가 들려준 귀신 이야기 1탄의 재간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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