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린 (Laurin.1989) 2021년 영화 (미정리)




1989년에 서독(현재의 독일), 헝가리 합작으로 ‘로베르트 시글’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19세기 동유럽의 작은 항구가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9살 소녀 ‘라우린’이 아빠(아르네), 엄마(플로라), 할머니(올가) 등 4가족과 함께 숲속 오두막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선원인 아빠가 자주 집을 비우고 엄마가 아빠 배웅을 하러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다리에서 어린 소년을 납치하던 의문의 남성을 목격한 직후 썩은 난간을 밟고 강으로 떨어져 익사하는 사고가 벌어진 후, 2년의 시간이 지나서 아빠가 다시 바다로 떠난 뒤. 라우린이 할머니와 단둘이 남게 되었다가, 마을 목사의 아들인 ‘반 리스’가 2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교사로 부임하게 되어, 라우린이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거기에 얽힌 무서운 비밀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만 보면 어린 소녀인 주인공이 아빠의 부재를 느끼고, 그 자리를 대신할 어른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는 설정이 나와서 뭔가 좀 위험한 느낌이 나긴 하는데, 사실 그보다는 마을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마을을 떠났다가 2년 만에 돌아온 남자와 마을에 숨겨진 비밀이라는 설정이 너무 뻔해서 사건의 진범을 쉽게 유추할 수 있어서 추리 요소가 있다고 해도 거의 장식에 가까운 수준이다.

애초에 등장 인물의 수가 워낙 적고, 사건의 진범으로 의심할 만한 인물이 진짜 한 두 명 정도 밖에 없는 데다가, 주인공 자체가 워낙 어린 아이라서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해서, 거의 무슨 자동 진행을 하다가 얻어걸린 수준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주인공인 ‘라우린’이 어린아이인데 특별히 머리가 좋거나 행동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감정이 풍부하거나 사교성이 좋은 것도 아닌 내성적인 아이라서 무미건조하게 일상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뭔가를 발견하고, 찾아가고, 알아내는 전개가 쭉 이어져 굉장히 작위적이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뒤, 사건의 진범한테 쫓겨 달아나다가 최후의 저항을 시도해 간신히 범인을 쓰러트리고 살아남는 해피 엔딩인 것까지는 괜찮은데. 그 과정을 디테일하게 다루지 않고 너무 쉽고 간단하게 진행해서 긴장감이 뚝뚝 떨어진다.

공포 영화로서, 공포의 핵심 포인트가 될 만한 부분이 사건의 진범한테 목숨이 노려지며 쫓기는 장면인데 그걸 비중있게 다루지 않고 무슨 게임 동영상 스킵하듯 넘어가서는 범인이 쓰러지는 라스트씬만 보여주고 있어서 진짜 맥이 빠진다.

범인이 쓰러지는 것 자체도, 범인이 쫓아오는데 주인공이 트릭을 사용해 범인을 놀래켜, 범인이 뒷걸음질치다가 사고를 당해서 죽는 거라서, 어린아이가 집안에서 어른인 악당을 상대로 트릭을 쓰는 구도가 ‘나홀로 집에’ 같은데. 악당이 사고사 당한 느낌이라 ‘위기탈출 넘버원’으로 귀결시키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트릭을 쓸 때 사용한 장비가 초반에 던진 떡밥을 회수한 것이고. 또 그 장비의 기원이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인물의 것이라서 개연성을 충분히 갖췄다는 거다.

사실 본작의 스토리는 작위적인 게 문제라서 그렇지, 개연성은 있다.

그리고 본작은 스토리나 캐릭터보다는 비주얼로 승부를 보고 있는데. 정확히는, 이게 연출의 멋이나 맛보다는 배경의 영상미가 괜찮다.

19세기 동유럽의 시골 마을을 무대로 삼고 있어서 그 시대의 복색을 살리고. 시골 마을의 자연 풍경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그 부분은 볼만하다. 좀 오버하는 쪽에서는 고딕 호러라고 추켜세우 평들도 있는데 영상미만 보자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세기 동유럽 배경의 공포 영화는 현대의 관점에서 봐도 보기 드문 것이라 그것 자체만으로도 유니크한 구석이 있긴 하다.

결론은 미묘. 뻔한 내용, 작위적인 전개, 감정 몰입 안 되는 캐릭터 등의 문제로 작품 자체의 재미는 떨어지지만.. 19세기 동유럽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라는 유니크한 점과 그 시대 복색을 구현하고 동유럽 시골 마을의 자연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아름다운 영상미가 있어서 오락 영화로서는 완전 꽝이지만. 예술 영화로서의 존재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97687
4088
1000275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