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다크 나이트 (One Dark Night.1983) 2022년 영화 (미정리)




1983년에 ‘톰 맥러글린’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1939년에 나온 영화 ‘원 다크 나이트’와는 제목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영화다.

내용은 유명한 러시아 오컬티스트 ‘카를 레이마르시비치 레이마르’가 텔레키네시스(염동력) 능력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여섯 명의 소녀들과 함께 죽은 시체로 발견되어 장례식을 치른 후 납골당으로 관이 옮겨졌는데.. 그의 딸인 ‘올리비아 맥켄나’ 앞에 아버지의 지인이라는 ‘사무엘 독스테이더’가 나타나, 죽은 카를이 실은 어린 소녀들을 납치해 공포에 떨게 하여 그녀들이 만든 생체 에너지를 먹고 사는 ‘사이킥 뱀파이어’였다는 사실을 알려준 상황에, 10대 고등학생 ‘줄리 웰스’가 ‘캐롤’, ‘레슬리’, ‘키티’로 구성된 ‘시스터즈’라는 클럽의 회원이 되고 싶어했지만, 캐롤이 줄리의 새 남자 친구인 ‘스티브’의 전 여자 친구라서 질투심을 느끼고. 클럽 입교 의식을 가장한 괴롭힘의 일환으로 줄리에게 영묘에 몰래 들어가 하룻밤 자고 오라고 시켰다가, 카를이 깨어나 영묘 안 시체들을 되살려 공격해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죽은 시체가 되살아나 공포를 안겨준다는 점에서는 좀비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람을 공포에 떨게하여 생체 에너지를 흡수하는 러시아 오컬티스트 출신의 사이킥 뱀파이어라는 게 메인 설정이라 독특한 구석이 있다.

일반적인 좀비물이 보통, 방사능 오염 혹은 부두교의 주술로 되살아난 걸 생각해 보면 초능력 좀비는 보기 드문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94분이라는 전체 러닝 타임 중에 약 2/3 부분에 해당하는 60여분 동안, 카를의 딸인 ‘올리비아’가 아버지의 정체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것과 줄리와 스티브 등 고등학생 아이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정작 메인 소재인 사이킥 뱀파이어, 좀비 등은 너무 늦게 나온다.

올리바아가 아버지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도 스토리가 극적으로 전개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남편은 못 믿겠다고 그러고. 올리비아는 반신반의하다가 독스테이더가 준 카세트 테이프 재생해 듣고는 진상을 파악해서 긴장감이 1그램도 없고. 줄리, 스티브 일행 쪽은 카를은 물론이고 올리비아와도 전혀 관계가 없는 외부인들인데. 클럽 입교 의식이란 설정으로 억지로 연결 짓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캐릭터와 스토리가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은 고사하고, 서로 간의 접점이 전혀 없는 상황인 거다.

줄거리에 충실한 내용이었다면 올리비아가 주역이 되어 사건의 진상에 접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하는데. 여기에 고등학생 애들 입교 의식을 어거지로 쑤셔 넣어서 개네들 행보를 보여주느라 사이킥 뱀파이어 관련 설정들은 무슨 노래방 간주 점프하는 수준으로 휙휙 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고등학생 애들이 주역으로서의 활약을 충분히 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주인공이고 악역이고 너나 할 것 없이 아무런 능력도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애들이고. 인원수가 적은 상황에 배경인 영묘가 좁은 공간이라 안 그래도 적은 인물들이 행동반경까지 좁아지니. 도망을 잘 치는 것도, 제대로 맞서 싸우는 것도 아니라서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고등학생 애들 이야기가 후반부 스토리를 위한 빌드업인 것도 아니니 진짜 쓸데없는 내용으로 필름을 낭비한 수준이다. 지나가다가 운이 나쁘게도 사건에 휘말린 일반인 수준으로 묘사를 하고 있어서 총체적 난국이다.

이걸 흡혈귀물로 비유를 하자면... 영국 런던에서 반 헬싱 교수가 드라큘라 백작의 정체를 알아냈는데. 드라큘라 백작이 숨어 있는 지하 묘지에 영국 10대 청소년들이 담력 시험하러 들어왔다가 봉변을 당하는 내용에서, 반 헬싱 교수가 아닌 10대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대로라면 ‘올리비아’가 주인공이 되었어야 했는데. 고등학생 애들 이야기에 너무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어서 주객전도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올리비아를 무슨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묘사하고 있어서, 작중 고등학생 애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자, 올리비아가 불쑥 나타나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카를을 물리치는 전개로 이어지는데. 이 부분도 존나 뜬금없어서 너무 허술하다.

카를이 사이킥 파워로 추정되는 전류를 내뿜고 있는데,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올리바아가 대뜸 휴대용 거울을 꺼내 전류를 반사시켜 카를을 퇴치하는 것이라서 그렇다.

근데 오묘한 점은, 캐릭터와 스토리만 보면 엉망진창이지만 영화 자체가 볼거리가 아주 없지는 않다. 극 후반부에 카를이 부활한 직후부터 최후를 맞이하는 부분까지의 내용은 생각보다 꽤 볼만하다.

주인공 일행의 행적으로 보면 여전히 꽝인데, 악당의 행적으로 보면 또 다른 거다.

카를은 사이킥 뱀파이어로 시체 상태에서 부활해 전류를 내뿜으며, 사이킥 파워를 사용해 납골당 안에 안치된 관들을 움직여 밖으로 빼내고. 관속에 있는 시체들을 좀비로 부활시킨다.

이때 염동력에 의해 스스로 빠져 나온 관부터 시작해서, 관 속에 들어있던 시체들이 좀비로 되살아날 때 생전의 성별, 직업, 부패의 정도까지 제각각 다 다르게 설정해 특수 분장으로 만들어서, 사람을 잡아먹기는커녕 괴성 한 번 지르지 못한 채 그냥 단체로 우르르 몰려다니기만 하는데도 불구하고 호러블한 비주얼을 이끌어냈다.

주요 배경인 납골당이 워낙 좁은 관계로 주인공 일행이 도망치는 것도, 싸우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답답하지만.. 같은 언데드인데 일반적인 좀비와는 또 다른 느낌의 시체 귀신들이 압박해오는 건 충분히 공포스러웠다.

사이킥 뱀파이어 ‘카를’ 같은 경우도, 메인 빌런인 것 치고 출연 분량이 짧고. 본 모습을 드러낸 뒤에도 사실 관속에 바로 누운 채 눈에서 전류만 뿜어대서 진짜 무슨 토템 역할만 하고 있지만.. 사이킥 파워로 관을 움직이고 시체를 되살리는 일 자체는 충실하게 하며, 최후에 전격 카운터 처맞고 시체 거죽이 실시간으로 벗겨져 뼈만 남아 퇴치당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결론은 미묘. 사이킥 뱀파이어 좀비라는 거창한 설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고, 서로 간의 접점이 없어서 각자 따로 놀며, 메인 스토리와 완전 겉돌고 있는 걸 억지로 이어 붙인 상황에, 뭐에 집중해야 할지 모른 채 무작정 진행만 해서 쓸데없는 내용도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 모처럼의 신선한 소재를 활영하지 못했고. 영화 전반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극 후반부에 나오는 시체 귀신들의 공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볼만한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닌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톰 맥로글린’의 감독 데뷔작이며 본인이 각본도 직접 썼다. 감독 필모그래피 중에서 그나마 좀 알려진 게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인 ‘13일의 금요일 6: 제이슨은 살아있다!’다.

덧붙여 본작에서 올리비아의 남편 ‘앨런’은 아무런 활약도 못하고 비중도 없는 단역에 가까운 캐릭터인데. 정작 그 배역을 맡은 배우는 1966년에 나온 배트맨 TV 시리즈에서 ‘배트맨’ 역을 맡아서 잘 알려진 ‘아담 웨스트’다. 본작에서 유일한 네임드급 배우다.

추가로 이 작품은 심령과 초능력을 연관시킨 사이킥 파워가 핵심적인 설정이라서 그런지, 토브 후퍼/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폴터가이스트’와 비교가 됐는데. 실제로는 이 작품이 폴터가이스트 이전에 촬영됐지만 후반부 작업의 문제로 개봉이 미뤄져 폴터가이스트 이후에 나왔으며, 폴터가이스트에서 주인공 가족 중 장녀인 ‘다나 프리링’ 역을 맡았던 ‘도미니크 던’이 이 작품에서 여고생 주인공 ‘줄리’ 배역의 오디션을 봤다가 폴터가이스트에 출현하게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지고 있다.


덧글

  • rumic71 2021/06/17 05:16 #

    국내개봉했다면 '<배트맨>의 아담 웨스트가 출연하는 다크 나이트!'라고 광고했겠군요.
  • 먹통XKim 2021/06/18 20:22 #

    그런 거 없었고

    그냥 다크 나이트란 제목으로 개봉했지요 84년인가
    https://m.blog.naver.com/2wan2/220418441724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영화 테네브레(쉐도우) 포스터 도용;;
    )

  • rumic71 2021/06/18 22:56 #

    너는 이미 얼어 있다...
  • 먹통XKim 2021/06/18 20:24 #

    한국미디어에서 낸 비디오 제목은
    어두운 밤...


    이상 ㄴ ㅁ 위키에 예전에 쓴 글;;
  • 잠뿌리 2021/06/19 22:26 #

    원제를 담백하게 번안한 제목이네요.
  • 먹통XKim 2022/10/15 10:29 #

    여주인공 나중에 생각했더니 신의 아그네스로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받은 멕 틸리였네요!
  • 잠뿌리 2022/10/16 19:28 #

    이런 류의 영화에 나온 배우들이 언젠가 대박을 터트려서 영화상을 수상하는 일이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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