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클라우드 (Shadow in the Cloud.2020) 2021년 개봉 영화




2020년에 미국, 뉴질랜드 합작으로 ‘로젠느 리앙’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21년에 극장 개봉했다.

내용은 1943년에 여성 비행 장교 ‘모드 개릿’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사모아까지 극비 문서를 옮기는 임무를 맡았다고 자처하면서 공군 기지에 도착해 B-17 폭격기에 탑승했다가, 위장한 신분과 숨겨진 비밀에 탄로라면서 체포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일본군 전투기와 환상의 생물 ‘그렘린’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여주인공이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문 ‘여성 비행 장교’라서 여자란 이유 때문에 남자 승무원들에게 비난을 받고, 희롱을 당하지만. 위기의 순간 무능한 남자들을 대신하여 비행 장교로서의 실력을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스텝롤 때 실제 2차 대전 당시 영국과 미국에서 군에 복무한 여군의 아카이브 영상을 보여주면서 여군에 바치는 헌정의 성격도 띄고 있다.

기 센 여자가 다 때려 부수는 걸 크래쉬, 페미니즘 영화로 요약할 수 있고. 작중 여주인공 개릿 배역을 맡은 ‘클레이 모렛츠’는 나름대로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걸 크래쉬류 주인공이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 주인공으로서의 1인분 밥값을 충분히 했다.

줄거리만 보면 액션 비중이 큰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액션 분량이 매우 짧고. 액션 묘사와 연출의 밀도도 다소 떨어진다. 사실 작중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액션이라고 볼만한 건 하이라이트 씬 때 강가에서 나오는 인간 VS 그렘린의 짤막한 이종(?) 격투기밖에 없다.

근데 사실 그게 본작 전체를 통틀어서 그나마 유일하게 볼만한 장면이고. 또 클레이 모렛츠가 분전을 하기 때문에, 클로이 모렛츠라는 배우 자체에 호감을 가진 열성 팬이라면 그 부분만큼은 볼만할 수 있다.

문제는 걸 크래쉬 스타일의 페미니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뜻은 알겠고. 클레이 모렛츠 캐스팅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스토리가 완전 엉망진창이라서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

이게 단순히 ‘완성도는 둘째치고’라는 말로 어영부영 넘어가고, ‘예측불허의 전개’, ‘폭주하는 맛!’이라고 실드칠 수가 없는 수준이다.

여주인공 ‘개릿’은 극비 임무를 맡은 비행 장교로 미국 폭격기에 탑승했는데. 실은 그 신분이 위장된 것이고. 극비 임무는 거짓이며, 함께 군에 입대한 남편한테 학대를 받고 다른 남자 군인과 바람이 나서 아기를 갖게 됐는데. 그 사실을 안 남편이 화가 나서 자신을 죽이려고 하자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아기를 가방에 싣고 극비 임무라 구라를 치고 미군 폭격기에 몸을 실은 것인데.. 갑자기 일본군 전투기가 공격해오고. 뜬금없이 환상 생물 ‘그렘린’이 튀어나와 폭격기가 큰 피해를 입고. 남자 승무원 다수가 사망하자, 개릿이 파일럿 솜씨를 발휘하여 남은 남자들을 진두지휘하여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고. 혼자서 맨손으로 그렘린을 때려죽인 뒤, 우연히 폭격기 안에서 재회한 불륜 상대이자 아기의 친 아버지와 무사히 맺어지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그렘린이 왜 나온 건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근데 그게 그렘린과 대치하면서 하늘 위에서부터 시작해 땅 밑까지 치열한 사투가 이어진 거라면 또 모를까, VS 그렘린이 아니라. 여군 VS 남군으로 시작해 미군 VS 일본군으로 이어지더니, 여주인공 VS 그렘린으로 마무리가 된 것이라서 내용에 몰입이 하나도 안 되고, 정신산만함의 끝을 보여준다.

그렘린과 싸우는 크리쳐물을 하든가, 2차 세계 대전 배경의 전쟁물을 하든가. 뭔가 방향성을 확실히 잡고 밀고 나가야 되는데. 이것도 하고 싶고. 저곳도 하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겠다고 막 나가고 있어서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거다.

걸 크래쉬 스타일의 페미니즘 영화의 관점에서 봐도. 남녀 갈등의 불을 지피지만, 그 갈등이 심화되기도 전의 그 갈등의 대상인 남자 군인들이 일본 전투기의 공습과 그렘린의 공격 따위로 싹 죽어 나가고. 여주인공과 갈등을 빚지 않는 남자들만 남아서 여주인공이 하는 말에 무조건 따르기만 해서. 여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성별을 뛰어넘는 실력으로 극복하는 걸 크래쉬의 카타르시스를 온전히 전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무대가 미군 폭격기인데 폭격기 전체의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고. 폭격기의 극히 일부분만 보여주고 또 그 공간이 매우 비좁은 관계로 박진감이 넘칠래야 넘칠 수가 없기에 왜 굳이 폭격기를 무대로 삼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거 솔직히 열차는 고사하고 버스보다도 좁은 느낌이다)

국내 포스터 보면 ‘신개념 고공 크리쳐 액션, 살고 싶다면 싸워라!’라고 적혀 있는데. 그건 완전 오바고. 실제 작품 내 고공 액션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딱 한 번. 그렘린이 아기 바구니를 들고 튀어서 개릿이 포탑의 해치를 열고 나와서 바구니 찾으러 가는 씬 밖에 없는데. 거기서 일본 전투기, 그렘린의 위협 없이 무사히 바구니 찾고 귀환해서 고공 액션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국내 포스터에 ‘데드풀’, ‘어벤져스’ 제작진이라고 크게 적혀 있지만, 본작의 감독 ‘로잔느 리엥’은 중국계 뉴질랜드 여성 감독으로 ‘테이크 3(2008)’, ‘마이 웨딩 앤 아더 시크릿(2011)’, ‘플랫 3(2012)’ 등등. 멜로,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들던 감독이라서 SF 판타지 액션 영화는 본작이 처음이다.

‘데드풀’ 제작진이 참여했고, ‘킥 애스’의 클로이 모렛츠가 출현한다고 하니 존나 병맛 나는 꿀잼 영화일 거다!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본작은 앞서 말한 듯 스토리가 엉망진창이라고 할 만큼 자기 멋대로 마구잡이로 만든 것 치고는 유머러스함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고 웃어도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황당해서 웃는 것에 가깝다.

결론은 비추천. 2차 대전 배경의 미군 폭격기를 무대로 삼아 그렘린과 조우한다는 설정 자체는 나름 흥미로운 구석이 있고, 걸 크래쉬 스타일의 페미니즘 영화를 만들고자 한 감독의 의도도 알겠는데.. 남녀 갈등은 있는데 심화되지 않고 갈등 대상의 너무나 빠른 리타이어로 인해 걸 크래쉬의 카타르시스가 온전히 전해지지 않고, 화면에 폭격기의 일부분만 배경으로 나오고 고공 액션도 별 게 없어서 폭격기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처음에는 남녀 갈등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일본군 전투기, 그렘린이 튀어 나오고 아기 문제까지 더해져 개연성 없는 전개가 계속 이어져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래 이 작품의 각본을 맡은 건 ‘블루스 브라더스’, ‘환상특급’, 런던의 늑대인간‘, ’대역전‘, ’에디 머피의 구혼 작전‘ 등등 미국 코미디 영화로 유명한 ’존 랜디스‘ 감독의 아들이자, 조시 트랭크 감독의 ‘크로니클(2012)’ 각본가로 잘 알려진 ‘맥스 랜디스’인데 2019년에 성폭행 혐의로 중간에 하차하고, 로젠느 리앙 감독이 각본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덧붙여 본작은 로젠느 감독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1979)’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사실 그보다는 환상특급(Twilight Zone)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메이징 스토리(Amazing Stories)의 영향이 큰 것처럼 보인다.

2차 세계 대전 배경에 B-17 폭격기 안의 포탑(벨리 건)에 갇힌 주인공 설정이 ‘어메이징 스토리(1985)’ 에피소드 5 ‘미션’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어메이징 스토리의 ‘미션’에서는 주인공이 아마추어 아티스트라서 B-17의 랜딩 기어가 파가되어 포탑 안에 홀로 갇힌 채 자신이 구출되는 상황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상상하는 내용인 반면. 본작은 포탑에 갇힌 상태에서 그렘린을 발견하고, 일본 전투기를 격추시켜서 내용 전개의 차이가 크다.

상공에서 비행 도중 그렘린을 발견하여 소동을 빚는 건 환상특급 극장판(Twilight Zone: The Movie.1983)에 수록된 ‘2만 피트 상공의 악몽(Nightmare at 20,000 Feet’ 에피소드에 영향을 받은 느낌이다.

원래 각본을 맡은 맥스 랜디스의 아버지인 존 랜디스가 환상특급 시리즈의 각본, 감독, 제작을 했던 걸 생각해 보면 아버지와 아들, 부자 감독 2대에 걸친 환상특급의 재구성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각본이 바뀌면서 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덧글

  • 시몬벨 2021/06/02 00:38 # 삭제 답글

    예고편만 봤을땐 은근 기대했었는데 알맹이가 저 모양이라니...환상특급 그렘린 에피소드가 몇배는 재밌겠네요
  • 잠뿌리 2021/06/02 14:39 #

    본편 내용은 완전 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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