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블랙 (The Woman in Black.1989) 2021년 영화 (미정리)




1983년에 영국의 작가 ‘수잔 힐’이 집필한 동명의 공포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89년에 영국에서 허버트 와이즈’ 감독이 TV용 영화로 만든 작품.

내용은 1925년 영국 런던의 사무 변호사 ‘아서 키드’가 죽은 미망인 ‘앨리스 드라블로우’의 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영국 북동부에 위치한 ‘크라이씬 기포드’라는 해안 마을에 방문하여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저택에 갔다가 검은 옷을 입은 여자의 유령한테 시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 소설이 영화화된 것은 두 번인데, 이 작품이 첫 번째 영화고. 두 번째 영화는 2012년에 ‘제임스 왓킨스’ 감독이 만들었는데.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포터’ 역으로 유명한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을 맡아서 국내에서는 이쪽이 더 잘 알려졌다.

본작은 기본적으로 ‘유령’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집주인이 죽어서 빈집이 되기는 했으나 집 자체는 멀쩡해서 폐가나 흉가를 배경으로 한 것도 아니고. 유령이 지박령의 성격을 띄워 특정한 장소에 고정적으로 출몰하는 것도 아니며, 유령 자체의 출현 분량이 상당히 짧아서 심령 현상 소재가 차용된 게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그쪽 부분의 묘사 비중이 떨어진다.

쉽게 말하자면, 유령이 나온다고 해서 일반적인 귀신 영화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다. 정확히는 아시아권의 귀신 영화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고. 새집에 무슨 사연이 있어서 심령 현상이 발생하는 북미권의 하우스 호러물과도 궤를 달리한다.

유령 영화라며 나오라는 유령은 안 나오고 산 사람만 계속 보여주는 데다가, 주인공의 행적만 집중적으로 보여주니 주인공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데. 러닝 타임은 무려 103분이라 1시간 40분이 넘어가니 스토리 자체가 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지루하기만 한 영화는 또 아니다.

본작의 소설 원작은 ‘고딕 소설’이고, 본작은 소설 내용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어서 배경이 빅토리아 시대가 끝난지 얼마 안 된 시기로 근대와 현대의 중간에 있는데. 미국으로 치면 서부 개척 시대. 한국으로 치면 일제 강점기 시대로 배경, 소품, 인물, 생활 야식 등등. 모든 묘사가 그 시대에 딱 맞춰져 있다.

집안에 전기가 끊기니 창고에 가서 전기 발전기를 수동으로 돌려 전기가 들어오게 한다거나, 현대물이었다면 주인공이 자기 목소리를 카세트 레코더로 녹음하는 걸, 본작에선 실린더 축음기로 녹음하는 것 등등. 단순히 세트장만 옛 시대인 게 아니라 자잘한 부분의 묘사도 그 시대의 것이라 디테일이 있다.

보통, 현대였다면 차를 몰아 고속도로를 달리는 걸 본작에선 해무(바다 안개)가 가득 낀 해안길이나 어두운 밤의 인적 없는 길을 마차를 타고 달려서 그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본편 내용이 주인공의 행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긴 하나, 주인공 ‘아서 키드’ 배역을 맡은 ‘아드리안 로우린’이 연기력이 좋은 편이고,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면서 검은 옷의 여자 유령한테 시달리며 점점 피폐해지는 심리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늘어지는 스토리 템포를 멱살 잡고 하드 캐리하고 있다.

거기에 배경 음악을 시기적절하게 잘 넣어서 불온한 분위기를 만들어 뭔가 있고, 뭔가 나올 듯한 그런 느낌을 잘 살려서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스토리가 좀 늘어지는 것 같아도. 부분부분 나눠서 놓고 보면 몰입감이 높은 구간이 있다.

이게 사실 드라마 시리즈를 TV 영화 한편으로 묶은 느낌이라 그런 것인데, 실제로 영화 본편 스토리 진행 도중에 하나의 사건이 끝나면 더 우먼 인 블랙 영문 타이틀 로고가 컷씬처럼 나왔다가 다음 사건으로 넘어간다.

호러 영화로서 점프 스케어 씬도 있는데. 영화 전체를 통틀어 3번 정도 밖에 안 나오지만, 그 3번이 다 인상적이다.

타이틀을 장식한 검은 옷의 여자 유령이 나오는 씬인데. 하얀 얼굴에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 주인공을 바라보거나 괴성을 지르며 다가오기만 해서 변변한 대사 한 마디 없는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상당하다.

주인공의 가위 눌림 비슷한 악몽 씬에서 등장하는 장면과 엔딩 때 호숫가에서 주인공 일가족이 보트 타고 오는데 물 위에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는 장면 등이 호러물의 관점에선 백미라고 할 만하다.

결론은 추천작. 러닝 타임이 길고 스토리 진행 템포가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유령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심령 현상의 비중과 묘사 밀도가 떨어지는 게 좀 아쉽긴 하나, 1920년대 영국의 시대 배경 묘사가 디테일하고, 주인공 배우의 준수한 연기와 불안한 심리 묘사가 극을 이끌어가며, 불온한 분위기를 만드는 배경 음악과 몇 번 등장하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검은 옷의 여자 유령 등등. 고전 호러 영화로서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주인공 아서 키드 배역을 맡은 ‘아드리안 로우린’는 훗날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주인공 해리의 아버지은 ‘제임스 포터’ 배역을 맡은 바 있고. 해리포터 배역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본작의 두 번째 영화에서 주인공 ‘아서 킵스’ 배역을 맡아서 캐스팅 비화가 재미있다. (원작 소설 주인공 이름은 ‘아서 킵스’인데 첫 번째 영화에선 ‘아서 키드’로 성이 바뀌었었다)


덧글

  • rumic71 2021/06/01 15:13 # 답글

    낯익은 이름이네요, 나이젤 닐.
  • 잠뿌리 2021/06/01 17:44 #

    본작에서 각본을 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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