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대전 (帝都大戦.1989) 2021년 영화 (미정리)




1985년에 ‘아라마타 히로시(あらまたひろし)’가 집필한 소설 ‘제도물어(帝都物語)’를 바탕으로 80년대 말에 나온 3편의 실사 영화 중 두 번째 작품으로, 1989년에 토호에서 ‘이치세 다카시게’ 감독이 제도물어 원작 소설 11권 ‘전쟁편’을 영화화한 것이다. (제도물어는 아라타마 히로시의 소설 데뷔작이고, 이치세 다카시게 감독은 링, 주온, 노로이 등등 일본 유명 J호러의 제작을 다수 맡았은데 본작이 감독 데뷔작이다)

내용은 1945년 태평양 전쟁 말기 때 일본 제국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 제국 지도자들이 고승 ‘칸나미 코우오우’를 초빙하여 연합군 지도자들을 저주해 죽일 국가적 주살 계획을 세웠는데. 이때 미국 B29 폭격기의 공습에 사망한 민간인들의 혼이 한곳에 모여들어 20년 전에 목이 잘려 죽었던 사악한 음양사 ‘카토 야스노리’를 마인으로 부활시켜서, 코우오우가 초능력을 가진 청년 ‘나카무라 ’를 고용해 맞서게 했는데.. 나카무라가 카토와의 대결에 패해 죽을 뻔했을 때, 다이라노 마사카도의 후예이자 야전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던 ‘타츠미야 유키코’에게 발견되어 간신히 살아난 후 그녀의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은 원작 소설 4권 분량을 영화화한 반면. 후속작인 본작은 원작소설 1권 분량. 그것도 11권 한권 분량만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리즈 연작으로서의 문제가 있다.

실사 영화판 전작에서 ‘카토 야스노리’는 죽지 않았는데 본작에서는 뜬금없이 20년 전에 죽었다가 목 잘린 시체가 원령에 의해 마인으로 부활한 것으로 나와서 전작과 연결이 안 된다.

주요 인물과 사건의 설정도 원작 소설과 다른 내용이 많아서 원작자인 ‘아라타마 히로시’가 이번 작은 전작과 달리 원작과 영화 내용이 상당히 다르니 원작을 본 사람들이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했을 정도다.

일단, ‘카토 야스노리’는 본래 원작 소설에서 고대 일본에 ‘야마토’ 일족이 오기 전에 살던 토착 민족 ‘아이누’ 일족의 후손으로 인간이 아닌 ‘오니(鬼)’이나, 오니를 조종하는 ‘음양사’로서 불로장생하여 수백 년을 넘게 살아왔고, 19세기 때 일본군에 입대하여 ‘일본 제국’에 들어가 중위까지 진급하게 됐는데. 실은 선조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 제국을 멸망시키려는 본심을 숨기고 있어, 중국의 지하 조직 사람들과 한국의 항일 단체와 연합하여 20세기 역사의 다양한 시기에 배후를 조정하고 초자연적인 재해를 일으켜 일본을 약화시킨 다크 히어로 캐릭터다.

일본의 대중 만화에서 ‘음양도’를 메인 소재로 해서 대중화시킨 최초의 사례로서 ‘최초의 현대적인 음양사’ 캐릭터로 손에 꼽히며, 오기노 마코토의 ‘공작왕’부터 시작해 클램프의 ‘동경 바빌론’, ‘X’, 아틀라스의 진 여신전생 프렌차이로 나온 ‘데빌 서머너 쿠즈노아 라이도’ 시리즈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원작 소설에서는 ‘창룡전’과 ‘파이날 판타지’ 일러스트로 유명한 ‘야마노 요시타카’가 그린 삽화를 통해 미남 청년 장교로 등장한 반면 카토 야스노리는 미형으로 등장하는 반면. 실사 영화판에서는 길쭉한 얼굴에 장신의 남자로 등장하는데. 이때의 이미지가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2’ 최종 보스인 ‘M. 바이슨’에 영감을 줬다.

카토의 성격 자체도 원작소설에서는 일본 멸망의 배후 조종자지만 말수가 많고 변덕스러운 일면이 있으면서, 자신의 동맹국과 친구는 확실히 지킨다는 영웅적인 면모도 있는 반면. 실사 영화판에서는 그 반대가 되어 버렸다.

말수가 적고 동료도 없으며, 잔인하고 난폭한 성격에 걸핏하면 사람을 죽이는 완전한 악당이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카토는 원작에서 죽지 않고, 심지어 영화판 전작에서도 죽는 묘사는 없는데. 본작에서는 뜬금없이 목 잘려 죽은 신체가 미국 전폭기의 공습에 죽은 민간인의 원념이 모여 마인으로 부활한 것으로 나오는 데다가, 원작처럼 사건의 배후를 조정하는 게 아니고. 거기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은 채. 여주인공의 악몽 속에 등장하거나, 남주인공과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만 나온다.

작중 일본을 거의 멸망 수준의 위기에 몰아넣는 건 카토가 아니라 미국 전폭기의 폭격이다. 진짜 잊을만 하면 공습이 벌어져 폭발이 일어나 건물이 부서지고. 사람이 죽어 나간다.

실제로 메인 히로인인 ‘유키코’는 다이라노 마사카도의 후예로서 카토와 대적할 수 있는 숙적이란 거창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마사카도의 후예보다는 야전병원 간호사인 걸 부각시켜 미군 공습에 일상을 위협받고 죽어 나가는 무고한 시민들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을 전쟁 피해국으로만 묘사하는 관계로 히로인 등장 파트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반전 영화가 따로 없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카토 야스노리가 나올 만한 건덕지가 없고, 실제로 출현 분량 자체가 적어도 너무 적다.

초반에 부활하고, 중반부에 나카무라와 싸우고, 후반부에 일본 제국에서 국가적 주살을 시도할 때 그걸 방해하러 갔다가 또 나카무라와 싸워서. 유키코의 악몽 속에 등장할 때를 제외하면 메인 스토리 전체를 통틀어 3번 밖에 안 나온다.

그 때문에 제도물어 원작이 가진 음양술을 비롯한 오컬트 관련 설정들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남자 주인공 포지션인 ‘나카무라’는 음양사가 아니라 초능력자라서 카토 야스노리랑 싸울 때도 서로 노려보면서 염력을 주고 받고, 주변 기물을 염동력으로 움직여 날려버리는 것 등의 초능력 배틀만 선보여서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음양술이 메인 소재 같지 않아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러한 원작 파괴적인 부분과는 또 별개로, 본작 자체의 볼거리가 아예 없는 건 또 아니다.

오히려 원작과 동떨어진 작품이라서 가능한 기기괴괴한 장면이 적지 않게 나와서 그게 눈길을 끈다.

후술할 특수 분장 감독이 그쪽 분야에서 워낙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 본작에서도 그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해서 80년대 영화지만 지금 봐도 헉-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쇼킹한 장면들이 몇 개 있다.

카토가 일본군 병사를 도륙할 때 염력으로 들어올려 허리를 빨랫감 짜듯이 쥐어 틀어 죽이고. 기물을 날려 모가지를 베는 것부터 시작해, 카토에게 첫 패배를 당한 나카무라의 수술 장면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줘 상처를 째고 꼬매고 벌어져 피가 출출 나오고. 유키코의 악몽 속에 나오는 어린아이의 얼굴 아래로 발이 여러 개 달린 파리 유충의 몸이 달린 ‘인면충’, 그리고 라스트 배틀 때 생피부가 벗겨지고 배 속에서 고체형의 혼이 튀어나와 죽는 카토 야스노리의 최후 등등. 고어에 내성이 없는 사람이 보면 그날 잠을 이루지 못할 만한 장면들이 나와서 호러 영화로서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결론은 미묘. 12권 분량의 원작 소설 중에 달랑 1권, 그것도 11권 하나만을 가지고 실사 영화로 만드느라고 주요 캐릭터, 설정, 스토리가 원작과 완전 따로 놀고 있어서 원작 구현율이 떨어지다 못해 원작 파괴 수준에 이르러 원작 팬이 보면 욕이 절로 나올 정도고, 영화만의 재해석이라고 하기에는. 핵심 인물인 ‘카토 야스노리’가 비중이 높은 것에 비해 출현 분량이 너무 적어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으며, 미군의 공습에 의한 일본의 전쟁 피해국적인 묘사가 좀 과도하게 들어가 있어서 논란의 여지까지 있지만.. 호러 영화의 관점에서 볼 때 보는 사람을 식겁하게 만들 만한 고어한 장면들이 몇 개 나와서 볼거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닌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전작은 본작과 원작 소설에 가장 큰 차이점에 해당하는 인물, 설정은 주살 관련 내용들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일본 정부에서 고승 ‘칸나미 코우오우’를 고용한 게 아니라, ‘오타니 코즈이’를 고용했고. 또 주살 대상이 ‘아돌프 히틀러’가 아니라 연합군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었다.

본작에서는 칸나미 코우오우가 일본의 패망을 직감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아돌프 히틀러가 지하 벙커에서 자살하도록 저주하여 주살시켰는데. 원작에서는 오타니 코즈이가 루즈벨트 대통령의 주살을 시도하고, 정치적 대립 관계인 일본 프리메이슨이 이를 방해를 하자, 카토가 일본 프리메이슨의 지도자를 암살하고 저주를 성공시켜 루즈벨트 대통령이 사망한 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뒤를 이어 일본에 원자 폭탄을 사용하게 한다.

덧붙여 본작은 앞서 말한 듯 고어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 고어 효과를 담당한 사람이 ‘빅 트러블 인 리틀 차이나’, ‘프레데터’, ‘나이트메어 3, 4’, ‘리 애니메이터(좀비오)’, ‘공작왕(실사 영화판)’의 특수분장으로 잘 알려진 ‘스크리밍 매드 조지’다.

추가로 와이어 액션 씬이 몇 개 나와서 뭔가 살짝 홍콩 무협 영화 느낌이 나는데. 실제 본작의 무술 감독을 맡은 사람은 70~80년대 홍콩 쇼브라더스 무협 영화에 자주 나온 액션 배우이자, 무술 감독으로 유명한 ‘곽진봉(곽추)’이다. 천녀유혼(1987)의 무술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덧글

  • rumic71 2021/06/27 22:18 # 답글

    추가: 총감독이 남내재였죠.
  • 잠뿌리 2021/06/27 22:41 #

    생각해 보면 남내재가 공작왕 실사 영화판도 만들었으니 스크리밍 매드 조지도 그쪽과 연이 닿아 참여한 것 같네요.
  • 존다리안 2021/06/28 00:06 # 답글

    원작의 저 카토라는 남자… 우리 입장에서 보면 독립투사들을 돕는 다소 까칠한 히어로?
  • rumic71 2021/06/28 05:26 #

    대괴수 총공격의 고질라 비슷한 입장인거죠.
  • 잠뿌리 2021/07/03 21:53 #

    한국의 독립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일본을 붕괴시키려는 수단의 하나로 사용하는 느낌이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98687
4088
10002756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